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북 칠곡군 B에서 주방기구제조업체인 'C'을 운영하던 사람이다.
사기
피고인은 2015. 8. 10.경 대구 북구 D 내에 있는 E 사무실에서 피해자 F(이하 '피해자'라고 한다)에게 '결제할 곳이 있으니 돈을 빌려주면 곧 갚겠다'라고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그 무렵 약 1억 원 이상의 채무가 있었고 피고인의 재산이나 수입으로는 피해자로부터 빌린 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피고인의 G조합 계좌로 2015. 8. 10. 800만 원을, 2015. 9. 21. 150만 원을, 2015. 10. 28. 100만 원을 각 송금받았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합계 1,050만 원을 교부받아 편취하였다.
피고인은 2015. 10.경 위 E 사무실에서 피해자에게 'C이라는 상호로 주방기구 제조 공장을 함께 운영해 보자. 피해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고 기술보증기금 대출을 받으면 체납세금을 납부하여 내 신용을 회복하고 나머지는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후 2016. 7.~8.경 대출금을 갚아 주겠다.'라는 취지로 말하였다.
그러나 사실 피고인은 그 무렵 약 1억 원 이상의 채무가 있어서 피고인의 수입으로는 위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 대출금으로 기존의 외상대금을 갚거나 생활비 등으로 사용할 생각이었고 체납세금을 납부할 의사가 없었다.
피고인은 이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016. 2. 5. H은행 칠곡지점에서 1억 3천만 원을 대출받도록 한 다음 2016. 2. 6. I의 계좌로 45만 원을 송금하게 하는 등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1 기재와 같이 그 무렵부터 2016. 3. 15.까지 피해자로 하여금 총 29회에 걸쳐 피고인이 지정한 계좌로 합계 102,277,739원을 송금하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를 기망하여 102,277,739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
업무상횡령
피고인은 'C'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임금을 지급하고 건강보험료 등을 납부하는 업무에 종사하던 사람이다.
피고인은 2016. 1.경 위 C 사무실에서 직원인 피해자 J과 피해자 K의 임금에서 근로자가 부담하는 고용보험료 각 8,800원씩을 원천징수하여 업무상 보관하던 중 그 무렵 임의로 위 돈을 소비한 것을 비롯하여 원심 판시 별지 범죄일람표 2 기재와 같이 그 무렵부터 2016. 12.경까지 12회에 걸쳐 위 피해자들의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고용보험료 합계 1,712,900원을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법정에서 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고, 원심은 그 판시 증거를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 전부를 유죄로 인정하였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위 공소사실 가. 1)항 사기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피해자에게 2015. 10. 23.에 200만 원을, 2015. 11. 4.에 100만 원을 각 송금하여 차용금 중 일부를 변제하였던 점, 피고인이 피해자의 통신요금과 피해자가 운영하던 E의 국세를 대신 납부해 주기도 하였던 점, 피해자는 2019. 초경에야 이 부분 대여금을 문제 삼기 시작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위 금액을 편취하였다고 할 수 없고, 이 부분 돈을 차용할 당시에 변제할 의사나 능력도 있었다.
위 공소사실 가. 2)항 사기의 점에 관하여, 이 부분 대출을 받을 당시 피고인은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에게 거짓말을 한 사실이 없고, 이 부분 대출은 피고인이 피해자와 함께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준비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 진 것으로서, 대출 당시 피해자는 피고인의 경제적 상황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인으로부터 기망당하였다고 할 수 없으며, 피고인에게 대출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도 있었다.
