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27,092,335원 및 이에 대하여 2019. 8. 7.부터 2024. 4. 18.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 라.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이를 2분하여 그 중 1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2018. 4. 1.경부터 2019. 1. 8.경까지 원고의 경영기획부 이사로서 인사, 기획 등의 업무를 총괄하는 한편, 'C사내근로복지기금(이하 '이 사건 기금'이라 한다)'의 감사로서 이 사건 기금의 적립·지출·관리 등의 업무를 총괄하였다.
원고는 2019. 4. 23. 대구지방고용노동청으로부터 '기금법인에서 변호사 선임비용 및 직원 월급으로 86,267,000원을 사용하였으므로 이를 시정하라'는 시정지시서를 받고, 2019. 8. 6. 이 사건 기금에 위 금원을 환입하였다.
한편 피고는 2019. 8. 30. '2018. 10. 1.경부터 같은 해 12. 17.경까지 총 16회에 걸쳐 업무상 보관하던 근로복지기금 합계 90,655,240원을 D언론 기자 출장비, 임시주주총회 진행 비용, 경호업체 비용, 변호사 비용 등으로 임의 소비하여 이를 횡령하였다'는 피의사실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 8, 9호증, 을 3, 17, 19, 20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당사자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기금을 관리하던 피고가 기금을 횡령하였고 감독관청의 시정요구에 따라 원고가 이를 기금법인에 대납하였는바, 대납한 금원 중 증빙내역이 확인되지 않는 54,184,670원<1>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① 이 사건 기금이 목적 외로 사용된 것은 맞지만 모두 원고를 위하여 사용한 것으로서 원고도 이를 인정하여 시정한 것이지 피고의 채무를 대납한 것이 아니어서 구상금채무가 발생하지 않고, ② 피고가 80,267,000원을 이 사건 기금에 이미 반환하였으며, ③ 원고와 사이에 일체의 채권채무관계를 종결하기로 확약서도 작성하였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다툰다.
구상금채무의 발생 여부
이 사건 기금과 관련한 관련 법령 및 원고의 정관 내용은 아래와 같다.
살피건대, 이 사건 기금은 근로복지기본법에 따라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기 위하여 사업 이익의 일부를 재원으로 원고 회사 내에 설치된 법인으로서, 기금법인에서 관리하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은 관련 법령 및 정관에서 정한 목적대로 사용되도록 그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이 사건 기금법인의 감사로서 위 기금을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지위에 있으면서 기금의 목적이나 용도에 부합되지 않도록 기자 출장비나 변호사 비용 등으로 사용하여 이를 횡령하였고, 그로 인하여 이 사건 기금법인에 손해를 가하였으므로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기금법인에 위와 같이 부정 사용된 기금을 환입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 중 지출 관련 증빙자료를 확인할 수 없는 54,184,670원만을 구상청구하고 있는바, 이와 같이 피고의 사용자인 원고는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함으로써 입은 손해에 대하여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고,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이를 구상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에 대한 피고의 주장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 사건 기금이 피고 주장과 같이 주로 원고를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그 목적과 용도가 엄격히 제한된 자금을 다른 용도로 사용한 이상 횡령에 해당하고, 원고가 감독관청의 시정요구에 따라 횡령된 자금을 이 사건 기금법인에 환입한 사정을 들어 피고의 책임을 면제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을 17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가 80,267,000원을 반환한 사정을 고려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실은 인정되나, 실제 피고가 이 사건 기금법인에 위 금원을 지급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는 없고, 이 사건 변론 과정에서도 제출하고 있지 아니한 점, 피고가 위 기소유예 처분을 받기 전에 원고가 이 사건 기금법인에 환입한 송금확인증을 검찰에 참고자료로 제출하였을 뿐 피고 본인이 입금한 내역은 제출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피고 주장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가 주장의 근거로 들고 있는 확약서(을 4호증)의 내용은 '원고가 피고에게 잔여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금 관련 사항은 정산 완료된 것으로 확약하고 기타 일체의 금전관계 및 채권채무관계는 종료된 것으로 확약하며 피고는 원고에게 향후 민·형사상 소송이나 이의를 제기하지 아니 한다'는 것이나, 그 기재 자체에 의하더라도 이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임금 관련 사항에 불과한 것이지 이를 들어 이 사건 기금 횡령과 관련한 사항에까지 이들 사이에 채권채무관계를 종료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더욱이 이 확약서에는 피고의 서명만 있을 뿐 원고의 서명날인은 전혀 없다),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일체의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
구상금채무의 범위
일반적으로 사용자가 피용자의 업무수행과 관련하여 행하여진 불법행위로 인하여 직접 손해를 입었거나 그 피해자인 제3자에게 사용자로서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 결과로 손해를 입게 된 경우에 있어서, 사용자는 그 사업의 성격과 규모, 시설의 현황, 피용자의 업무내용과 근로조건 및 근무태도, 가해행위의 발생원인과 성격, 가해행위의 예방이나 손실의 분산에 관한 사용자의 배려의 정도, 기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피용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거나 그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9다59350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앞서 든 증거 및 을 11, 12, 3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나타난 다음 각 사정 즉, 피고는 원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비용 지출을 위하여 이 사건 기금을 사용하였고, 피고가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기금 사용 당시 원고의 대표이사였던 H의 일부 승인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의 업무 수행과 관련한 행위의 법률적 효과는 일차적으로 원고에게 귀속되는 것이어서 원고에게도 피고에 대한 지휘·감독책임이 전혀 없는 것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 이 사건의 경위, 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신의칙상 원고가 피고에게 구상할 수 있는 범위는 손해액의 50%로 제한하는 것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27,092,335원(= 54,184,670원 × 50%)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횡령된 자금을 이 사건 기금에 환입한 다음날인 2019. 8.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4. 4. 18.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하효진
각주1) 구체적으로 아래와 같다.
각주2) (생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