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1. 7. 16. 선고 2020노134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을 파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자돈 매매대금 3억 3,000만 원에 관한 사기의 점은 무죄.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은 배상신청을 각하하였는데, 배상신청인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32조 제4항에 따라 배상신청을 각하한 재판에 대하여 불복을 신청할 수 없으므로, 위 배상신청 사건은 그 즉시 확정되었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배상신청을 각하한 부분은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2.

원심판결의 요지

가.

유죄 부분

1)

범죄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2013. 12. 19.경 대구 달성군 F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에서 피해자 B(이하 ’피해자‘라 한다)에게 전화를 걸어 “아들 G가 기소중지자로 대구달성경찰서에 검거되었다. 급하게 5천만 원을 빌려주면 며칠 내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당시 운영하던 H(이하 ’영농법인‘이라 한다)이 사실상 폐업상태였고, 금융권 채무가 6억 원, 거래처에 대한 물품대금채무가 약 9억 원, 총 15억 원가량의 채무가 있는 등으로 피해자로부터 금원을 차용하더라도 며칠 내로 이를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13. 12. 19.경 2,000만 원, 2013. 12. 20.경 3,000만 원 합계 5,000만 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판단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나.

무죄 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양돈업 등을 목적사업으로 하는 전남 무안군 I에 위치한 영농법인의 실경영주로서 1996년경 한우 사육업을 하던 피해자와 그의 부친을 알게 되어 한우 사육에 관한 조언을 하는 등으로 피해자 및 피해자의 부친과 친분을 유지하여오던 중 그때부터 1999년경까지 고소인의 부친으로부터 사업자금을 차용하여 변제하는 등으로 자금거래를 하여왔고, 이후 2000년경부터 2005년경까지는 피해자로부터 자금을 차용하여 변제하는 등으로 피해자와 자금거래를 지속하여왔다.

피고인은 2011. 11.경 영농법인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내가 운영하고 있는 영농법인에서 자돈 7,000두, 종돈 1,200두, 성돈 21,800두를 키우고 있는데, 30㎏ 자돈 기준으로 1,692두를 3억 3,000만 원에 구매하면 내가 키워서 성돈으로 팔아 자돈의 구매대금 3억 3,000만 원에 자돈을 키워서 성돈으로 판매한 대금 중 자돈 구매비, 사료비, 약품비를 제외한 판매 수익금의 반을 나누어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은 영농법인에 30㎏ 이상이 되는 자돈을 총 1,282두밖에 소유하고 있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자돈을 매도하여 위탁 사육한 후 이를 매도하더라도 자돈의 매매대금 및 성돈 판매 수익금의 반을 피해자에게 지급할 의사가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자돈 총 1,692두의 매도대금 명목으로 2011. 11. 11.경 2억 5,000만 원, 2011. 11. 15.경 3,000만 원, 2011. 11. 21.경 5,000만 원 합계 3억 3,000만 원을 영농법인 명의 계좌로 이체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2)

판단

원심은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였다거나 피고인에게 편취의 범의가 있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하였다.

3.

항소이유의 요지

가.

검사

1)

무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이 사건 계약의 경과를 보면 피고인은 매매대금 상당인 3억 3,000만 원 상당의 자돈 1,282두도 소유하고 있지 않았고, 피해자에게 기존 채무변제를 하여줄 것처럼 하여 계약의 구체적 내용도 정하지 않고 편취금을 받았으며, 실제로 수익이 발생하였음에도 정산을 해주지도 않았던바, 돼지판매에 대한 수익금을 지급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해자를 속여 3억 3,000만 원을 송금받아 이를 편취한 것으로 인정되어야 하는데, 원심판결은 이와 달리 판단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1)

유죄 부분에 대한 사실오인

원심이 유죄를 선고한 부분에 관하여, 위 5,000만 원을 받을 당시 피해자는 G가 동업관계에서 발생한 임금채무를 해결하지 못하여 검거된 점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G의 구속을 피하기 위해 위 5,000만 원을 준 것이고, 피해자도 피고인의 자력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편취의 고의가 없었다.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의 위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4.

직권판단

가.

무죄 부분에 대한 공소장변경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에 앞서 직권으로 본다. 검사는 당심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원심 무죄판결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자돈 두수를 특정하여 매매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아래와 같이 변경허가신청을 하였고, 이 법원이 이를 허가하였다.

아래

이로써 심판대상이 변경되었으므로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다만 이러한 직권파기 사유에도 불구하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 및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심판대상이 되므로,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후 아래 제5항에서 이에 관하여 살핀다.

나.

