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에 따라 공동이용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사업 등을 영위할 목적으로 설립된 조합이다. 피고의 정관 중 이 사건 관련 조항은 다음과 같다.
원고는 2015. 3. 11. 피고의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상무이사로 선출된 후 2015. 12.경 상무이사직을 사임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6. 3. 25. 피고의 이사로 취임한 후 2016. 5. 9. 취임등기가 마쳐졌고, 2020. 5. 16. 이사직을 사임한 후 2020. 6. 23. 사임등기가 마쳐졌다.
한편 원고는 2017. 11.경부터 2019. 11.경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의원에서 주 2회 야간당직업무를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6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의 적법 여부
확인의 소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허용되는 것이고, 과거의 법률관계는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고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법률관계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유효·적절한 수단이라고 인정될 때에 확인의 이익이 있다(대법원 2010. 10. 14. 선고 2010다36407 판결 등 참조). 또한 이행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방법이 아니어서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다6023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면서 그 전제로 2017. 11. 12.부터 2019. 11. 30.경까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는 확인을 구하고 있다(원고는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와 함께 피고와의 계약관계 종료를 전제로 한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는 원고가 현재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2017. 11. 12.부터 2019. 11. 30.경까지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피고와의 계약관계를 종료한 원고가 계약관계 종료 전에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었다는 확인을 구하는 것은 과거의 법률관계 내지 권리관계의 확인을 구하는 것에 불과하여 그에 대한 확인판결을 받는다 하더라도 원고의 현재의 법적 지위나 권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친다고 할 수 없으므로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또한 원고는 이 사건에서 근로자지위확인 청구와 별도로 원고가 과거에 피고의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음을 전제로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고 있어 이러한 이행청구로써 위 확인청구의 목적을 직접 달성할 수 있으므로 이 점에서도 확인의 이익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퇴직금 등 금원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7. 11. 12.부터 2019. 11. 30.경까지 약 2년 동안 피고 이사장인 D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하에 피고가 운영하는 C의원에서 주 2회 야간당직 업무를 담당하고 일정한 급여를 지급받았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9. 11. 30.경 원고를 해고하면서 퇴직금, 해고예고수당, 연차휴가미사용수당을 지급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에게 그 미지급액 4,19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갖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법인의 이사 등 임원의 경우에도 그 형식만을 따질 것이 아니라 위 기준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5. 27. 선고 2005두524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원칙적으로 법인의 이사, 감사 등 임원은 법인으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일정한 보수를 받는 경우에도 이를 근로기준법 소정의 임금이라 할 수 없고, 여기에서 말하는 이사의 보수에는 월급·상여금 등 명칭을 불문하고 이사의 직무수행에 대한 보상으로 지급되는 대가가 모두 포함된다(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6131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갑 제1,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가 2017. 11.경부터 2019. 11.경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의원에서 주 2회 야간당직업무를 하였고 위 기간 동안 피고로부터 일정한 금액을 지급받은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 갑 제7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 제출 증거만으로 원고가 피고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는 등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서있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는 2016. 3.경부터 2020. 5.경까지 피고의 등기이사였고, 피고의 이사회, 대의원총회에 참석하여 그 의사결정에 참여하는 등 이사로서의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았고, 원고가 피고 이사장에게 자신이 담당한 업무에 관하여 주기적으로 보고를 하였다거나 그로부터 구체적인 업무 지시·감독을 받았다는 사정을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가 다른 직원들과 동일하게 보수규정 내지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았다거나 고용보험법상의 피보험자 자격을 취득하였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원고가 2018. 4.경부터 2019. 1.경까지 피고로부터 매월 돈을 지급받은 것은 사실이나 그 지급 시기나 금액이 일정하지 않다. 여기에 피고 정관 제51조에서 임원에 대하여 조합업무와 관련된 비용을 지급할 수 있고 상임임원에 대하여는 보수를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 원고는 2015. 7.경부터 2015. 10.경에도 상무이사로서 보수를 지급받은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가 지급받은 위 돈이 임원에 대한 보수가 아닌 근로에 대한 대가라고 보기 어렵다.
소비자생활협동조합법은 조합의 임원은 해당 조합의 직원을 겸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제43조 제3항), 피고의 정관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규정하여(제46조 제3항), 원고와 같은 이사와 조합 사이의 고용관계를 금지하고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소 중 근로자지위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훈(재판장) 황윤철 남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