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7. 9. 선고 2022가단153517 판결

주문

1.

피고 주식회사 B은 원고에게 33,88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2. 12. 31.부터 2024. 4. 15.까지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피고 주식회사 B에 대한 나머지 청구와 피고 C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와 피고 주식회사 B 사이에 발생한 부분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 주식회사 B이, 원고와 피고 C 사이에 발생한 부분은 원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대구 달서구 D 근린생활시설(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발주한 건축주이고, 피고 주식회사 B(이하 ‘피고 B’이라 한다)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자이며, 피고 C은 이 사건 공사의 설계자이자 감리자이다.

나.

원고는 피고 C과 이 사건 건물의 시공에 관하여 2019. 6. 24.경 설계계약을, 2021. 3. 2.경 감리계약을 각 체결하였다.

다.

피고 B은 2021. 2.경부터 같은 해 3.경까지 원고에게 피고 C이 작성한 설계도면을 기초로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총 공사대금 2,504,106,149원으로 된 견적서를 제출하였고, 원고와 피고 B은 공사대금에 관하여 협의를 진행하다가 2022. 3. 22. 공사 계약금액 24억 원, 공사기간 2021. 3. 30.부터 2022. 1. 31.까지로 정한 공사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라.

피고 B은 2022. 3. 14. 이 사건 건물을 완공하였는데, 위 건물에 관한 최초 설계도면에는 옥상에 옥탑 구조물(이하 ‘이 사건 옥탑’이라 한다)이 있었으나, 준공도면에는 이 사건 옥탑 부분이 빠져있었고, 시공되지도 아니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가 제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 B의 본안 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주장

피고 B은, 원고가 제기한 이 사건 소는 청구원인이 불명확한 상태에서 편의를 위해 하나의 소로 묶은 것에 지나지 않으므로, 민사소송법 제65조 소정의 공동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여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본안 전 항변을 한다.

나.

판단

민사소송법 제65조는 ‘소송목적이 되는 권리나 의무가 여러 사람에게 공통되거나 사실상 또는 법률상 같은 원인으로 말미암아 생긴 경우에는 그 여러 사람이 공동소송인으로서 당사자가 될 수 있다. 소송목적이 되는 권리나 의무가 같은 종류의 것이고, 사실상 또는 법률상 같은 종류의 원인으로 말미암은 것인 경우에도 또한 같다’라고 규정한다.

살피건대 원고는 이 사건 소로서 피고들이 원고의 동의 없이 이 사건 옥탑을 제외하는 설계변경을 하고 위 건물을 시공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B에 대하여 공사도급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피고 C에 대하여 설계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각각 구하는 것인바<1>,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청구는 서로 별개의 원인으로 발생한 독립된 채무이나 동일한 경제적 목적을 가진 채무로 서로 중첩되는 부분에 관하여 부진정연대채무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대법원 2017. 12. 28. 선고 2014다229023 판결 참조) 이 사건 소가 민사소송법 제65조 소정의 공동소송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 B의 본안 전 항변은 이유 없다.

3.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건축주인 원고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옥탑을 제외하는 설계변경을 하고, 위 옥탑을 시공하지 아니하였다. 따라서 원고는 주위적으로 피고 B에 대하여 공사도급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피고 C에 대하여 설계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구하고, 피고들이 공동하여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손해배상액은 이 사건 옥탑을 다시 시공하는 공사비용에 상당한 33,880,000원(부가가치세 포함)이다.

설령 원고가 피고들에 대하여 계약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구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은 이 사건 옥탑을 시공하지 않음으로서 그 비용 12,958,000원에 상당한 지출을 면하게 되었으므로,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이를 반환해야 할 의무가 있다<2>.

나.

피고들의 공통된 주장

원고와 피고들은 2021. 3. 23.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대금을 1. 다.항 기재 2,504,106,149원에서 24억 원으로 감액하였는데, 이 때 공사비용 절감을 위해서 이 사건 건물의 높이를 31m 미만으로 줄여 피고 B로 하여금 건설기술진흥법 등에 따른 안전관리계획,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른 유해위험방지계획 수립의무를 면제받아 공사비용을 감축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하여 건물의 높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 사건 옥탑을 설치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를 하였다.

4.

본안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옥탑에 관한 합의 유무에 관한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 갑 제8, 9호증, 을가 제5, 6, 8호증의 각 기재, 주식회사 E에 대한 각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아래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들 사이에 이 사건 옥탑을 설치하지 않기로 하는 합의가 이루어졌거나, 원고가 위 옥탑을 제외하기로 한 설계변경에 동의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①

건설기술 진흥법, 산업안전보건법, 건축법 등의 각 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은 별지 관계법령 기재와 같다. 위 각 규정에 따르면 높이가 31미터 이상의 건물을 건설할 경우 시공자는 건설기술진흥법 등에 따라 관계전문가로부터 건설과정에서 사용될 가설건축물에 대한 구조적 안정성을 확인받아야 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등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에 대한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제출의무가 있으나, 이 사건 옥탑<3>과 같은 구조물은 건축물 높이를 산정하는 데에서 제외되므로, 위 옥탑의 존부는 시공자의 위 각 의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②

원고와 피고들은 2021. 3. 16. 설계도면을 1차로 변경하였고(이하 ‘이 사건 1차 설계변경도면‘이라 한다), 1차 설계변경도면에 이 사건 옥탑이 설계에 반영되어 있었는데, 위 설계변경도면에 따르더라도 이 사건 건물의 높이는 30.8미터(=이 사건 옥탑을 뺀 건물 높이인 31.3미터 – 산정에 제외되는 옥상 난간 구조물 0.5미터<4>)로 건설기술진흥법 등에서 정한 31미터에 미치지 못한다.

