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9. 9. 선고 2019나319608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청구확장으로 인하여 생긴 비용 포함)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2007. 1. 8.부터 2017. 6. 1까지 대구 달서구 C 소재 'D학원'(이하 '이 사건 학원'이라 한다)을 운영하던 자이고, 원고는 2012. 2. 1.부터 2015. 1. 9.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학원에서 영어강사로 근무한 자이다.

나.

피고가 2015. 1. 20. 원고에게 '원고는 2015. 1. 9.까지 이 사건 학원에서 강사로 활동을 하였고, 이 사건 학원에서의 모든 정산관계(급여, 퇴직금 및 기타 모든 정산관계)가 완료되었음을 확인합니다'라는 내용의 정산확인서(이하 '이 사건 정산확인서'라 한다)를 제시하자, 원고는 이 사건 정산확인서에 자필 서명을 하여 피고에게 교부하고, 피고로부터 4,400,000원을 송금받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3,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과 연차수당 및 그 각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평균임금에 관하여, 원고는 150만 원이라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2013. 1.경부터 원고가 주장하는 금액에서 8% 상당을 공제한 금액인 138만 원이라고 다투나,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정산을 완료하였으므로, 구체적 임금액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보지 아니한다).

3.

피고의 항변에 대한 판단

피고는, 원고의 퇴직 이후인 2015. 1. 20. 원고와 퇴직금 정산합의를 하였고, 같은 날 원고에게 440만 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정산이 완료되었다고 항변한다.

살피건대,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 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띤 금원으로서 구체적인 퇴직금 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한다.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그러나 근로자가 퇴직하여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 시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을 나중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되고, 이러한 약정이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8다21821, 25502 판결 등 참조). 한편, 처분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법원은 그 기재 내용을 부인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13. 선고 2004다67264, 6727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퇴직일 이후인 2015. 1. 20. 이 사건 정산확인서에 서명하여 피고에게 교부하였다. 여기에다 갑 제7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수사기기관에서 "퇴사 후 일주일 쯤 지나서 이사장이 학원으로 오라고 하여 이사장실로 가니 무슨 확인서(임금, 퇴직금 정산이 다 끝났다는 내용)에 서명을 하면 돈을 주겠다고 하여 저는 일단 돈을 받기 위해서 서명해 주었습니다. 그러니까 이사장이 '퇴직금이다'라고 하면서 위 440만 원을 입금시켜 주었던 것입니다"라는 내용으로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원고가 피고로부터 4,400,000원을 지급받음으로써 근로관계에서 발생한 모든 금전관계에 대하여 정산을 완료하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미지급 퇴직금이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퇴직금 청구권을 사후에 포기한 것으로 유효하다고 인정된다. 피고의 위 항변은 이유 있다.

4.

원고의 재항변에 대한 판단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정산확인서에 따른 합의는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이고(민법 제107조), 설령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적립금을 지급받기 위해서 이 사건 정산확인서 작성이 필요하다고 기망하여 원고는 피고의 말을 믿고 이 사건 정산확인서를 작성한 것인바, 위 합의는 피고로부터 유발된 동기의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09조) 또는 기망에 의한 의사표시(민법 제110조)이므로 이를 취소한다고 재항변한다.

살피건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정산확인서에 따른 합의에 원고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의사표시의 하자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재항변은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와 이 법원에서 확장한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미복(재판장) 이준규 정인섭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