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기재할 판결이유는, 아래와 같이 피고가 항소심에서 강조하는 주장에 관하여 판단을 보충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 이유 중 원고들에 관한 부분의 기재와 같으므로,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인용한다.
피고의 항소이유에 관한 보충 판단
항소이유의 요지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는지는 각각의 단체협약마다 판단하여야 한다.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는 이 사건 특례조항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의도로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던 것이 아니고, 이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고들에게 있다.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택시 운행을 지휘·감독 및 통제할 수 없으므로, 택시요금의 인상 및 콜 제도의 정착 등의 사정은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을 가져오는데, 2006년 이후 대구시 택시요금은 2009. 3. 31., 2013. 1. 1., 2018. 11. 1. 세 차례 인상되었으며, 콜택시 제도(D, E, F, G, H 등)가 도입된 이후 콜택시 이용객이 점차 증가하였고, 1인 1차제가 보편화되었다. 이로 인해 배회시간 및 대기시간이 감소하는 등 택시운전근로자의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이 변경되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것이다.
2013년 단체협약 직전 월평균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2013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의 비교대상임금은 당해연도의 최저임금을 상회한다.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은 1일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낮게 책정하는 대신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자는 택시운전근로자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노·사간이 서로의 이익을 서로 형량하여 체결된 것이다.
대구 지역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 시행된 이후 2년여가 지난 2011년 단체협약에서도 소정근로시간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특히 피고는 다른 택시회사들과 달리 2018년도부터 피고 택시들 대부분이 기존 LPG 차량에서 전기차로 변경되어 연료비 부담이 적어졌는바, 2018년 단체협약 기준운송수입금 월 340만 원보다 더 낮은 월 315만 원을 기준운송수입금으로 하는 내용의 2018년 전기차 노사합의를 별도로 체결하여 이를 2019년에도 유지하였다.
이 사건 특례조항 또는 2013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 설립된 대구 소재 택시회사들의 경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 무효가 되면 근무환경 등이 동일함에도 회사별로 서로 다른 소정근로시간이 고정·불변으로 남는 모순이 발생한다.
2020년 단체협약에서는 1일 소정근로시간을 5시간 40분으로 상향조정하였는데,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이 모두 무효라고 한다면 2020년 단체협약은 유효하나 1일 6시간의 단체협약(2013년 단체협약)은 무효가 되는 모순된 결론에 이른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최저임금법 잠탈 의도로 무효인지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은 휴게시간을 제외하고 1주간의 근로시간은 40시간을, 1일의 근로시간은 8시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기준근로시간을 정하여 규제하면서(제50조 제1항, 제2항), 그 기준근로시간의 범위 내에서 근로자와 사용자가 합의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규정하고 있다(제2조 제1항 제8호). 근로자는 합의한 소정근로시간 동안 근로의무를 부담하고, 사용자는 그 근로의무이행에 대하여 임금을 지급하게 되는데, 사용자와 근로자는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하여 합의할 수 있다. 다만 소정근로시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르거나, 노동관계법령 등 강행법규를 잠탈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정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로서의 효력을 부정하여야 한다.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구체적 판단
위에서 본 기초사실에 의하여 알 수 있거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41호증, 을 제42호증의 1, 2, 을 제50, 5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앞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액수를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먼저 이 사건 각 단체협약 당시 소정근로시간을 위와 같이 단축할 정도로 원고들을 포함한 피고 소속 기사들의 근무형태 및 운행시간의 실질적 변경이 있었는지 살피건대, 대구시 택시의 2011년 1일 평균 운행거리는 234.04km, 영업거리<1>는 108.33km, 거리실차율<2>은 46.46%, 운송수입금은 134,850원이고<3>, 2017년 1일 평균 운행거리는 226.4km, 영업거리는 104.7km, 거리실차율은 46.2%, 운송수입금은 138,132원인 것으로 확인된다. 위 기간 1일 평균 운행거리는 7.64km 감소하여 1일 평균 운행시간이 약 30분 정도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는데, 같은 기간 1일 소정근로시간은 2011년 6시간 40분에서 2017년 5시간 20분으로 '1시간 20분'이나 단축되었는바, 소정근로시간을 위와 같이 단축할 정도로 원고들의 근무형태 및 운행시간에 실질적 변경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 비록 위 기간 영업거리 1km당 운송수입금이 1,244원에서 1,319원으로 증가하였으나, 이는 대구시 택시 기본요금의 2013. 1. 1. 상승분[600원(= 2,800원 – 2,200원)]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인 점 등의 사정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그 외 피고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의 실제 운행시간이 종전보다 줄어들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전혀 없고, 대구시 택시 기본요금이 2018년 한 차례 더 상승하였다고 하여도, 이는 유류비 기타 물가상승 등 원가상승으로 인한 택시운송업계의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서, 그와 더불어 사납금도 인상되었으므로 근로시간이 현저히 단축되었을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들이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던 사실, 이 사건 각 단체협약을 통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순차적으로 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에서 4시간 30분으로 단축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이 사건 각 단체협약별 고정급, 직전 단체협약연도 대비 최저임금, 단체협약서상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 하단'최저임금산출근거'에 기재된 시급의 각 상승률은 아래 표와 같다(소수점 둘째 자리 반올림). 아래 표에 의하면, 최저임금 상승률보다 고정급 상승률이 낮은 반면 시간당 고정급 상승률(임금기준표상 시급 상승률)은 그와 비슷하거나 상회하기도 하는데, 이에 대해 피고 스스로도 사납금과 고정급의 인상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은 불가피하다고 한바,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 증가목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2009. 7. 1.부터 이 사건 특례조항이 대구 지역에도 적용되게 되었는데, 그 직후에 2009년 단체협약 체결이 있었고 이어서 2011년 단체협약 체결이 있었으나, 이 사건 각 단체협약서의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최저임금'이라는 표현으로 산출된 시간당 고정급이 당해 연도의 최저임금액을 넘어선 관계로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조정은 없었다.
