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7. 8. 10. 선고 2017노75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피고인은 E와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을 체결하였으므로 E에 대한 미지급 수당 등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포괄임금제 약정으로 인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것으로 오인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포괄임금제 약정, 법률의 착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2,000,000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원심은 원심판결문 제3면 제12행부터 제5면 제2항에 이르기까지 그 이유를 설시하여 이를 배척하였다.

2)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기본임금을 미리 산정하지 아니한 채 제 수당을 합한 금액을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으로 정하거나 매월 일정액을 제 수당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포괄임금제에 관한 약정이 성립하였는지는 근로시간, 근로형태와 업무의 성질, 임금 산정의 단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내용, 동종 사업장의 실태 등 여러 사정을 전체적·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이때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서에 포괄임금이라는 취지를 명시하지 않았음에도 묵시적 합의에 의한 포괄임금약정이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근로형태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실제 근로시간을 정확하게 산정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일정한 연장·야간·휴일근로가 예상되는 경우 등 실질적인 필요성이 인정될 뿐 아니라, 근로시간, 정하여진 임금의 형태나 수준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정액의 월급여액이나 일당임금 외에 추가로 어떠한 수당도 지급하지 않기로 하거나 특정한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6. 10. 13. 선고 2016도1060 판결 참조). 살피건대 ① 피고인과 E 사이 연봉근로계약서에는 '포괄임금'이라는 취지가 명시되어 있지 않은 점, ② 피고인은 D에 취업규칙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F을 운영하는 G 사장이 주는 양식을 복사해서 E와의 근로자고용계약서, 취업규칙을 기재한 점(증거기록 제190면), ③ 근로자고용계약서, 연봉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이 기재돼 있지 않아 임금 이외 추가수당의 처리에 관한 묵시적 합의가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증거기록 제17면 내지 제18면), ④ 연봉근로계약서에는 E의 업무내용, 근로시간, 계약기간이 전혀 기재되어 있지 않은 점, ⑤ E의 자동차정비 업무의 성질상 포괄임금제의 필요성은 낮아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과 E 사이에 포괄임금제 약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

형법 제16조는 자기가 행한 행위가 법령에 의하여 죄가 되지 않는 것으로 오인한 행위는 그 오인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한하여 벌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일반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만 자신의 특수한 사정에 비추어 법령에 따라 허용된 행위로서 죄가 되지 않는다고 그릇 인식하고 그러한 인식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는 취지이다. 이때 정당한 이유는 행위자에게 자기 행위의 위법 가능성에 대해 심사숙고하거나 조회할 수 있는 계기가 있어 자신의 지적 능력을 다하여 이를 회피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다하였더라면 스스로의 행위에 대하여 위법성을 인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었는데도 이를 다하지 못한 결과 자기 행위의 위법성을 인식하지 못한 것인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이러한 위법성의 인식에 필요한 노력의 정도는 구체적인 행위정황과 행위자 개인의 인식능력 그리고 행위자가 속한 사회집단에 따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4도12773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① 피고인은 G 사장이 사용하는 양식을 이용해 E와 사이의 연봉근로계약서를 작성·체결하면서도 고용노동부 등에 이 사건 연봉근로계약이 포괄임금제에 해당하는지 질의하여 회신을 받거나 법률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하는 등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 점, ② 피고인은 2007. 10.부터 개인사업체인 D를 운영하였고 G 사장 등 주변 사업주들에게 문의하여 확인하는 등의 절차도 거쳤기 때문에, 근로관계 법령에 대한 이해도가 아주 낮다고 단정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E와의 근로계약을 포괄임금제 약정으로 오인한 행위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법정에서 민사소송 결과에 따라 E에게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겠다고 진술하였고 민사소송에서 E의 승소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자신의 범행을 인정하지 아니한 채 E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고 있는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피고인이 초범인 점, 법률지식 부족 등으로 이 사건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각각 참작하여 위와 같은 형을 선고하였다.

살피건대 원심이 위와 같이 고려한 사정 외에 ㈜D가 2015. 5. 8. 부동산 가압류의 집행취소를 구하면서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채권 원금 상당액을 공탁한 사정은 인정되나, 피고인 측이 이 사건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을 대법원까지 다투어 지연손해금채권이 발생되었고, 가사 공탁금원으로 변제충당되더라도 이를 적시의 자발적인 변제로 보기도 어려운 점,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을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지 않은 점 등을 불리한 정상으로 참작한다. 그 밖에 기록과 변론을 통하여 알 수 있는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건강,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규모,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선고한 형은 적정한 것으로 보이고 나아가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따라서 원심이 선고한 형이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범석(재판장) 조희성 서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