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는 상시 근로자 약 200명을 고용하여 각종 밸브 및 기타 부품, 자동차용 부품 등의 제조·판매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2016. 12. 8. 피고 회사에 생산기술 담당 부장으로 입사하여, 2017. 4.경부터 생산2본부장으로, 2019. 2. 25.부터 비등기이사로 각 근무하다가, 2021. 2. 19. 피고 회사로부터 ‘임용계약 해지 통지서’를 받은 사람이다.
이 사건 각 연봉계약 및 이 사건 임용계약
이 사건 각 연봉계약
원고는 2016. 12. 8.부터 2019. 1. 1.까지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그 직종을 ‘사무관리직’으로 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4회에 걸쳐 각 연봉근로계약(이하 ‘이 사건 각 연봉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비등기이사로 승진하기 전인 2019. 2. 24.까지 위 각 연봉근로계약에 따른 근로관계를 유지하였다.
이 사건 임용계약
원고는 2019. 2.경 비등기이사로 승진하여 2019. 2. 24.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고, 다음날인 2019. 2. 25. 피고 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9. 2. 25.부터 2021. 2. 24.까지로 하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임용계약(이하 ‘이 사건 임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피고 회사의 비등기이사 운용규정(이하 ‘비등기이사 운용규정’이라 한다)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다음과 같다.
C의 진정 제기
피고 회사의 직원이었던 C은 2020. 11. 3.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북부지청(이하 ‘고용노동청’이라 한다)에 ‘직장 상사인 원고로부터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하여 사업장을 퇴직하였는바, 행위자와 사업주에 대한 법적 조치를 원한다.’는 취지의 진정을 제기하였다.
고용노동청으로부터 이를 통지받은 피고 회사는 자체조사를 실시한 다음, 2020. 11. 26. 인사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2020. 11. 30.부터 3개월간의 무급휴직’을 의결하고, 같은 날 이를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고용노동청 근로감독관은 위 진정에 대하여 조사한 후 2020. 12. 17. “원고가 직장 내 상급자의 위치에서 지위 또는 업무와 관련하여 진정인에게 성적인 언동 등으로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여 고용환경을 악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어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하는 것으로 판단됨”이라는 내용의「진정사건 내사결과 보고」를 작성·보고하였다.
고용노동청은 2020. 12. 31.경 피고 회사에 대하여「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제13조 제1항 위반을 이유로 과태료 250만 원을 부과하고, C에게 피고 회사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시정조치하고 과태료를 부과하였음을 통지하였다.
이 사건 갱신거절
피고 회사는 2021. 2. 19. 원고에 대하여 “다가오는 2021. 2. 24.자로 이 사건 임용계약의 계약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당사는 귀하와의 위 임용계약을 해지코자 하며 계약갱신의 의사가 없음을 통보 드립니다.”라는 내용의 ‘임용계약 해지 통지서’를 내용증명우편으로 발송하였고(이하 ‘이 사건 갱신거절’이라 한다), 위 통지서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호증, 을 제1 내지 4, 6, 7, 10 내지 15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
원고는 피고 회사의 비등기이사의 지위에 있었으나 실질적으로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 원고는 2016. 12. 8.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2019. 1. 1.까지 4회에 걸쳐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이 사건 각 연봉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2019. 2. 25.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원고에게는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그리고 원고는 2016. 12. 8.부터 피고 회사에서 근무하여 그 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였으므로「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아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임용계약의 기간만료를 이유로 이 사건 갱신거절을 하였으므로, 이는 실질적으로 원고에 대한 ‘해고’에 해당한다.
피고 회사는 2021. 2. 19. 이 사건 갱신거절로써 원고를 해고하면서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명시하여 통지하지 않는 등 근로기준법 제27조 및 취업규칙에서 정한 절차를 준수하지 않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징계재량권을 남용하여 원고를 해고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다.
이에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하여 위 해고의 무효확인 및 2021. 2. 25.부터 원고가 복직하는 날까지의 임금 지급을 구한다.
피고 회사
원고는 2019. 2. 24.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고 2019. 2. 25. 피고 회사와 사이에 비등기이사로 근무하되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이전과 다른 새로운 근로관계를 설정하였다.
따라서 원고에게는 이 사건 임용계약에 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고, 설령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갱신거절은 합리적 이유가 있어 유효하다. 또한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후 근무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았으므로 원고를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임용계약은 계약기간의 만료로 종료되었고, 이 사건 갱신거절은 계약기간 만료에 따른 것으로 ‘해고’라 할 수 없다.
