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원고는 대구 달서구 D에 위치한 A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관리를 위하여 입주자들이 선출한 대표로 구성된 자치관리기구이고, 피고 B은 2018. 5. 1.부터 2019. 12. 23.까지 원고의 대표자인 회장으로 재직하였으며, 피고 C은 2018. 7.경부터 2020. 4. 30.까지 원고의 감사로 재직하였다.
이 사건 아파트 관리소장 E의 해고 관련 사건의 경과
E은 2017. 11. 9. 이 사건 아파트에 입사하여 원고와 사이에 2017. 11. 9.부터 2019. 12. 31.까지 3차례(2017. 11. 9.~2018. 11. 8., 2018. 1. 1.~2018. 12. 31., 2019. 1. 1.~2019. 12. 31.) 연봉계약을 체결하고, 관리소장으로 근무하였다.
2019. 11. 28. 개최된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에서 E에 대하여 ① 업무태만(빈번한 자리 비움), ② 인사권 남용(동 대표와 상의 없이 경비실 조장 교체), ③ 회의록 조작(경비실 직원에게만 지급하는 전지작업 수고비를 사무실 직원에게도 지급)을 이유로 2019. 12. 31. 근로계약을 종료(계약기간 만료)하기로 결의하였다(이하 ‘이 사건 의결’이라 한다).
피고 B은 E에게, 2019. 11. 30. 해고예고통지(갑 제8호증의 1)를 한 후, 2020. 2. 24. ‘해고예고통지서 취소 및 계약만료에 따른 계약해지 정정통보(갑 제8호증의 2)’라는 제목의 통지를 하였는데, 계약해지 정정통보는 이 사건 의결은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는 의결이고(제2항), 위 해고예고통지는 근로계약 만료임을 알려주는(제4항) 내용의 통지였다.
E은 2020. 2. 13.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원고가 행한 해고는 부당하다면서 구제를 신청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20. 5. 8. 원고의 E에 대한 근로계약 종료 의결에 관하여, E이 원고의 기간제근로자이기는 하나 원고와 E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E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고, 원고가 E의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가 2019. 12. 31. E에게 행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한다. 원고는 이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E을 원직에 복직시키고, 해고기간에 정상적으로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상당액을 지급하라.”라는 내용의 판정(이하 ‘이 사건 판정’이라 한다)을 하였으며, 원고가 새로운 대표자를 선출한 상태에서 이 사건 판정에 관하여 불복하지 않아 이 사건 판정이 그대로 확정되었다.
원고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E의 부당해고 등 구제명령을 2020. 6. 6.까지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유로 이행강제금 부과 예고를 받자, E을 2020. 7. 10.자로 원직복직케 하고, 2020. 7. 17. E에게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손해배상으로 합의금으로 2,850만 원을 지급하였다.
원고의 이 사건 관련 관리규약 규정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7, 8, 10, 13 내지 16호증(이하 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과 감사인 피고들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에 위반하여 자신들의 금품수수 등의 위법행위를 덮기 위하여 E을 부당해고 하고, 이에 원고가 E에게 부당해고기간 동안의 손해배상 조로 2,850만 원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에게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혔으므로, 피고들은 관리규약 제33조에 따라 연대하여 원고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판단
관련 법리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사후에 법원에 의하여 그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당시에 단체의 대표자가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보아서 대표자 개인이 단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근로자를 해고할 당시의 객관적 사정이나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의 내용 또는 경중,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해고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상당한 근거가 있고, 이와 아울러 소정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해고를 한 경우라면 단체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통상의 합리적인 대표자를 기준으로 하여 해고의 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단체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간과하여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4895 판결 등 참조).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등 참조).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다음부터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같은 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고 있으나,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가 기간제근로자 및 단시간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것임을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에 관한 위 법리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판단
