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10. 30. 선고 2019가단149068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경북 칠곡군 C에서 노인복지법상 노인요양시설인 D요양원(이하 '이 사건 요양원'이라 한다)을 운영하고 있다. 원고는 2014. 3. 3.부터 2019. 7. 10.까지 이 사건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와 피고는 2014년경 최초로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매년 계약을 갱신하였는데, 2017년 근로계약서에는 "임금은 '153만 원(주휴수당, 야간근로수당 포함)', 근로일은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5일(공휴일 제외)', 근로시간은 주간근무의 경우 08:00부터 20:00까지, 야간근무의 경우 20:00부터 08:00까지 '일일 12시간'으로 하면서, 주간근무 중 09:00~10:00, 12:00~13:00, 15:00~16:00, 18:00~19:00에 해당하는 시간과 야간근무 중 22:00~24:00, 02:00~04:00에 해당하는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운용하기"로 약정하였다. 다만 위 근로계약서상에서 "휴게시간의 경우 업무특성상 변동이 있을 수 있고, 근무시간의 경우 근무스케줄에 따른다"고 명시하였다.

다.

원고와 피고가 매년 체결한 근로계약서는 위 근로계약서에서 매년 약정임금이 상향조정되는 것(2017년의 경우 153만 원, 2018년의 경우 164만 원, 2019년의 경우 180만 원)을 제외하고는 그 내용이 동일하였다.

라.

원고는 퇴직 후 '피고로부터 임금과 수당, 퇴직금 등을 지급받지 못하였다'는 이유로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 피고를 고소하였다. 2020. 3. 17.경 그 조사결과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2019년 연차수당 597,880원, 2019년 임금(최저임금과의 차액) 77,135원, 2016년과 2017년의 근로자의 날 수당 149,946원 등 합계 824,961원을 미지급하였다(그중 2016년 근로자의 날 수당 72,306원은 소멸시효가 도과되어 피고는 752,655원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하였다.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위 체불금액과 이자 등을 합하여 2020. 1. 29. 608,000원을 송금하고, 2020. 2. 10. 197,515원을 송금하는 등 합계 805,515원을 송금하여 모두 변제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이하 가지번호 포함), 을 제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원고는 근로계약서상의 근로일 및 근로시간과는 상관없이, 매달 배정된 근무스케줄에 따라 원고는 '주간, 주간, 휴무, 야간, 야간, 휴무' 혹은 '주간, 주간, 주간, 주간, 휴무, 야간, 야간, 휴무'의 반복적인 근무 형태로 근무하였고, 근로계약상으로는 12시간의 약정된 근로시간마다 4시간의 휴게시간을 부여하기로 되어있어 피고는 원고에게 휴게시간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 사건 요양원의 요양보호사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출근시부터 퇴근시까지 1시간 단위로 수행하여야 할 업무가 정하여져 있어, 원고로서는 근로계약서상 명시된 휴게시간에도 불구하고 원고에게 주어진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다. 그러므로 만약 피고가 원고에게 근로기준법 및 최저임금법이 정한 기준에 따라 산정한 임금 및 법정수당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지급하였다면, 사용자인 피고는 근로자인 원고에게 그 미달되는 임금 및 법정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에 관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에게 지시한 이 사건 요양원의 업무 매뉴얼에 따르면, 출근시부터 퇴근시까지 1시간 단위로 수행하여야 할 업무가 정하여져 있어, 원고로서는 근로계약서상 명시된 휴게시간에도 매뉴얼 상 지정된 업무를 수행하여야 했던 점, 원고와 같은 요양보호사가 근무시간 중에 이 사건 요양원을 이탈할 수 없었음에도 이 사건 요양원이 소속 요양보호사들에게 휴게공간 및 수면실을 제공하지 않았던 점 등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가 근로계약서상 휴게시간으로 정한 시간은 실질적으로 근로시간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휴게시간으로 정한 시간에 대하여도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월평균 근로시간을 근로기준법에 따라 산정하면, 주휴수당(35시간)과 주휴수당을 제외한 월평균 근로시간(324시간)의 합계로서 359 시간이 된다. 그러므로 원고의 임금은 이를 기준으로 하여 산정되이야 하고, 피고가 이미 지급한 급여 중 이에 미달되는 부분은 체불임금에 해당한다.