변경된 공소사실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기록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계약 당시 영농법인에 3억 3,000만 원 상당의 자돈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거나, 피고인과 피해자 사이에 영농법인이 보유한 자돈 중 3억 3,000만 원 상당의 자돈을 매매하고 위탁사육하여 그 자돈이 성돈이 되면 판매하여 수익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약정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당시부터 2013. 9.경 영농법인의 부도 무렵까지 돼지사육을 지속하였고 영농법인의 부도는 화재, 태풍, 돼지가격의 폭락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므로, 이 사건 계약 당시 피고인에게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으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피해자는 1996년 피해자의 아버지이자 V의 조합원 겸 대의원이었던 R이 경영하던 한우 농장을 물려받게 되면서, 당시 양돈업을 대규모로 하며 V의 이사로 활동하던 피고인과 서로 알고 지내게 되었다. 피고인은 그 무렵 피해자 또는 R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하는 등 거래관계가 있었고, 2004년경 본인이 운영하던 W의 부도로 피해자에게 갚지 못한 돈이 있었으며,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하여 14억 4,700만 원의 지급명령을 받아 둔 상태였다.

2)

피해자는 2011. 11.경 피고인과 연락을 주고받던 중, 피고인이 전남 무안군에서 돼지 농장(영농법인)을 크게 한다는 말을 듣고, 영농법인에 방문하게 되었다. 피고인은 당시 위 영농법인을 아들 G를 대표로 하여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경영하고 있었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1. 11. 21. ’영농법인에 있는 자돈 총금액 이억오천만 원, 총 두수 1,282두부터 체중별 정산, 자돈가격 30kg 기준 1두당 195,000원‘으로 하여 자돈매매계약서를 작성하여 상호 참석하에 날인하였다(증거기록 56쪽 참조).

위 자돈매매계약서에는 “매수인은 돼지를 판매 정산하여 자돈구입비, 사료비, 약품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1/2씩 수익금을 배당 정산한다”는 문구는 있으나, 정산 무렵 예상되는 수익이나 정산의 시기에 관하여는 언급이 없다. 피해자는 영농법인에서 키우던 돼지의 수를 직접 세어 보거나, 피고인으로부터 돼지의 수량에 대한 자료를 제출받아 확인하지는 않았으나, 영농법인 견학을 통해 돼지사육의 규모를 확인하였다. 피고인과 피해자는 위 자돈매매계약서 작성 전후로 영농법인이 보유한 자돈 중 위 계약대상 자돈이 무엇인지 특정한 적이 없다.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2011. 11. 11.경 위 계약서 기재 금액에 해당하는 2억 5,000만 원을, 그 외에 2011. 11. 15.경 3,000만 원, 2011. 11. 21.경 5,000만 원 씩 합계 3억 3,000만 원을 영농법인 명의 계좌로 이체받았다.

3)

자돈이 농장에서 사육되어 출하되기까지는 3개월 내지 4개월이 소요된다. 위 계약으로부터 약 3개월이 지날 무렵인 2012. 2. 15.경부터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영농법인 계좌로 돈을 입금받기 시작하였고, 2012. 3. 16.까지 그 금액은 7억 6,000만 원에 이르며, 2012. 10. 2.경부터 다시 돈을 입금받아 2013. 12. 20.경까지 그 차용금 총액이 24억 원가량에 이르렀다(증거기록 847쪽 참조). 피해자가 영농법인 계좌로 입금한 돈은, 사료 및 약품 비용, 영농법인 운영 관련 채권자인 M의 처 X 또는 L의 처 Y, 영농법인 Z 주인 AA 등에게 입금되는 방식으로 소비되었다.

4)

피고인은 2012. 3. 13. 피해자로부터 차용한 금원에 대한 담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의 공정증서를 작성하여 주었는데(소송기록 222쪽 이하 참조), 그 내용은 ’양도담보 부채무변제계약공정증서, 채권자 피해자, 채무자 영농법인, 연대보증인 피고인, 2012. 2. 20. 부담한 차용금 40억 원, 변제기는 2015. 2. 19.까지, 영농법인의 모돈 1,870두, 자·육돈 18,000두를 담보‘로 하는 것이었다.

위 공정증서에 기재된 40억 원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기존 채권으로 지급명령을 받았던 위 가)항 기재의 돈, 피해자가 지급한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대금 및 위 공정증서 작성일 무렵까지 피해자가 피고인에게 지급한 대여금의 합계를 훨씬 상회하는 금액이다. 피고인과 피해자의 위와 같은 금전거래 이외에 피해자가 그 무렵 피고인에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돼지판매 수익금을 따로 요구한 기록은 없다.