피고들의 참여하에 이루어진 원고의 결의에 따라 E을 재계약하지 않기로 한 것이 부당해고임을 인정하는 경북지방노동위원회의 2020. 5. 8.자 판정이 있었고, 그에 따라 원고가 2020. 7. 17. E에게 손해배상 합의금으로 2,850만 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인정사실과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1, 12, 18, 20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서 드러난 해고경위, 해고사유, 해고절차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나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들이 E과의 재계약을 하지 않기로 하는 내용의 결의에 참여한 행위가 원고의 임원으로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자신들의 임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관리규약 제23조 제1항, 제27조 제1항, 제33조에 따르면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회의를 소집하고 의장이 되는데, 입주자대표회의는 그 구성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의결하고, 입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 모두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로써 업무를 수행하여야 하고,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하여 입주자등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갑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의하면, 관리소장 E과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않고 종료하기로 결정한 주체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이고, 피고들은 이를 집행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들이 입주자대표회의의 임원이라는 사정만으로 입주자대표회의에 동등하게 참여한 다른 구성원들을 제외하고 피고들에게만 책임을 진다고 보기 어렵다(만일, 피고들이 원고에게 손해배상을 하게 될 경우, 피고들은 이 사건 의결에 참가한 다른 임원들을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연쇄적으로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
갑 제7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의결에 참석한 피고들을 포함한 입주자대표회의 구성원 7명 전원은 E에게 업무태만, 인사권 남용, 회의록 조작 등의 사유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여 의결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의결 당시에는 경북지방노동청에서 인정한 E의 근로계약 갱신 기대권에 대하여는 그러한 법리를 몰랐거나 적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E의 근로계약 갱신기대 가능성을 피고들이 이를 인식하지 않은 것에 과실이 있는 지를 살핀다.
E은 1956년생으로 원고와 사이에 연봉계약을 체결할 당시 기간제법 제4조 제1항 단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하여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갑 제8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 B의 E에 대한 2020. 2. 24.자 통지서의 5항에는 『참고사항으로 귀하와 같은 만 55세 이상(1956년생 63세) 고령자에게는 “기간제 및 단시간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에 의거 계속근무 2년을 초과하여 근무하여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정규직)을 체결한 근로자로 보지 않습니다. 끝』과 같은 내용이 있는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과 이 사건 의결에 참가한 다른 임원들은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의 단서의 예외 사유를 적용하여 이 사건 의결을 한 것이 명백하다.
그런데, 기간제법 제4조 제1항의 단서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더라도, 일정한 경우에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법리는 법률에는 규정이 없는 법률이론으로 법률전문가들이 아닌 피고들과 이 사건 의결에 참가한 다른 임원들에게 이를 몰랐음에 어떠한 잘못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가 2020. 5. 6. 이 사건 판정을 송달받았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지 않아 이 사건 판정이 확정되었는데, 그 당시 피고들은 원고의 임원으로 재직 중인 상태가 아니었다(피고 B은 2019. 12. 23. 동대표 및 원고의 회장직에서 사퇴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 C도 2020. 4. 30. 동대표 및 원고의 감사직에서 사퇴한 것은 원고도 이를 자인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 판정의 내용만으로는 이 사건 의결의 적법성이 최종적으로 판단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원고가 자신의 부담으로 이 사건 판정을 수용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원고는 공사업체(주식회사 F)로부터 피고 B이 300만원, 피고 C이 100만원을 각 수수하였고, E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되자 피고들은 이를 숨길 목적으로 E을 해고하고자 이 사건 의결을 진행하였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도 위 돈을 지급받은 사실에 관하여는 다투지 않고 있으나, 갑 제6호증의 1, 2, 제22호증, 제23호증의 1의 각 기재만으로는 피고들의 금품 수수와 이 사건 의결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갑 제6호증의 1에 의하면, E이 공사업체 사장인 G으로부터 피고들의 금품 수수 사실을 듣고서 알게 된 것으로 보이는데, 위 녹취록의 대화 일시는 2019. 12. 3.로 이 사건 의결이 있은 후의 대화이므로, 이 사건 의결 당시에 피고들이 E을 축출하려는 의도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7호증의 2의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의결시에는 원고가 주장하는 사유는 근로계약 종료의 사유로 고려되지 않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석원(재판장) 진세리 김낙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