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한 뒤 생산직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원고는 2015. 10. 8. 07:55경 피고의 사업장에 있는 머시닝센터(MCT) 기계의 워밍업 중 기계 내부에 상체를 넣고 에어건으로 위 기계를 청소하다가 드릴에 작업복이 말리면서 왼쪽 귀와 목 뒷부분의 다발성 열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원고는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이 사건 사고로 업무상 재해를 입었다고 인정받아, 휴업급여로 28,588,640원, 요양급여로 6,045,780원, 장해급여로 3,901,440원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3 내지 5(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피고는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산업재해를 예방하고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함으로써 근로자인 원고의 안전과 보건을 유지·증진하기 위하여 충분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할 의무와 원고에 대하여 부담하는 근로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소홀히 하였다. 이러한 피고의 의무위반으로 원고는 다발성 열상 등을 입었을 뿐 아니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까지 입게 되었다(이하 외상과 정신적 상해를 아울러 '이 사건 상해'라 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상해로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인 의무로서 근로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에게 근로자가 입은 신체상의 재해에 대하여 민법 제750조 소정의 불법행위책임을 지우기 위해서는 사용자에게 당해 근로로 인하여 근로자의 신체상의 재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음이 인정되어야 하고, 위와 같은 과실의 존재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근로자 측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0115 판결, 대법원 2000. 5. 16. 선고 99다47129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재해보상은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재해 등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사용자의 고의 또는 과실을 요건으로 하는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책임과는 성격이 전혀 다른 것이어서, 원고가 이 사건 사고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장해급여 등을 수령하였다는 것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의 의무 또는 근로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을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른 사업주의 의무 또는 근로계약상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거나 그와 같은 피고의 의무위반 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상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원고는 주위의 소음으로 기계의 작동 여부를 알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위 기계의 공회전시 62dB의 소음이 발생하므로 원고가 주위 소음 때문에 그 작동 여부를 알지 못하고 기계 내부의 청소를 하였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피고가 원고에게 기계의 워밍업과 동시에 청소를 하지 않으면 맡은 업무를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과중한 업무를 수행하게 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원고는 피고가 기계 조작과 관련하여 충분한 안전교육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작동 중인 기계에 신체를 넣으면 상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누구나 알 수 있고, 이를 막기 위해 특별한 안전교육이 필요하다고도 보이지 않는다.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