위 공소사실 나항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피고인은 C 직원들에게 일정 금액을 급여로 지급하고 이 금액에 대하여 건강보험료 등이 부과되면 이를 납부해왔는데, 이는 피고인이 급여에 대한 건강보험료 등의 근로자 부담분을 별도로 원천징수하여 납부한 것이 아니라 근로자 부담분까지 피고인이 부담하기로 한 묵시적 약정에 따라 납부해 온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임금 중에서 근로자 부담분의 고용보험료 등을 공제하여 이를 보관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부분 건강보험료 등을 피고인이 납부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상 횡령죄가 성립된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위 공소사실
1)항 부분(사기의 점)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도 피해자를 기망하여 1,050만 원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은 2002. 5. 경 주방용품 제조업체인 'AL'을 운영하던 중 납품대금으로 교부받은 어음 8억 8,000만 원 상당이 부도처리 되면서 신용불량자가 되었고, 이 사건 당시에도 신용불량자였던 사실, 피고인이 피해자 명의로 'C'의 사업자등록을 마친 2015. 12.경에는 은행 대출을 받을 수 없는 상태였고(신용등급 7등급), AL 운영 당시의 채무 중 약 1억 원이 남아있었고, 기존 거래처에 대한 채무도 약 1억 원이 있었던 사실, 피고인은 현재까지도 신용불량 상태이며 2019. 2.경을 기준으로 약 1억 7,000만 원 상당의 채무금이 남아 있었던 사실(증거기록 79, 80, 90면)이 인정된다.
또한 피고인은 검찰에서, '공장을 운영해서 수익이 나오면 이 부분 차용금을 변제하려고 하였으나 공장운영이 계속 어려워서 변제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피해자로부터 돈을 빌릴 때 피해자도 피고인의 공장 운영이 어렵고 국세 등 채무가 많아서 변제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는가'라는 검사의 물음에 '그런 것은 몰랐다'라고 진술하기도 하였다(증거기록 221면).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이 부분 돈을 차용할 당시 이를 변제할 능력이 없었음에도 있는 것처럼 피해자를 기망하였던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고인이 피해자에게 이 부분 차용금 중 합계 300만 원을 변제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에게 차용금을 변제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는 피고인의 주장에 대하여 보건대, ① 피해자는 일관되게 이 부분 대여금 10,500,000원 전부를 반환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해 온 점(증거기록 18, 59~60면), ② 피고인도 수사관에서, 이 부분 차용금 1,050만 원을 변제하지 못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 점(증거기록 110, 221면), ③ 피해자가 2015. 8. 10. 피고인에게 800만 원을 대여한 이후인 같은 해 9. 3. 피고인에게 1,600만 원을 송금해 준 사실이 있는 것에 비추어, 피고인과 피해자는 2015. 8.경부터 사업과 관련하여 수차례 금전거래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송금한 위 300만 원이 이 부분 대여금에 대한 변제조로 송금된 것이라고 단정하기도 어려운 점, ④ 설령 이를 이 부분 대여금에 대한 변제를 위해 송금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대여금 1,050만 원의 30% 정도에 불과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300만 원을 피해자에게 송금해 주었다는 등의 사정만으로 피고인에게 변제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
위 공소사실
2)항 부분(사기의 점) 주장에 대한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이 이 부분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102,277,739원 상당을 편취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H은행으로부터 1억 3천만 원을 대출받을 당시인 2016. 2.경 피해자에게, '피해자 명의로 1억 3천만 원을 대출받아서 회사 운영자금 등으로 사용하고, 같은 해 7월~8월경 피고인의 신용불량 상태가 풀릴 예정이므로 C의 사업자등록을 피고인 명의로 변경한 다음 피고인 명의로 기술보증기금 대출을 받아 위 1억 3천만 원의 대출금을 변제하겠다'라고 말한 사실이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증거기록 84, 88면, 217, 218면).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당시 거래처로부터 물건 주문이 많이 들어올 것으로 예상하였고, AM 영업사원도 피고인에게 '피고인의 신용이 거의 회복되어서 할부로 차량 구입이 가능하다'고 하므로, 피고인으로서는 곧 신용회복이 되어 피고인 명의로 대출받아 피해자 명의의 위 1억 3천만 원의 대출금(이하 '이 사건 대출금'이라 한다)을 변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였다(증거기록 91, 218면). 그러나 위 가.항에서 본 것과 같이 당시 피고인의 재정상태가 상당히 좋지 않았고 우리나라 전체의 경제상황도 좋지 않았으므로(증거기록 90, 91면), 이 사건 대출금을 대출받은 때로부터 불과 몇 개월 후인 2016. 7.~8.경 피고인이 신용을 회복할 가능성이 높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이고, 설령 신용회복을 한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부도전력 등으로 인해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서 피고인 명의로 대출을 받아 이 사건 대출금을 변제할 수 있을지 여부도 극히 불투명한 상황이었다(증거기록 220면 등).
