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1. 13. 선고 2022나312638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 중 피고에 대하여 원고에게 39,967,888원 및 이에 대한 2021. 1. 6.부터 2023. 1. 13.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피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 총비용 중 4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A'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입주자들로 구성된 자치기구이고, 피고는 위 아파트의 입주지정개시일 무렵인 2019. 12. 13.부터 2020. 10. 31.까지 위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수행한 회사이다.

나.

피고는 2019. 11. 20. 이 사건 아파트 건설사업의 사업주체인 C 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하 'C 재건축조합'이라 한다)과 공동주택 도급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다.

C 재건축조합 및 공동주택관리법 제11조 등에 따라 위 재건축조합으로부터 이 사건 계약상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이하 별도의 괄호표시가 없는 한 위 재건축조합 및 원고를 통칭하여 '원고'라 한다)는 계약기간 동안 이 사건 아파트 관리업무를 수행한 피고에게 위 계약 제10조에 따라 연차수당적립금 25,438,060원, 퇴직급여충당금 31,645,770원, 국민연금 9,937,470원, 고용보험료 957,210원, 건강보험료 1,043,120원이 포함된 도급비용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5 내지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의 주장

가.

원고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위임사무 처리에 필요한 선급비용으로 연차수당적립금, 퇴직급여충당금, 국민연금, 고용보험료, 건강보험료를 지급하였는데, 피고는 위와 같은 명목으로 받은 돈 중 ① 연차수당적립금 17,857,290원, ② 퇴직급여충당금 15,158,021원, ③ 60세 이상 경비 및 미화 직원들에 대한 국민연금 9,937,470원<2>, ④ 65세 이후 고용된 경비 및 미화 직원들에 대한 고용보험료 733,140원<3>, ⑤ 건강보험료 1,043,120원, 합계 44,729,041원을 실제 지출하지 않았다. 위 금액에서 사업주체인 F이 부담한 금액을 공제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39,967,888원(= 연차수당적립금 15,195,030원 + 퇴직급여충당금 13,886,157원 + 국민연금 9,167,974원 + 고용보험료 675,607원 + 건강보험료 1,043,12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실제 지출하지 않은 연차수당적립금 등이 있다 하더라도 이를 반환할 의무가 없다. 설령 이 사건 계약이 위임계약에 해당한다 하더라도 원고는 이 사건 계약 제10조 제5항에서 선급비용 반환청구권을 포기하였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반환할 돈은 없다. 또한 2019. 12.부터 2020. 2.까지 3개월 동안 사업주체인 F이 미입주자들의 관리비 43,598,610원을 대납하였으므로 원고에게 반환할 부당이득금이 남아있지 않다. 한편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연차수당적립금 중 9,018,050원을 실제 지출하였으므로, 연차수당적립금에 관한 부당이득반환의무는 16,420,010원(= 25,438,060원 - 9,018,050원)에 불과하다(2021. 10. 19.자 피고 준비서면 참조).

3.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의 법적 성격에 관하여

1)

수임인은 위임인에 대하여 위임사무의 처리에 필요한 비용의 선급을 청구할 수 있고(민법 제687조 참조), 선급비용이 남았을 때는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위임인에게 이를 반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5다227376 판결 등 참조). 한편 어떠한 계약이 위임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는 계약의 명칭 또는 형식적인 문언을 떠나 그 실질을 중시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다31645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관계를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은 위임계약으로 보아야한다.

①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업무를 위탁하면서 매월 위탁관리수수료와 관리업무에 투입된 인원에 대한 비용을 지급하기로 하였고, 피고는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아파트를 관리하고 그 처리상황을 보고하기로 약정하였다.