그 이후 2013년 단체협약에서 비로소 소정근로시간이 처음으로 단축되게 되었고, (2015년에는 비교대상 임금에 해당하는 월 고정급의 시간급 환산금액이 당해 연도의 최저임금액을 넘어선 관계로 소정근로시간에 대한 조정이 없었으나)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이 있게 되었는데, 위 산출방식에 따를 경우 직전 단체협약상 산출근거에 기재된 근로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모두 당해 연도에 정해진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하고(아래 표 참조), 단체협약상 근로시간 기준으로는 이 사건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해 단축된 각 소정근로시간을 적용하여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을 환산해야 비로소 당해 연도에 정해진 최저임금을 위반하지 않는 결과가 된다. 특히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의 경우에는 각 단체협약에 의하여 변경된 소정근로시간에 따라 계산된 시간급 비교대상 임금이 당해 연도의 각 최저 임금과 정확히 일치한다. 이는 소정근로시간의 단축 없이는 시간당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게 될 수 있음을 인식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피고는 위 산출근거에 기재된 근로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하는 합의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위 '[운전기사 임금 기준표]'에 그와 같은 기재를 하게 된 취지를 파악함에 있어 이 사건에 실제 적용되는 소정근로시간이 그와 일치하는지 여부는 문제되지 않는다.
한편, 이 사건 2011년 단체협약에 따른 월 소정근로시간은 165.4시간(2018. 12. 31.까지)인데, 이에 따라 시간당 고정급을 계산하면 2017년에 최초로 최저임금에 미달되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이 최저임금법의 제한을 회피할 목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하였더라도, 최저임금법 위반의 결과가 당장에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고, 이러한 경우에도 법정 최저임금액이 해마다 인상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위와 같은 소정근로시간 단축은 머지않은 장래에 최저 임금법의 취지를 잠탈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위와 같이 최저임금법 잠탈 의도가 확인된다면, 최저임금법 위반의 결과가 곧바로 나타나지 않았다고 하여 탈법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 위 대법원 판례(2016다2451호)도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탈법행위로서 무효라는 취지로 판시하였을 뿐, 실제로 위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결과를 반드시 야기해야 함을 지적하고 있지는 않다.
헌법 제32조 제1항은 국가에 최저임금제의 실시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근로조건인 임금에 관한 규율을 전적으로 노사 간의 집단적 자치 등에 맡겨둘 수 없음을 전제로 입법자에게 이를 강행적으로 규율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것이고, 이에 따라 입법자는 최저임금법상 이 사건 특례조항을 마련한 것이다. 특히 택시운전근로자에게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 이 사건 특례조항은 더 많은 운송수입을 얻으려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무리한 운행을 방지하여 일반 국민의 안전을 보호하고 운송질서를 저해하는 현상을 막고자 하는 목적 역시 전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행위를 협약자치 또는 사적자치라는 이유를 들어 유효하다고 판단하는 것은 이러한 규정 체계 및 취지와도 맞지 않는다. 따라서 소정근로시간 단축이 근로관계 당사자들 사이의 자발적인 합의에 의한 것이라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취지를 회피하기 위한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를 유효라고 할 수는 없다.
피고는 다른 택시회사들과 달리 전기차의 기준운송수입금을 낮췄으므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잠탈 의도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특례조항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인 초과운송수입금을 비교대상 임금에서 제외하여 고정급만을 기준으로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이 지급되었는지를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잠탈 의도 판단과 관련하여 기준운송수입금을 고려하는 것은 이 사건 특례조항의 문언 내용과 이 사건 특례조항을 둔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 피고의 위와 같은 주장은 강행법규인 최저임금법이 명백히 금지하고 있는 방식을 논거로 삼아 강행법규를 회피하는 합의를 유효하다고 하는 것이어서 타당하지 않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최저 임금 미달액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하는 반면, 근로자는 합의 당시 예상치 않았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를 회피한 탈법행위를 통해 초래된 불가피한 결과이다.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임에 따라 피고 주장하는 바와 같은 모순이 발생하는지 여부
피고의 주장처럼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무효라고 보면, 2013년 단체협약 체결 이후 설립된 대구 소재 택시회사들의 경우, 근로의무를 부담하기로 약정한 유효한 종전 소정근로시간 조항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택시운전근로자들의 근무형태나 근무시간 등에 비추어 법정 기준근로시간 범위 내에서 실제로 근로의무를 부담하는 시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확정한 다음, 최저임금을 상회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는지를 판단하면 될 것이므로 이를 이유로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유효라고 볼 수 없다.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 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을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졌음이 앞서 인정된 이상, 2020년 단체협약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이 5시간 40분으로 상향조정되었다는 이유만으로 2019년까지의 소정근로시간 단축에 관하여 잠탈 의도를 부정할 수 없다(이 사건에서 2020년 단체협약의 무효 여부는 쟁점이 아니나, 그렇다고 하여 피고 주장처럼 이를 유효하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소결론
이 사건 각 단체협약 중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한 부분은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모두 무효이다.
결론
그렇다면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서영애 정석원
각주1) 실제로 승객을 태우고 주행한 거리
각주2) 총 주행거리 중 실제로 승객을 태우고 주행한 거리
각주3) 을 제42호증의 1의 기재 중 요일별실차율 현황(표5-5)을 조사대수(법인택시 464대, 개인택시 311대)를 기준으로 가중평균하여 산출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