나아가 피고인이 이전에 사업을 하면서 세금 4,500만 원 상당을 체납한 상태였고, 그 체납세금을 납부하여야 신용회복이 되어 재활자금대출 등을 신청할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금 중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102,277,739원을 모두 공장 설비대금 등 기존채무 변제에만 사용하였고(증거기록 218, 219면), 체납세금 납부에는 사용하지 아니하였다(이후 피고인의 채권자 M이 공증인가 법무법인 AN2015년 증서712호 양도담보부 채무변제계약 공정증서를 집행권원으로 하여 2017. 7. 20. C 공장 내에 있는 피고인 소유의 기계에 관하여 대구지방법원 AO로 유체동산압류집행을 하기도 한 점<1> 등에 비추어, 위 돈으로는 기존채무를 변제하기에도 부족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검찰에서, '이 사건 대출금으로 일단 공장 설비대금 등 기존채무부터 변제하고 공장을 운영해서 수익이 나면 체납세금을 납부할 생각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19면). 그러나 이 사건 대출금으로 기존 채무부터 변제하고 나면 위 체납세금을 납부할 돈이 없게 되고, 따라서 피고인이 2016년 7월~8월경까지 신용을 회복하거나 피고인 명의로 재활자금대출 등을 받을 수 없게 될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이 사건 대출금을 대출받더라도 이를 신용회복을 위한 체납세금 납부 등에는 사용하지 아니할 것이라는 사실을 피해자에게 말해주지 않았고, 피해자도 이를 모른 채 이 사건 대출을 받았던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220면).
위 공소사실 나항 부분(업무상횡령의 점) 주장에 대한 판단
고용보험 및 산업재해보상보험의 보험료징수 등에 관한 법률 제16조 제1항, 국민건강보험법 제77조 제3항, 국민연금법 제90조 제1항에 규정된 원천공제제도의 취지상 사용자가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국민연금보험료 중 근로자 기여금 또는 근로자가 부담하여야 할 보험료를 공제한 임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면, 사용자는 위와 같이 공제된 기여금 또는 보험료를 근로자를 위하여 보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사용자가 위와 같이 원천공제한 기여금이나 보험료를 납부하지 아니하고 이를 개인적으로 사용하였다면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는 점(대법원 2011. 2. 10. 선고 2010도13284 판결 등 참조),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피고인이 직원 K, J의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 국민연금을 임금에서 원천공제해서 회사에 보관하다가 회사 자금사정이 어려워서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점(수사기록 222~223면, 96면)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직원들의 임금에서 원천공제하여 보관하고 있던 고용보험료 등을 횡령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각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넘는 처벌전력은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 후 피해자에게 3,500만 원을 변제한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이 사건 편취금액이 많고 상당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못한 점, 피고인이 사기죄로 2회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피고인이 수사기관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다가 당심에 이르러 공소사실 전부를 부인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피해자와 합의한 바가 없고 피해자는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추가 피해변제 등 원심의 형량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도 없는 점과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조건을 검토해 보더라도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황영수 김태천
각주1) 위 공정증서에는 피해자가 채무자로, 피고인이 연대보증인으로 각 기재되어 있고, 위 유체동산압류시의 청구금액은 원금 6천만 원, 이자 13,586,301원이다(증거기록 7면 이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