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5. 12. 선고 2022나323379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건강보험사업,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장기요양사업 등을 수행하는 공공기관이고, 망 A(이하 ‘망인’이라고 한다)은 E생으로 피고 공단에 입사하여 2019. 6. 30. 퇴직한 근로자이다. 선정자 C는 망인의 배우자이고, 원고와 선정자 D은 망인의 자녀이다.

나.

임금피크제 도입의 배경

1)

2013. 5. 22.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이 개정되면서 같은 법 제19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 역시 고령자고용법 부칙에 따라 2016. 1. 1.부터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했다.

2)

이에 피고는 2015. 12. 7.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58세였던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면서 대신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임금피크제 적용대상 근로자, 적용기간, 임금지급률 등 임금피크제의 운영방안에 관하여 협의했다.

다.

임금피크제의 시행 경과

1)

피고는 2015. 10. 29.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도입을 위한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1차 노사합의’라 한다).

<1>

2)

피고는 이 사건 1차 노사합의에 따라 2015. 11. 6.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제정하였는데,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3)

이후 피고는 2015. 12. 7. 인사규정을 개정하여 모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정하고, 2016. 1. 1.부터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이하 ‘이 사건 임금피크제’라 한다)를 시행하였다.

4)

피고는 2017. 7. 5. 노동조합과의 사이에 다음과 같이 임금피크제 적용기준을 일부 변경하는 내용의 노사합의를 체결하였다(이하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라 한다).

5)

피고는 이 사건 2차 노사합의에 따라 2017. 7. 17.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을 개정하였는데,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2>

6)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라, ‘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보수에 관한 지침’이 2017. 7. 26. 개정되었는데,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라.

관련 임금 소송

1)

임금피크제가 적용된 망인을 비롯한 피고의 근로자들(이하 ‘망인 등’이라고 한다)은 위 임금피크제가 무효라고 주장하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37374호로 임금소송을 제기하였다. 제1심법원은 2019. 6. 5. 임금피크제가 유효하다고 판단하여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고, 항소심법원은 2021. 12. 14. 망인 등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으며(서울고등법원 2019나2029394호), 대법원은 2022. 5. 12. 망인 등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였다(대법원 2022다206841호)(이하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이라 한다).

2)

한편, 망인 등은 피고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가합11884호로 상여금 등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므로 이를 반영한 시간외근무수당의 추가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제1심법원은 원고 승소판결을 선고하였고 2020. 9. 4. 피고의 항소취하로 그 무렵 확정되었다(서울고등법원 2020나2016455 판결)(이하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이라고 한다).

마.

이 사건 소송의 제기

원고 및 선정자들은 망인의 명의로 2020. 7. 14. 피고에게 추가 임금 및 퇴직금 등의 차액을 지급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지급요청서를 보낸 후, 2021. 1. 12.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1 내지 8, 12, 13, 20, 22, 23, 24호증, 을 제1, 7, 12, 13, 14, 17, 18, 24, 25호증의 각 기재(각 가지번호 있는 경우 가지번호 포함) 및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

원고의 주위적 청구 중 피크임금 재산정과 관련한 청구는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에서 예비적 청구형태로 원고의 권리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으므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 또한 원고는 소액사건심판법의 적용을 받기 위해 임금 채권을 분할하여 청구를 함으로써 소권을 남용하였다.

나.

판단

이 사건 소 제기 당시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은 이미 항소심 진행 중이었고, 원고는 자유롭게 예비적 청구와 별소 중 어느 절차에 따를 지 선택할 수 있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 원고가 소권을 남용하였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청구별 쟁점 및 판단 요지

나.

기판력 저촉 여부

1)

피고의 주장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은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삭감된 망인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청구권이고,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는 소급삭감과 관련한 부분뿐만 아니라 피크임금 재산정과 관련한 부분 역시 임금피크제가 적용되어 삭감된 망인의 임금 및 퇴직금의 일부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의 소송물도 임금피크제 적용기간 동안 삭감된 망인의 임금 및 퇴직금 지급청구권으로서 위 관련 소송의 소송물과 동일하며, 그 주장의 사실적 전제인 임금피크제의 유효성 여부는 소송물을 달리 볼 근거가 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된다.

