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18. 6. 7.부터 2022. 1. 27.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의 금전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2. 5. 1.부터 2018. 5. 23.까지 피고에게 고용되어 노무를 제공하였으나 피고로부터 임금 85,720,676원 및 퇴직금 9,393,32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95,113,996원(= 85,720,676원 + 9,393,320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와 고용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다. 피고가 추진하는 검사기관지정사업이 성사되면 원고를 근로자로 고용하기로 약속하였을 뿐이다.
고용계약의 성립 여부
관련 법리
고용은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 대하여 노무를 제공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이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655조).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8. 10. 25. 선고 2015두51460 판결, 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참조).
인정사실
갑 제3, 7(가지번호 포함), 11, 13, 14, 19, 22, 28, 29, 30, 33, 39, 41, 42, 45호증, 을 제5, 6, 11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아래의 사실이 인정된다.
피고는 승강기에 관한 학술, 연구, 개발, 시험, 기술지원 등을 통하여 승강기산업의 육성 발전을 목적으로 2011. 5. 16. 설립된 법인이고, C는 피고 법인의 대표자이다.
원고는 피고의 관리부장이라는 직책으로, 피고의 사무실에서 여러 가지 업무를 처리하였다. 원고는 피고의 사무실 및 화장실 청소, 창고 정리, 전기요금 확인, 매달 지출되는 식대 확인 및 결제, 운전, 손님 접대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는 2016. 1. 13.부터 2018. 5. 10.까지 피고의 건강보험 직장가입자로서 건강보험자격을 취득하였고, 2016. 1. 13.부터 2018. 5. 18.까지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의 피보험자격을 취득하였으며, 2015. 6. 9. 김천남면우체국에서 우체국다드림통장(직장인)을 개설하였다.
원고의 근무기간 중, 피고의 대표자 C는 원고에게 출장 여부를 알렸고, 경리사원 E는 원고에게 지각 여부를 보고하였으며, 과장 F은 원고에게 업무와 관련된 보고를 하였다.
원고가 피고의 대표자 C를 근로기준법위반 등의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발하였는데, 검찰은 2020. 6. 22. ‘원고와 피고 사이에 명확한 의사의 합치 하에 근로계약이 체결되어 그 근로계약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불기소처분(증거불충분 혐의없음)을 하였다(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19형제16540호).
한편 피고의 대표자 C가 원고를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기관에 고소하였는데, 검찰은 2019. 4. 26. ‘체불 임금의 액수 및 임금 체불기간에 대해서는 당사자간 주장의 차이가 있으나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할 임금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원고가 미지급 임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드는 방법으로 사실을 적시한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죄가 되지 아니 한다’는 취지로 불기소처분을 하였다(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18형제16075호).
판 단
위에서 본 법리에 앞서 본 인정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의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비전형적인 고용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노무를 제공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노무자는 고용계약에서 약정된 바에 따른 노무를 제공하거나 약정이 없으면 고용계약의 취지와 거래관행에 의하여 결정된 바에 따라 노무를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바, 원고는 피고의 사무실로 출근하여 일정한 형식의 노무를 제공하였다. 따라서 명시적인 근로계약이 없었다고 하여 고용계약 자체가 부정되는 것이 아니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가 피고의 설립 목적, 즉 승강기에 관한 학술, 연구, 개발, 시험, 기술지원 등에 직접적으로 필요한 업무는 아니나, 피고의 기본적인 운영에 필요한 업무였으며, 피고도 이러한 점을 인정하여 늦게나마 원고를 피고의 건강보험 직장 가입자 및 고용보험의 피보험자로 신고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원고가 수행한 업무는 피고의 대표자 C에 의하여 구두나 다른 방법으로 지시·변동이 가능하였으므로, 문서화되거나 정형화된 업무지시나 근태파악과 관련된 서류 등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하더라도 원고에 대한 관리․감독이 없었다고 볼 수 없고, 오히려 원고가 수행한 비전형적인 업무로 인하여 피고의 대표자 C는 원고를 수시로 부르거나 업무 외의 행위로도 원고를 독촉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원고가 2016. 1. 13.부터 2018. 5. 10.까지 피고를 사업자로 한 국민건강보험 및 2016. 1. 13.부터 2018. 5. 18.까지 피고를 사업장으로 하는 고용보험에 각 가입되고 나머지 기간에 대해서는 건강보험, 국민연금보험, 고용보험, 산업재해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지 아니하였으나, 이는 피고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고용관계가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보수지급의무
사용자는 노무제공의 대가로 약정된 보수를 지급할 의무를 지며, 그에 대한 약정이 없으면 관습에 의한다. 보수의 지급시기에 관하여 특약이 없으면 관습에 의하고 관습도 없으면 약정한 노무를 종료한 후 지체 없이 지급하여야 한다(민법 제656조).
그런데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약정된 보수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원고가 노무를 제공한 기간(2016. 10. 25.∼ 2018. 5. 18.)<1>, 원고가 제공한 노무의 내용, 원고와 피고의 관계 등을 고려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보수를 10,000,000원으로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고용계약에 따른 보수로서 1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고용계약의 종료일로부터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8. 6.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로서 이 법원의 판결선고일인 2022. 1. 27.까지는 민법에 정해진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해진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지연손해금을 구하고 있으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비전형적인 고용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러한 고용계약에 근로기준법이 바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만 이유 있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 판결 중 위 인정 금원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여 피고에게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영숙(재판장) 이지혜 이준영
각주1) 원고는 제1심에서 2012. 5. 1.이후부터의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원고 패소 판결을 선고받은 후 제1심판결의 원고 패소 부분 중 2016. 10. 25. 이후에 발생한 임금 및 퇴직금 채권(원고 주장 금액 31,932,251원)에 대하여만 항소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