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 대하여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것은 사실이나 당시 이를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다. 또한 피해자에게 창업자금을 대출받아 갚겠다고 거짓말하여 돈을 빌린 것도 아니다. 피해자는 피고인의 이모부로서 피고인의 당시 경제적 곤란 상황을 잘 알고 있었고, 피고인이 창업하더라도 당장은 실적이 없어 대출이 안 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린 후 약 1년 동안 이자를 지급하였고, 실제로 차용일 이후 약 10개월이 경과한 시점에 창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한 상담을 하기도 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임금과 퇴직금 합계 122,014,452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에게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유죄를 선고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6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사건 항소이유(사실오인)와 동일한 주장을 하여, 원심은 '증거의 요지'의 말미에서, ① 피해자는 피고인이 창업자금 대출을 통하여 2~3개월 내에 갚아주겠다고 하여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돈을 빌려주었던 점, ② 그럼에도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당시에 창업자금 대출이 가능한지 구체적으로 확인하지 않았고, 결국 창업자금 대출을 받지 못하였던 점, ③ 피고인은 2017. 12.경 임대차계약 해지로 임대인 E단체로부터 임대차보증금 2,500만 원을 반환받았음에도 이를 피해자에게 알리지 않고, 별도 상가에 대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데에 위 보증금을 모두 사용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인정된다고 하여 피고인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 다음의 여러 사실과 정황, 즉 ① 피고인은 이모부인 피해자가 운영하던 웨딩뷔페식당을 인수하여 그곳에서 체육관을 운영하기로 하고, 그에 소요되는 자금이 부족하여 그 보증금과 시설비로 사용하기 위하여 피해자로부터 이 사건 7,100만 원을 차용한 사실, ② 피고인은 그 무렵 위 식당 인수에 따른 권리금 4,100만 원과 위 차용금 7,100만 원 합계 1억 1,200만 원의 현금보관증을 작성하여 피해자에게 교부한 사실, ③ 피고인은 당시 피해자에게 위 차용금에 대하여는 2~3개월 이내에 창업자금 대출을 받아 변제하고, 위 권리금에 대하여는 향후 1~2년 동안 위 체육관을 운영하여 그 수익으로 변제하겠다고 말하였고, 피해자는 피고인의 위와 같은 말을 믿고 피고인에게 위와 같이 돈을 대여한 사실, ④ 피해자는 당시 피고인이 자신으로부터 위 웨딩뷔페식당을 인수하여 체육관을 운영할 정도의 재정적 능력이 충분하지 아니함을 알고 있었다고는 보이나, 피해자가 위와 같이 창업자금 대출 신청을 하더라도 대출을 전혀 받지 못할 것임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⑤ 피고인은 위 차용일 이후 약 10개월이 경과한 시점에서야 비로소 창업자금 대출을 받기 위한 상담을 한 적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점, ⑥ 피고인은 피해자 운영의 위 웨딩뷔페식당에서 실장이란 직책의 총괄책임자로 근무하였으나 피해자로부터 임금과 퇴직금 합계 122,014,452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피해자를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고소하고, 위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도 제기하였으나, 위 민사소송은 전부 패소하였고, 위 고소사건도 검찰에서 혐의없음 처분이 이루어진 점, ⑦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위와 같은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상태에서 피해자로부터 위 웨딩뷔페식당을 인수하면서 피해자에게 권리금과 차용금 합계 1억 1,200만 원을 향후 변제한다는 취지의 현금보관증을 작성, 교부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 후 상당 기간 동안 이자까지 실제로 지급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점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는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상당한 경제적 피해를 입히고도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변제를 하거나 합의 또는 용서를 받지 못하고 있는 점, 오히려 피해자를 상대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으로 형사고소를 하거나 임금 등의 지급을 구하는 민사소송을 제기한 점, 이 사건 범행을 끝까지 부인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엄한 처벌을 받아야 마땅하다.
그런데 피고인의 이 사건 편취 범의는 확정적 고의가 아니라 미필적 고의에 그친 점,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돈은 당초의 용도인 임대차보증금이나 시설비 등에 지출된 점, 피고인이 그 후 체육관을 운영하면서 수익은커녕 손실이 발생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에게 상당 기간 동안 이자조로 일부 변제하기도 한 점, 피고인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한 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이외에는 동종 범죄는 물론이고 다른 범죄로도 처벌받은 전력이 전혀 없는 점, 그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지능과 환경, 건강과 재산 상태, 가족관계와 사회적 유대,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두루 참작하면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 지나치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