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2000. 3. 1. 강원도교육청 B학교 특수교사로 임용되었고, 2008. 3. 1. 경상북도교육청으로 전출하였으며, 2019. 3. 1.부터 경상북도교육청 산하 C고등학교에서 특수교사로 근무하였다.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은 2019. 9. 16. 원고에게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로 벌금 2,000,000원의 약식명령을 하였다.
피고는 2019. 11. 12. 아래와 같은 징계사유(이하 ‘이 사건 징계사유’라 한다)로 원고를 해임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2019. 11. 21.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이 사건 처분의 취소 또는 감경을 구하는 소청을 제기하였으나,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20. 2. 6.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위 나.항 기재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으나,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은 2020. 5. 12. 원고의 행위가 장애인인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주는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아 원고를 벌금 2,000,000원에 처하는 유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9. 11. 12. 원고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피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전제에서「교육공무원 징계양정 등에 관한 규칙」(이하 ‘징계규칙’이라 한다)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 중 7. 나.항의 ‘미성년자 또는 장애인에 대한 성희롱’ 또는 7. 파.항의 ‘학생에 대한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 행위’를 적용하여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그러나 ① 피해자는 고등학교 3학년의 남학생으로 성적자기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 가치관과 판단능력을 갖추고 있었던 점, ② 원고는 피해자 외의 다른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서 피해자의 선제적인 폭언에 대응하여 우발적, 일회적으로 이 사건 징계사유에 해당하는 행위에 이르게 된 점, ③ 원고에게는 피해자에게 성적 수치심을 줄 의도가 없었던 점, ④ 피해자의 원고에 대한 욕설과 공격적인 태도 등에 비추어 피해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꼈다고 볼 수 없는 점, ⑤ 고등학교 남학생들은 친밀감을 표현하는 방법으로 여성·남성의 성기를 지칭하는 비속어를 흔히 사용하는 것이 현실인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는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고에 대하여 해임보다 경한 징계처분을 통하여서도 징계를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점, 이 사건 징계사유가 원고를 교직에서 배제하는 것이 불가피할 정도로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발생한 당시 무고 사건의 피해자로서 정신과 치료를 받는 등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던 상태였던 점, 원고는 지난 20년간 어떠한 징계도 받은 적 없이 모범적인 교직생활을 이어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처분은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이 사건 징계사유가 징계기준의 비위 유형 중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여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과 을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가해자인 원고는 교사이고 피해자는 원고의 지도를 받는 학생인 점, ② 원고가 피해자에게 이 사건 징계사유에 포함된 언동을 한 것은 피해자를 교육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피해자와 대치하는 상황에서 피해자의 기세를 제압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인 점, ③ 원고의 언동은 피해자의 성기를 지칭하며 남성과 여성의 성기를 저속하고 적나라하게 표현한 것이고, 피해자 부모의 성기에 관한 언급도 포함되어 있는 점, ④ 원고의 언동이 우발적, 일회적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피해자와 대치하는 시간 동안 반복적으로 이루어진 점, ⑤ 피해자는 성적 정체성이 형성되는 과정에 있고 성적 감수성이 예민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징계사유에 포함된 원고의 언동은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언어적 행위로서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하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다고 인정되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에 포함된 원고의 언동은 성희롱에 해당한다.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관련 법리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에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한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두10895 판결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을 경우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당해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두13767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들, 갑 제9, 10, 11호증, 을 제2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정을 알 수 있다.
원고의 성적 언동은 피해자와 비교적 장시간 대치하는 과정에서 피해자의 기세를 제압할 의도로 행하여진 것으로, 원고는 피해자에게 반복적으로 성희롱에 해당하는 언동을 하였고, 그 과정에서 의자를 머리 위로 들어 피해자를 내려칠 듯 위협하기도 하였으며, 이로 인한 피해자의 정신적·정서적 충격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는 비위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이 사건 징계사유는 ‘미성년자 또는 장애인에 대한 성희롱’으로서 징계규칙 제2조 제1항 [별표] 징계기준 7. 나.항에 따라 징계양정은 ‘파면’에 해당한다. 설령 이 사건 징계사유가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도 적어도 위 징계기준 7. 파.항의 ‘학생에 대한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 행위’에 해당함에는 의문이 없다고 할 것인데, 이에 의하더라도 징계양정은 ‘파면-해임’에 해당한다. 또한 징계규칙 제4조 제2항 제5호에 의하면, 원고는 학생에게 신체적·정신적·정서적 폭력 행위를 하여 징계의 대상이 된 경우이므로, 원고에 대한 징계를 감경할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징계규칙이 정한 징계양정의 범위 내에 있다.
지적장애가 있는 피해자는 이 사건 징계사유가 발생한 이후 원고에 대한 두려움 등 정서불안을 호소하여 2019. 4. 29.부터 2019. 7. 18.까지 2019학년도 1학기의 교육을, 2019. 8. 12.부터 2019. 12. 27.까지 2019학년도 2학기의 교육을 담당교사인 F가 매주 1회 피해자의 집을 방문하는 재택교육의 방법으로 이수하였고, 이후 다시 등교하지 못한 채 C고등학교를 졸업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목격자로서 진술한 동료 교사를 무고죄로 고소하기도 하였는데, 위 고소사건은 2019. 5. 22. 각하로 종결되었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사유를 범죄사실로 한 형사절차에서 원고의 범죄사실이 성희롱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취지로 다투었을 뿐 공소장 기재와 같은 사실이 있다는 점에 대하여는 인정하였다. 원고는 비위행위를 저지른 후 이를 반성하기보다는 본인에 대한 불이익한 처분을 면해 보려는 동기로 동료 교사에게 새로운 고통을 가하였는데, 이는 원고에 대한 징계양정을 함에 있어 불리하게 참작할 요소이다.
원고는 피고가 우울병 등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원고에 대하여 질환교원으로서 휴직을 명하였어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원고는 2019. 2. 27.경 피고에게 우울병 등 정신적인 고통을 원인으로 다른 지역으로의 전출을 요구하였을 뿐 스스로 질병 휴직 등을 하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정신질환이 교원으로서의 직무를 정상적으로 수행하기에 어려운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도 어려우므로, 이 사건 징계사유의 발생 경위에 관하여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직권으로 휴직을 명하지 아니한 점을 탓할 수는 없다.
교원에게는 일반 직업인보다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고 교원의 비위행위는 본인은 물론 교원사회 전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행위의 부정적인 영향력이나 파급력이 지도 하에 있는 학생들에게 미칠 우려가 크므로, 교원의 비위행위에 대한 징계양정에서는 이러한 특수성을 엄중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원고는 장애가 있는 학생을 지도하는 특수교사로서 장애의 특성을 이해하고 장애아동에 대하여 더욱 특별하고 세심한 배려를 기울여야 할 지위에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이 사건 징계사유는 장애학생을 지도하는 교원으로서의 품위를 중대하게 손상시킨 것이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교원 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 확보 등의 공익이 그로 인해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에 비하여 작다고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을 참작하여 보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을 정도로 지나치게 가혹하여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장래아(재판장) 김남균 김나연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0구합22628
판결선고
2021. 1. 14.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