2)

판단

두 개의 소송물이 동일한 사실관계를 토대로 하는 경우에도 청구원인이 서로 다르다면 별개의 소송물이라 할 것인데(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626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은 임금피크제와 관련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 및 운영규정이 무효임을 전제로 종전의 보수규정을 임금의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 및 그 종료에 따른 임금 등 청구권이고, 이 사건 소의 소송물은 위 합의 및 운영규정이 전체적으로 유효함을 전제로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와 운영규정을 임금의 내용으로 하는 근로계약 및 그 종료에 따른 임금 등 청구권이다. 위 각 청구권은 근로계약의 본질적인 내용인 임금을 구성하는 이 사건 1, 2차 노사합의와 운영규정의 유효성을 달리하여 양립할 수 없는 관계에 있으므로, 위 노사합의 등의 무효 여부에 관한 주장을 원고의 청구를 이유 있게 하는 공격방어방법에 불과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소의 소송물과 이 사건 제1 관련 소송의 소송물이 다르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임금 소급삭감에 따른 청구(순번 1, 2, 3)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이 사건 제2차 노사합의를 통하여 망인과 같은 3년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의 임금지급률을 피크임금 대비 80.5%에서 75%로 변경하면서, 2017. 1.부터 2017. 6.까지 지급한 금액을 고려하여 2017. 7.부터 2017. 12.까지는 지급률 66.9%를 적용하였다. 이는 사실상 2017. 6.분 이전의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 것에 해당하여 개별 근로자인 망인의 동의가 없는 이상 무효이므로, 피고는 그 차액 2,790,000원 및 이에 따른 2018. 8. 성과급 차액 169,000원, 2019. 6. 30. 퇴직금 차액 41,6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지급률을 66.9%로 정한 것이 소급삭감에 해당하는지 여부

가)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2017. 1.분부터 2017. 6.분까지 망인 등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들에게 80.5%의 지급률로 임금을 지급한 점을 고려하여, 2017년 연간 지급률이 75%가 되도록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부칙을 개정하였음을 알 수 있다.

나)

그러나 갑 제1 내지 3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피고가 2017. 7.분부터 2017. 12.분까지의 지급률을 66.9%로 정한 것은 구체적으로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에 대한 소급삭감으로 볼 수 없다.

①

법률행위에 따라 작성된 처분문서에 담긴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문언대로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하고, 한편 단체협약은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 향상을 위하여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교섭을 거쳐 체결하는 것이므로, 그 명문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다86287 판결 등 참조). 그러나 단체협약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언 해석을 둘러싼 이견이 있는 경우에는, 해당 문언 내용, 단체협약이 체결된 동기 및 경위,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단체협약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과 그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21두31832 판결 등 참조).

②

2016. 1. 1.부터 시행된 이 사건 임금피크제 운영규정(갑 제1호증)에 따르면, ‘피크임금’은 임금피크제 적용일 직전 1년 동안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및 월정직책금을 합산한 금액을 뜻하고(제2조 제3호, 제7조 제1항), ‘임금지급률’은 피크임금을 기준으로 임금조정기간 동안 연차별로 지급하는 임금의 비율을 의미한다(제2조 제4호). 그러므로 ‘임금지급률 75%’는 연간 지급되는 임금 총액이 피크임금의 75% 상당액이라는 의미에 지나지 않고, 매월 지급되는 임금이 일률적으로 피크임금 월액(= 피크임금/12개월)의 75% 상당액이어야 한다는 뜻까지 내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임금지급률은 피크임금 대비 연간 임금 총액의 비율을 의미하므로, 피고가 2017. 7.에 이르러 이 사건 2차 노사합의를 통해 임금지급률을 75%로 낮추면서 장래 지급될 2017년 하반기 임금만을 삭감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③

2017. 7. 5.자 노사합의서(갑 제3호증)에 의하면 ‘3년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1957~1959년생)의 임금지급률은 공단 기준 피크임금 대비 75%를 적용하되, 2017년도에 한정하여 공단 기준 피크임금 대비 총 임금지급률이 연간 75%가 되도록 2017년 7월 임금부터 임금지급률을 조정하여 지급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제2항).