③

나아가 ㉮ 이 사건 1차 설계변경도면에서 이 사건 옥탑을 포함한 이 사건 건물 높이는 3.38미터임에도 피고 B의 대표자인 F은 2022. 3. 23. 원고와 전화통화를 하면서<5> 이 사건 건물의 높이는 31.8미터(앞서 본 이 사건 옥탑을 뺀 건물 높이인 31.3미터에 근접한다)라고 말하였고, 위 옥탑에 대하여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아니한 점, ㉯ 위 전화통화에 따르면 설계자인 피고 C은 건물 높이를 산정할 때 옥상 난간 구조물을 제외해야 하므로 이 사건 건물 높이는 31미터에 미치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보이나, 피고 B으로부터 의뢰를 받은 기술지도 담당자는 옥상 난간 구조물을 포함한 이 사건 건물의 높이도 31미터를 초과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던 것으로 보이는 점, ㉰ 피고 C이 운영하는 건축사 사무소 직원인 G는 2023. 3. 23. 및 같은 달 30. 이 사건 건물의 높이를 31미터 내로 맞추기 위하여 1층 층고를 줄이는 방법을 검토하였던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들 역시 이 사건 건물의 높이를 산정할 때 이 사건 옥탑은 제외된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

피고 B에 대한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주식회사 E에 대한 2023. 11. 17.자 감정촉탁결과를 더하여 보면, 피고 B은 이 사건 공사도급계약에 따라 이 사건 옥탑을 시공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위 옥탑을 시공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가 피고 B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그 손해배상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가 이 사건 옥탑을 시공하는 데에 필요한 비용인 33,880,000원(=공사비용 30,800,000원 ×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110%<6>)이다(원고의 주위적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원고의 예비적 주장에 대하여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피고 C에 대한 판단

1)

건축법 제25조 제8항, 건축법 시행령 제19조 제9항 제1호에 의하면, 공사감리자가 수행하여야 할 감리업무에는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에 따라 적합하게 시공하는지 여부의 확인’이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건축법 제25조 제3항은, 공사감리자는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공사를 하지 아니하면 이를 건축주에게 알린 후 공사시공자에게 시정하거나 재시공하도록 요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의 내용에 비추어 보면, 공사감리자는 감리계약을 체결한 건축주에 대하여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시공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그 과정에서 공사시공자가 설계도서대로 시공 자체를 하지 아니한 하자 또는 임의로 설계도서의 내용을 변경하여 시공한 하자를 발견한 경우 건축주가 그러한 하자로 인하여 손해를 입지 않도록 건축주에게 이를 통지하고 공사시공자에게 시정 또는 재시공을 요청하여야 할 채무를 부담한다. 공사감리자가 위와 같은 감리계약상의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는지는 당시 일반적인 공사감리자의 기술수준과 경험, 미시공 또는 변경시공 하자의 위치와 내용, 공사의 규모 등에 비추어 그러한 하자의 발견을 기대할 수 있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위 2014다229023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는 설계용역을 수행하는 자에 대해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2)

먼저 원고의 주위적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증거에 갑 제7호증, 을가 제15호증의 각 기재, 주식회사 E에 대한 2023. 11. 17.자 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 사정, 즉 ① 피고 C이 이 사건 옥탑을 설계에서 제외하게 된 것은 관련 법령을 잘못 해석하였기 때문이 아니라,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설계변경 과정에서 이 사건 옥탑을 시공하지 않아도 된다는 피고 B 측의 말을 믿었기 때문인 점, ② 원고는 피고 C에게 이 사건 건물의 건축과정에서 피고 B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라는 지시를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옥탑의 시공비용은 11,780,000원(부가가치세 별도) 정도로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전체 공사비용에 비추어 볼 때 중요한 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④ 피고 C은 이 사건 옥탑의 시공에 관하여 어떠한 경제적 이해관계도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 C이 이 사건 옥탑을 제외하는 내용의 설계변경을 할 당시 원고에게 이를 확인해 보지 않은 행위가 곧바로 설계계약(또는 감리계약)에서 정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이유 없다.

3)

나아가 원고의 예비적 주장에 대하여 살피건대, 피고 B이 이 사건 옥탑의 시공을 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피고 C이 위 옥탑 시공비용에 상당한 금원을 부당이득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원고의 예비적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 B은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에 대한 손해배상으로 33,880,000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2022. 12. 31.부터 피고 B이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송달일인 2024. 4. 15.까지 상법이 정한 연 6%,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B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며, 원고의 피고 C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창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