이를 기초로 원고의 체불임금을 산정하면, 2016년 월 임금은 2,164,770원(=359시간 × 6,030원), 2017년 월 임금은 2,322,730원(=359시간 × 6,470원), 2018년 월 임금은 2,703,270원(=359시간 × 7,530원), 2019년 월 임금은 2,997,650원(=359시간× 8,350원)이 되고, 기지급 급여를 빼면, 피고가 원고에게 미지급한 임금은 대략 31,113,778원에 달한다.

한편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연도인 2019년을 기준으로 매달 2,997,650원의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기준으로 원고가 받을 퇴직금을 계산하면, 원고는 총 15,828,243원을 퇴직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그런데 피고는 원고에게 총 9,400,000 원을 퇴직금 조로 지급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미지급한 퇴직금 6,428,243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결국 원고가 청구하는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원금은 37,542,021원(=퇴직금 6,428,243원+임금 31,113,778원)이고, 이에 대한 2020. 1. 29.까지의 지연이자는 총 10,970,366원이다. 피고가 77,135원을 변제하여 지연이자에 충당되어 지연이자는 10,893,231원이 된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0. 1. 29.자를 기준으로 하여 원금과 지연이자를 합한 48,435,252원 및 그중 원금 37,542,021원에 대하여는 2020. 1. 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이 사건에서 쟁점은, 원고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여부이다.

살피건대, 근로기준법상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 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다41990 판결 등 참조).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위 법리에 따라 이 사건을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 및 갑 제4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과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한다고 볼 수는 없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2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및 원고가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다.

①

이 사건 요양원의 업무 매뉴얼(갑 제4호증)에 따르면, 요양보호사의 휴게시간은 없는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원고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 피고를 고소하여 수사할 당시, 근로감독관은 현장 방문을 통해 원고와 함께 근무한 요양보호사들과 면담하였고, 그 결과 "요양보호사의 업무 특성상 정해진 휴게시간에 맞추어 휴식을 취하지 못하지만, 유동성 있게 계약서상에 있는 휴게시간만큼 휴식을 취하며, 원고와 함께 야간근무를 할 당시 원고와 교대로 시간을 나누어 야간 휴게시간(취침시간)을 가졌고, 원고의 경우 휴게시간에 주로 요양원 소파에서 낮잠을 자고, 휴대폰 게임을 했다는 점, 별도로 지정된 휴게장소는 없었음"을 확인하였다.

②

위 근로감독관의 조사 당시 원고는 "휴게시간으로 점심시간 오전 12시 반부터 오후 1시 반까지, 저녁시간 오후 4시 40분부터 5시 40분까지 총 2시간"이라고 주장하였다가, 고소인 진술 당시에는 "시간을 특정하지 않고, 주간근무시 휴게시간은 1시간반, 야간근무시 휴게시간은 1시간"이라고 하여 휴게시간에 대해 일관성 없이 주장을 하였다.

③

위 근로감독관은 2020. 3. 17. 피고에 대한 근로기준법 위반 등에 관한 수사결과보고서에서 "피고가 원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계약서에 근로시간과 휴게시간을 명확히 구분하여 기재하였고, 원고의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을 입증할 근거는 근로계약서를 포함하여 당사자 및 참고인들의 진술밖에 없으므로, 원고와 피고가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기재한 근로계약서를 바탕으로 근무시간을 확정함이 타당하다. 근로계약서상 근무시간은 주간근무는 08:00부터 20:00까지(휴게시간 : 09:00~10:00, 12:00~13:00, 15:00~16:00, 18:00~19:00, 총 4시간)이고, 야간근무는 20:00부터 08:00까지(휴게시간 : 22:00~24:00, 02:00~04:00, 총 4시간)이므로, 실근무시간은 총 8시간이고, 근무형태는 6일을 기준으로 주간, 주간, 휴무, 야간, 야간, 휴무로 근무하였으므로, 월 통상임금 산정시간 수는 217시간이다. 위에서 산정한 월 통상임금 산정시간 수를 토대로 검토한 결과, 2019년 임금이 최저임금에 미달하여 총 77,135원 차액이 발생하였다."라고 판단하였다.