그리고 위 2017. 7. 5.자 노사합의에 따라 2017. 7. 17.자로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 규정(갑 제2호증)은 제8조 제1항 제1호에서 임금지급률을 75%로 규정하면서도, 부칙 제4조에서 ‘2017년 7월부터 12월까지의 보수는 2017년 1월부터 6월까지 보수로 지급한 금액을 고려하여 다음 표에 따른 임금지급률(66.9%)을 곱하여 산정한 금액으로 지급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위 2017. 7. 5.자 노사합의서와 위 개정된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는 3년제 임금피크제 적용대상자(1957~1959년생)의 임금지급률은 75%를 적용하되, 2017년도 하반기에 한정하여 임금지급률을 75%보다 낮은 66.9%를 적용하여 감액 지급한다(이를 통하여 2017년 연간 임금지급률이 75%가 되도록 조정한다)는 것일 뿐, 이미 지급된 상반기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다는 것이 아니다. 2017년 하반기 임금을 감액 지급함에 상반기 임금액을 고려하여 66.9%만 지급한다고 하여 곧바로 이미 지급된 상반기 임금을 사실상 소급삭감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

④

원고는 망인의 2017. 6.분 이전의 임금이 소급삭감되었다고 주장하면서도 위 기간의 임금이 아니라 그 삭감분에 해당하는 2017. 7.분 이후의 임금을 청구한다. 이는 연간 지급률 변경에 따라 경제적인 측면에서 기지급분이 75%로 감축되는 효과가 있으므로 소급삭감에 해당한다는 주장으로 보이나, 경제적인 효과와 포기, 지급유예, 반환 등은 구별된다. 또한 경제적인 측면만 보더라도 지급률 감소에 대한 부분은 정부 지원금을 통하여 보전될 수 있고, 망인의 조정임금과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합계가 피크임금의 90%에 미달할 경우 피고가 상생고용지원금으로 보전하기로 하였으므로 망인에게 임금 감축의 효과가 있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소결론

피고가 66.9%의 지급률을 적용한 것이 2017. 1.분부터 2017. 6.분까지의 기지급 임금을 소급삭감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를 전제로 망인의 미지급 임금 및 성과급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라.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청구(순번 4 내지 7)에 관한 판단

1)

피크임금 재산정 여부

가)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⑴ 원고

이 사건 노사합의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르면, 임금피크제에서 피크임금은 직전 1년 동안 대상자의 기본급, 제수당, 상여금 및 월정직책금을 합산하여 산정하고, 보수는 위와 같이 산정된 피크임금에 임금지급률을 곱하여 산정한다. 그런데 관련 통상임금 소송에서 망인의 시간외근무수당 및 휴일근무수당(이하 모두 ‘시간외근무수당’이라고 한다)이 증액되었으므로, 이에 따라 피크임금 역시 재산정되어야 한다.

⑵ 피고

피고와 피고의 노동조합은 노사합의를 통하여 피크임금에 포함할 시간외근무수당의 산정 방식을 실제 시간외근무시간과는 상관없이 보수규정 등에 따라 인정 가능한 최대한의 시간외근무시간에 해당하는 고정금액을 시간외근무수당으로 설정하여 이를 개인별 피크임금 산정에 반영하는 것으로 정함으로써 위 산정 방식을 넘는 시간외근무수당에 대해서는 피크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명백히 합의하였다. 또한 운영규정상 재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피크임금을 소급하여 재산정할 수 없고, 비록 망인이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으로 시간외근무수당 등을 추가로 수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크임금 재산정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

나)

