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피고에 대한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제1심 공동피고 주식회사 C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14,306,430원 및 이에 대하여 2015. 11. 3.부터 2015. 11. 16.까지는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발생한 소송 총비용 중 3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2015. 2. 23.부터 이 사건 회사의 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5. 11. 2. 퇴사하였는데, 임금 합계 14,306,430원을 받지 못하였다.
이 사건 회사는 2015. 1.부터 대구 수성구 E아파트의 조경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하였고, 원고를 그 현장소장으로 파견하였다.
이 사건 회사 및 그 대표이사인 피고는, 원고가 위 현장소장으로서 사기, 업무상횡령 및 업무상배임 등의 범죄를 저질렀다고 여러 차례에 걸쳐 원고를 고소하였는데, 그 내역 및 이에 대한 검사의 처분 결과는 아래 표와 같다.
(생략)
피고는 위 가.항 기재 임금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위반으로 벌금 200만 원의 유죄판결(대구지방법원 2016고정1385)을 받았고, 위 판결은 항소를 거쳐 그대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4, 6~15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및 이에 대한 판단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4,306,43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피고와 이 사건 회사는 원고를 부당하게 고소 및 무고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지는바,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2,0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의 개인기업이나 마찬가지여서, 피고가 이 사건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이므로 그 법인격은 부인되어야 하는바, 피고도 원고에게 위 임금 및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원고는 현장소장으로 현장관리를 전혀 하지 않는 등 근로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고 오히려 횡령 등 불법행위를 하였으므로,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게 임금과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없고, 피고도 이 사건 회사의 대표이사로서 법률행위를 하였을 뿐이므로 피고 개인은 아무런 책임 없으며, 이 사건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하지도 않았다.
판단
불법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청구 부분
고소·고발 등을 함에 있어 피고소인 등에게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과실로 이를 알지 못한 경우 그 고소인 등은 그 고소·고발로 인하여 피고소인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이 때 고소·고발 등에 의하여 기소된 사람에 대하여 무죄의 판결이 확정되었다고 하여 그 무죄라는 형사판결 결과만으로 그 고소인 등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었다고 바로 단정할 수는 없고, 고소인 등의 고의 또는 과실의 유무에 대한 판단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를 표준으로 하여 기록에 나타난 모든 증거와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45897 판결 참조).
위 인정사실에 갑 제7~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① 이 사건 회사 및 피고는 무려 9차례에 걸쳐 원고를 사기, 업무상횡령, 업무상배임, 사문서위조 및 행사죄 등으로 고소한 사실, ② 그 고소 내용을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의 현장소장으로 일하면서 이 사건 회사 몰래 도급인에 대한 자금청구에 관한 문서, 허위의 임금대장 등을 작성하거나 자재비 등을 부풀리는 등의 행위를 하여 이 사건 회사에게 손해를 가하였다는 것인데, 이에 대하여 검사는 모두 혐의 없음 내지 각하 처분을 한 사실, ③ 이 사건 회사 및 피고 스스로 고소를 취하한 것도 4차례에 이르는 사실 등이 인정되고,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위와 같은 범죄혐의가 없음을 알았거나 적어도 과실로 알지 못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와 이 사건 회사의 위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회사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민법 제35조에 따라 법인은 대표자가 그 직무에 관하여 타인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대표자는 이로 인하여 자기의 손해배상책임을 면하지 못한다).
나아가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에다가 이로부터 알 수 있는 다음의 사정, 즉 피고와 이 사건 회사가 저지른 불법행위의 내용 및 횟수,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피해, 그 밖에 이 사건의 경위 등을 종합해 보면, 위자료를 400만 원으로 정함이 타당하다.