④

이 사건 요양원에서 요양보호사의 근무스케줄은 요양보호사들과 사회복지사 E이 협의하여 월간 근무스케줄을 작성하는데, 근무스케줄은 요양보호사들이 전월의 공휴일이나 휴일에 근무한 일수 등의 형평성을 고려하고, 장기요양급여 제공기준 및 급여비용 산정방법 등에 대한 지침에 따라 매월 160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작성한다. 만약 요양보호사들이 개인사정 등으로 근무일 조정을 요청하면, 서로 협의하여 수정할 때도 있는 등 요양보호사들의 개인사 등과 위 지침에 맞추어 요양보호사들의 협의하에 작성하고, 피고가 일방적으로 근무스케줄을 작성하는 것은 아니다.

⑤

요양보호사는 업무의 성격상 휴일이나 공휴일에도 근무자가 없으면 안되는 직종인데, 만약 모두가 휴일에 근무하지 않는다면, 피요양자들의 건강과 생명에 치명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요양보호사들이 순환하면서 평일에 쉬고, 휴일이나 공휴일에 근무하고 있다.

⑥

요양보호사의 업무 특성상 모두 일률적으로 휴게시간을 가지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므로, 근로계약서상 총 휴게시간을 4시간(주간근무 : 09:00~10:00, 12:00~13:00, 15:00~16:00, 18:00~19:00, 야간근무 : 22:00~24:00, 02:00~04:00)으로 정해놓고, '업무 특성상 위 휴게시간이 변동될 수 있음'을 명시해두었던 것이며, 실제 근로자들이 위 주간, 야간 각 4시간의 범위에서 휴게시간을 유동적으로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고, 요양보호사들도 서로 협의 하에 교대로 휴게시간을 이용하였다.

⑦

요양보호사들의 업무 매뉴얼은 피고가 작성한 것이 아니고, 2019. 3.경 요양보호사들이 새로운 요양보호사들이 입사하면 업무 내용과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에 대해 개괄적으로 알려주기 위해 작성한 것인데, 요양보호사들은 업무를 수행하면서 위 휴게시간의 범위 내에서 서로 협의하여 휴게시간을 가졌다. 만약 원고의 주장과 같이 위 매뉴얼대로 요양보호사 모두가 일률적으로 식사시간에 식사를 하러 가서 그 시간 동안 요양원에는 아무도 근무하는 사람이 없게 된다면, 이는 위험한 상황이고, 상식적이지도 않다.

⑧

야간근무의 경우 요양보호사들이 2인 1조로 근무하는데, 1인이 휴게시간을 취하고(주로 잠을 잠), 나머지 1인은 대기하면서 기저귀 갈기나 배뇨 이동이 필요하면 이를 해주는 방법으로 교대로 근무하였다.

⑨

만약 요양보호사가 개인적인 볼일이 있는 경우, 팀장에게 보고하고, 휴게시간을 이용하여 요양원을 이탈할 수 있다. 이 사건 요양원에 별도로 지정된 휴게장소는 없었으나, 휴게공간은 사용하지 않는 2층 데스크 뒤의 공간을 주로 이용하여 소파에서 쉬거나 할 수 있다. 휴게시간에는 요양보호사들이 어디에서 휴식을 취하든지 피고가 관여하지 않았고, 근무지 이탈도 막지 않았다.

⑩

요양보호사들이 근무지를 이탈하기 위해 팀장에게 보고한다는 것은, 혹시 개인적인 사정으로 근무지를 이탈하여 요양보호사들이 협의한 휴게시간을 초과하게 될 경우나 뒤에 사용할 휴게시간을 앞당겨 사용하고자 할 경우가 있으면 요양보호사들이 자체적으로 이를 팀장에게 보고한다는 의미이지, 피고에게 보고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휴게시간에 팀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근무지를 이탈한 것에 대해 피고가 제재를 한 적도 없다. 요양보호사들은 휴게시간에 휴식을 취할 장소를 한정해놓은 것이 아니므로, 자유롭게 어디서든 휴식을 취하면 된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각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한다.

판사 허용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