5)

영농법인은 피해자에게 2011. 12. 28. 1,000만 원을 시작으로 2013. 7. 5.까지 합계 1억 9,000만 원가량을 지급하였고, 2012. 6.경부터 피해자가 사용하는 승용차를 법인 명의로 리스하여 그 비용 약 7,000만 원가량을 부담하였다. 피해자는 2012. 11. 6. 영농법인의 이사로 등재되었다(증거기록 44쪽 참조).

6)

영농법인은 2012. 2. 29. 축사화재로 인하여 보험금 1억 626만 원가량을 수령하였고, 2012. 8. 28. 태풍 피해로 총 3억 2,466만 원가량의 보험금을 수령하였다(증거기록 885쪽 참조). 돼짓값은 2011. 11.경 상승이 예상되었으나, 2012년에서 2013년경 돼 지고기 수입이 늘어나는 등의 영향으로 대폭 하락하였다.

7)

2013. 9.경 영농법인은 도산하였고, 채권자 AB의 신청으로 개시된 영농법인이 보유한 돼지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2013. 10. 8. AC이 이를 낙찰받았다. 2013. 10. 8. 당시 영농법인에서 사육되던 돼지는 포유자돈 2,292두, 자돈 4,038두를 포함하여 총 12,911두였고, 감정가는 13억 9,800만 원, 매각대금은 7억 8,400만 원이었다.

8)

피고인은 위 영농법인 도산 이후인 2013. 9.경 사료 회사인 주식회사 K를 설립하였고, 피해자가 주식회사 K의 감사로 취임하여 사료공장 인수자금 대여금으로 2013. 12. 27. 3억 원, 2014. 1. 10. 8,000만 원 총 3억 8,000만 원을 지급하고, 2014. 1. 17. 전액을 돌려받았다.

5.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수령할 당시 “며칠만 주면 최우선으로 변제하겠다.”라는 취지로 말한 사실, 피고인이 그 무렵 실질적으로 운영하던 영농법인의 부도로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았고, 이로 인해 아들 G가 근로기준법위반 사건으로 검거된 사실, 피고인은 그 무렵 신용불량자였던 사실, G가 영농법인의 명의상 대표이기는 하였으나 1987년생으로 당시 이십 대 중반에 불과하여 피고인을 돕는 지위에 있었을 뿐 실질적으로 경영을 주도하는 사람은 아니었던 사실,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 이미 영농법인에 대여한 돈을 받기 어려웠던 상황으로 다른 사업을 준비중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이와 같다면,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해자가 G에 대해 동업자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사업지속을 위하여 G의 구속을 막기 위하여 제대로 변제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 피고인에게 5,000만 원을 주었다고 보기는 어렵고, 피고인이 편취의 고의를 가지고 피해자로부터 5,000만 원을 차용한 것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결에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나.

쌍방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제1심과 비교하여 양형의 조건에 변화가 없고, 제1심의 양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이를 존중함이 타당하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도326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피고인의 편취액수가 적지 않은 점을 불리한 정상으로, 다만 피고인이 동종범죄로 처벌받은 적이 없고, 이 사건 공소제기 후 피고인에게 2억 5천만 원을 지급한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보아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였다.

원심이 든 사정 이외에 당심에서 달리 평가할 만한 사정변경이 없으며,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이 되는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날 정도로 너무 가볍다거나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

6.

결론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하여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에 관한 피고인 및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다시 쓰는 판결(무죄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4. 가.항 기재와 같은바, 위 제4. 나.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 부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이영화(재판장) 주우현 노형미

각주1) 원심판결 기재 각주: 피해자는 2000년경부터 2005년경까지의 미변제금 1,447,300,000원에 대하여 채무자를 피고인으로 하여 이를 지급하라는 취지의 지급명령신청을 하여 2005. 2. 16. 대구지방법원(2005차3328)으로부터 위 금원을 지급하라는 취지의 지급명령을 수령함

각주2) 원심판결 기재 각주: 피해자는 피해금을 모두 송금한 후에 영농조합법인에 있는 자돈의 수를 확인해보니 매매기준이 되는 30㎏ 이상의 자돈은 1,282두밖에 되지 않아서 매매대금을 총 2억 5,000만 원, 매매대상이 되는 자돈의 수를 1,282두로 수정하는 매매계약서를 작성하였고, 과송금한 8,000만 원(3억 3,000만 원-2억 5,000만 원) 중 약 3,500만 원가량만 돌려받았음

각주3) 피고인을 지칭하는 것으로 ‘매도인’의 오기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