해고무효확인 청구 부분에 대한 판단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로써 이전과 다른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는지 여부(긍정)
쟁점
원고가 2016. 12. 8. 피고 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비등기이사로 승진하면서 2019. 2. 24.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고 2019. 2. 25. 피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다. 그리고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 전후 및 이 사건 갱신거절 무렵까지 생산2본부장으로 재직하는 등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한 뒤 업무수행에 있어 그 이전과 실질적인 변경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피고 회사도 원고의 근로자성 자체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전후에 걸쳐 동일한 근로관계가 계속된다.’는 전제 하에서 입사시점인 2016. 12. 8.부터의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및 근무기간에 대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우선 이 사건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전후를 통하여 동일한 근로관계가 계속된 것인지 아니면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이후 그 이전과 다른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된 것으로 보아야 하는지가 쟁점이 된다.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임용계약 전후에 동일한 근로관계가 계속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이후 이전과 다른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의하면, ‘근로자’란 피고 회사가 정하는 소정의 절차에 따라 채용된 자를 말하는데 임원 및 임원대우는 제외되고(제2조 제1호), 임원으로 승진한 경우는 근로관계 종료사유에 해당하며(제81조 제9호), 비등기이사 운용규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일반이사로 임용되는 자는 일반직원에서 퇴직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원고는 비등기이사로 승진하면서 2019. 2. 24. 피고 회사에서 퇴직하고 퇴직금을 지급받는 등 퇴직절차를 거쳤으며, 피고 회사와 사이에 이 사건 각 연봉근로계약과는 완전히 다른 내용의 이 사건 임용계약을 새로 체결하였다. 이는 원고와 피고 회사가 기존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 새로운 근로관계를 창설하려는 객관적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원고와 같은 비등기이사, 즉 집행임원은 회사의 경영성과와 직결되는 주요업무의 집행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서 효과적인 업무추진을 위하여 일정한 재량과 권한을 가지고 업무를 수행하고, 업무수행권한과 인사평가, 보수 등 처우에 관하여 원칙적으로 일반직원과 다른 방식이 적용되며, 그 보수산정방식도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적 성격보다는 경영성과에 대한 보상적 성격을 지니고 있고, 회사는 책임경영의 실현을 위하여 집행임원의 적정한 임기를 정하고 임기가 만료될 때마다 당해 집행임원의 업무집행능력, 회사의 경영이념과의 부합도, 업무실적 등을 참작하여 재선임 여부를 결정하게된다. 이러한 일반직원과 구분되는 집행임원 업무의 독자적 성격, 급여체계, 근무관계 등을 고려할 때, 집행임원과 회사와의 근로관계는 일반직원의 그것과 동일하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 근무기간 등은 일반직원으로서 최초 입사한 2016. 12. 8.부터가 아니라 비등기이사로서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2019. 2. 25.부터 새로이 성립한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판단되어야 한다.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부정)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근로자는 당연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부당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그 효력이 없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두45114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각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임용계약은 그 기간만료로 인하여 당연히 종료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임용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임용계약에 의하면 비등기이사인 원고에게는 비등기이사 운영규정이 적용되는데, 비등기이사 운영규정에는 계약기간 만료에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임용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나 임용계약의 갱신을 위한 구체적인 요건 및 절차 등에 관한 규정은 없고,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임용계약서에도 그와 같은 내용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비등기이사 운영규정에는 ‘일반이사가 임기(고용계약기간)가 만료되었을 때는 퇴직 처리한다(제9조 제1항). 인사복무규정에서 정한 면직사유에 해당하거나 기타 일반이사로서의 신분을 유지하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이사회 결의를 거쳐 계약 중이라도 해임할 수 있다(제10조).’라고 규정되어 있을 뿐이다.
원고는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후 한 차례도 연임하지 못한 상태에서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갱신거절을 통지받기에 이르렀고, 달리 피고 회사에 비등기이사의 임용계약을 갱신하는 관행이 있었다거나 원고가 이 사건 임용계약이 갱신되리라고 신뢰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볼만한 자료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원고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인지 여부(부정)
기간제법에 의하면, "기간제근로자"라 함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이하 ‘기간제 근로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한 근로자를 말하고(제2조 제1호),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제4조 제1항 본문),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제4조 제2항).
원고는 2019. 2. 25. 피고 회사와 사이에 계약기간을 2년으로 한 이 사건 임용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므로, 기간제법 제2조 제1호의 기간제근로자에 해당한다.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이후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에 기존의 근로관계가 종료되고 이전과 다른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한 것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원고의 근무기간은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된 이 사건 임용계약 체결 시(2019. 2. 25.)를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원고의 근무기간은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를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의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고의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소결론
결국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이 사건 임용계약의 기간만료로 인하여 2021. 2. 24. 종료되었다고 할 것인바, 이미 종료된 근로관계에 따른 원래의 지위나 신분을 회복하기 위한 이 사건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분쟁을 해결하는 데 유효하거나 적절한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임금 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본 것과 같이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2021. 2. 24. 종료되었다. 따라서 그 이후인 2021. 2. 25.부터의 임금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해고무효확인청구 부분은 부적법하여 각하하고, 원고의 이 사건 임금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훈(재판장) 황윤철 남명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