②

이 사건 계약 제2조는 피고가 공동주택관리법 제63조 및 같은 법 규칙 제29조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피고가 완성하여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③

이 사건 계약 제19조는 위 계약에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공동주택관리법령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공동주택관리법 제52조 제6항은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관하여 민법 중 '위임'에 관한 규정을 준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④

이 사건 계약 제6조는 이 사건 계약 이행을 위한 관리인원 및 그 인원의 근무형태를 정하고 있고 피고가 관리직원의 증감을 결정할 때에는 원고의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⑤

이 사건 계약 제10조는 관리비의 정산을 예정하고 있고, 제9, 17, 18조는 피고가 주기적으로 원고에게 사업계획안, 예산 및 결산, 관리비 부과 및 징수현황, 세무신고상황 등에 대하여 사전 승인을 받거나 사후 보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반환청구권 포기 약정에 관하여

이 사건 계약 제10조 제5항이 "원고가 도급의 완성을 위하여 지급한 도급금액을 피고에게 정산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나, 한편 앞서 든 증거들, 갑 제2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계약 제10조 제5항은 원고가 선급비용 반환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기로 약정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①

연차수당적립금, 퇴직급여충당금은 지급사유가 발생할 것을 예상하여 편의상 원고가 미리 피고에게 매월 예상비용을 선급하고 피고가 이를 보관하였다가 실제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 지출하는 돈이다.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원고에게 계속근로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에 대한 연차수당적립금, 퇴직급여충당금을 정산 후 반환하여 관리비를 절감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

②

이 사건 계약 제10조 제3항은 "관리직원의 인건비, 4대 보험, 연차, 퇴직적립금 등은 최저임금법 및 4대 보험 인상, 인하로 인한 변경이 있을 경우 변경된 금액을 원고가 소급하여 피고에게 지불한다."고 규정하여 피고의 연차수당적립금, 퇴직급여충당금, 4대 보험료의 정산의무를 예정하고 있다. 또한 피고는 이 사건 계약에 따라 사업계획안, 관리비 등에 관하여 원고로부터 사전승인을 받거나 원고에게 사후 보고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내용 역시 연차수당적립금 등의 정산의무를 예정한 것이라고 해석된다. ③ 공동주택관리법 제2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23조는 관리비를 위탁관리수수료와 일반관리비, 청소비 및 경비비(각 인건비 포함)로 구분하고 있고, 위 법 제90조는 "입주자대표회의 및 관리주체는 부정하게 재물 또는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거나 제공하여서는 아니 되고 관리비를 용도 외의 목적으로 사용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실제 지출하지 않는 연차수당적립금 등을 정산하지 않는 것은 결국 일반관리비, 청소비, 경비비 등으로 징수한 돈을 위탁관리수수료로 전용한 것이 되므로, 이 사건 제10조 제5항을 선급비용 반환청구권의 사전 포기로 해석하는 것은 매우 신중할 필요가 있다.

다.

부당이득 반환의무의 발생

따라서, 피고는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비용목적의 금원 중 위임받은 아파트 관리 사무에 실제로 사용한 비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원고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

라.

반환할 비용(부당이득금)의 계산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퇴직급여충당금 중 15,158,021원, 국민연금 중 9,937,470원, 고용보험료 중 733,140원, 건강보험료 중 1,043,120원을 실제 지출하지 않은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다.

나아가 을 제2, 5 내지 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면, 피고가 원고로부터 지급받은 연차수당적립금 중 16,470,000원[= 25,438,060원 - 실제 지출한 연차 수당적립금 8,968,060원{경비 D(을 제5호증 53쪽 연번 8번)에 대한 지급금액은 '292,060원'이 아니라 '242,060원'으로 봄이 타당하다(을 제6호증 10쪽)}. 한편 경비 E에 대한 지급금액은 292,070원(= 73,020원 + 219,050원)이다]을 실제 지출하지 않은 사실이 인정된다.

또한 을 제5 내지 9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입주자와 사업주체(C 재건축조합 및 F)가 이 사건 아파트의 입주지정기간이었던 2019. 12.부터 2020. 2.까지 3개월간 피고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비를 분담하여 지급한 사실이 인정된다.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피고가 반환하여야 하는 총 부당이득금에서 사업주체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부당이득금을 제외하면, 피고가 원고(현 입주자대표회의)에게 반환할 부당이득금의 합계는 39,967,888원<4>이 되고, 그 구체적 내역은 별지 기재와 같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 합계 39,967,888원(= 연차수당적립금 15,195,030원 + 퇴직급여충당금 13,886,157원 + 국민연금 9,167,974원 + 고용보험료 675,607원 + 건강보험료 1,043,12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소장 부본 송달 다음 날인 2021. 1. 6.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3. 1. 13.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되어야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되어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 인정금액을 초과하여 지급을 명한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태천(재판장) 이나현 안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