임금청구 부분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실질적으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이용되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여기서 회사가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사람의 개인기업에 불과하다고 보려면, 원칙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률행위나 사실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와 배후자 사이에 재산과 업무가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혼용되었는지 여부, 주주총회나 이사회를 개최하지 않는 등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지 않았는지 여부, 회사 자본의 부실 정도, 영업의 규모 및 직원의 수 등에 비추어 볼 때, 회사가 이름뿐이고 실질적으로는 개인 영업에 지나지 않는 상태로 될 정도로 형해화되어야 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인격이 형해화될 정도에 이르지 않더라도 회사의 배후에 있는 자가 회사의 법인격을 남용한 경우,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으나, 이 경우 채무면탈 등의 남용행위를 한 시점을 기준으로 하여, 회사의 배후에 있는 사람이 회사를 자기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지배적 지위에 있고, 그와 같은 지위를 이용하여 법인 제도를 남용하는 행위를 할 것이 요구되며, 위와 같이 배후자가 법인 제도를 남용하였는지 여부는 앞서 본 법인격 형해화의 정도 및 거래상대방의 인식이나 신뢰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개별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다90982 판결 참조).
앞서 본 인정사실 및 증거, 갑 제17~30호증의 각 기재, 서울중앙지방법원 등기국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를 변론 전체의 취지와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 이 사건 회사는 그 실질에 있어서 법인격이 형해화된 피고의 개인회사에 불과하여 그 배후자인 피고에게 임금 지급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회사와 공동하여 임금 14,306,43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가 이 사건 회사에 근로를 제공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회사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14,306,43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피고는 이 사건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계약불이행과 불법행위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손해배상 채권으로 상계를 주장하나, 피고(또는 이 사건 회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회사가 위와 같은 손해배상 채권을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피고는 2011. 1.경부터 현재까지 대표이사로서 이 사건 회사를 경영하고 있고, 2012년경부터 2016년경까지 피고와 피고의 처 F이 이 사건 회사의 주식 전부를 소유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이 사건 회사는 피고의 1인 기업이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이 사건 회사(과거 D 주식회사, G 주식회사라는 상호를 이용한 바 있고, 주식회사 H를 합병하였다)와 피고, 피고의 처 F의 금융계좌내역 등에 따르면, 2008년경부터 2015년경까지 이 사건 회사와 피고, F의 금융계좌 간에 임금이라고는 보기 어려운 큰 액수[2014. 10. 24.경 5억 2천만 원 상당의 돈이 F의 계좌로 이체된 후 이 사건 회사의 계좌로 이체되는 것 등] 또는 소액의 돈들이 매우 자주 오고갔고, 그러한 돈들 중에는 외견상 이 사건 회사가 지급받아야할 공사대금이나 이 사건 회사의 자금으로 보이는 것들이 다수 있다.
이 사건 회사는 정관 변경, 본점변경 등을 위하여 주주총회 등을 한 것처럼 서류를 작성하여 등기소에 제출한 사실은 인정되나, 과반수 주주인 피고만 참여한 주주총회가 이루어지거나, 세무서에 신고된 주주인 피고와 F 외의 다른 주주가 있음을 전제로 한 주주총회가 이루어졌다가 다시 피고와 F만이 주주임을 전제로 한 주주총회가 이루어지기도 하였고, 주주총회 의사록에서는 F이 주주총회에 출석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이에 대한 인증에서는 F은 제외되는 등 하자가 발견되기도 하여 법률이나 정관에 규정된 의사결정절차를 밟았는지 불분명하다.
피고는 제1심 진행 중에 불법 내지 탈법 행위를 위하여 이 사건 회사 법인을 이용하지 않았다는 답변서를 1회 낸 것 외에 달리 법인격 부인과 관련된 위 사실들에 대하여 전혀 답변을 하지 않았다.
소결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회사와 공동하여 원고에게 18,306,430원[= 14,306,430원(미지급 임금) + 4,000,000원(불법행위 손해배상금)] 및 그중 14,306,430원에 대하여는 퇴사 다음날인 2015. 11. 3.부터 2015. 11. 16.까지는 상법에서 정한 연 6%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나머지 4,00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날인 2018. 8. 10.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타당한 제1심 판결 선고일인 2019. 10. 2.까지는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서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일부 취소하고, 이 법원에서 추가로 인정한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정현(재판장) 권형관 권비룡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