판단

⑴ 임금피크제는 근로자에게 일정 연령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조건으로 임금을 조정하여 그 절감 재원으로 신규직원을 채용하는 제도이다. 임금피크제에서 피크임금은 임금피크제 적용상 기간의 보수를 감액 조정하기 위한 기준금액으로서, 피크임금에 임금지급률을 곱하는 방법으로 최종 임금 감액률이 결정된다. 공공기관에서의 임금 감액률은 총인건비 한도 내에서 신규채용 목표 인원에 따라 기관들의 특성에 맞게 설정되고, 노사간 자율적인 협의에 따라 설계하도록 되어 있다. 즉, 피고와 피고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은 자율적인 협의를 거쳐 피크 금액의 산정방법과 임금지급률을 결정하고, 이에 수반하여 정부의 임금피크제 지원금의 지급 여부, 피고에 의한 상생고용지원금의 보전 등을 추가로 논의하게 된다.

⑵ 피고가 노사합의를 거쳐 피크임금을 임금피크제 적용일 기준으로 직전 1년 동안 대상자의 임금 총액(경영평가·내부평가 성과급, 자녀학자금 제외)으로 정하면서 수당 중 야간근무수당은 제외하고 시간외근무수당은 근로자들의 직급별 월 인정시간을 반영하였음은 다툼 없거나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이러한 사정과 앞서 든 증거들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을 통해 일부 누락된 것으로 밝혀진 통상임금을 포함하여 계산한 시간외근무수당을 반영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①

임금피크제 운영규정 및 노사합의에 따라 피크임금 산정 시 포함되어야 하는 시간외근무수당은 정당한 계산을 통해 산정한 시간외근무수당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 산정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잘못 적용하여 시간외근무수당이 일부 누락된 것이 발견되더라도 이를 피크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내용의 명시적인 합의가 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②

피고가 피크임금의 소급 재산정은 불가하다는 노사합의의 근거로 제출한 을 제2호증은 임금피크제도 노사점검위원회의 회의록에 불과하므로 위 증거만으로 그와 같은 노사합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승진하는 경우 등에만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도록 제한적으로 열거한 것은 산정 이후의 사정변경에 따른 재산정을 제한하고자 하는 취지로 보일 뿐 당초부터 피크임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수당이 누락된 경우에도 재산정을 제한하려는 취지로 볼 수는 없다.

③

피고는 고유의 산정 방식에 의한 고정금액을 주장하나, 피크임금에 포함되는 시간외근무수당의 계산에 직급별 인정시간을 반영하는 외에 그 기초가 되는 통상임금의 범위 등에 관하여도 별도의 합의를 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데, 위 고정금액은 실제 근무 시간과 관계없이 직급별 인정시간을 기초로 시간외근무수당을 일괄적으로 산정한 금액을 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은 피고의 시간외근무수당 추가 지급의무와 관련하여 근무 시간이 아니라 통상임금의 범위에 상여금 등이 포함되는지가 쟁점인 소송이므로, 시간외근무수당 산정에 위 판결의 취지를 반영하는 것과 직급별 인정시간을 반영하는 것은 서로 배치되지 않고, 이를 통해 증액된 시간외근무수당이 피고가 주장하는 산정 방식을 넘는 시간외근무수당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 및 선정자들에게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망인의 추가 임금, 중간정산퇴직금, 퇴직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

가)

주장

원고의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망인의 2017. 6.까지의 추가임금 청구(순번 4) 및 중간정산퇴직금 청구(순번 6)는 각 발생일로부터 3년이 지나 시효 완성으로 소멸하였다.

나)

판단

⑴ 갑 제13, 2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망인이 2020. 7. 14. 피고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라 늘어난 망인의 임금, 퇴직금지급을 요청한 사실, 위 내용증명 우편이 2020. 7. 16. 피고에 도달한 사실이 인정되고, 망인은 그로부터 6개월이 지나기 전인 2021. 1. 12.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사실은 이 법원에 현저하다.

이에 의하면,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2017. 6.까지 망인의 추가임금 청구(순번 4)는 망인이 피고에게 내용증명 우편으로 청구하기 전에 이미 3년이 도과되었으므로 이로써 시효가 완성되어 소멸되었다.

또한 미지급 중간정산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 기산점은 퇴직금 중간정산일로 보아야 하므로(대법원 2006. 5. 26. 선고 2003다54322, 54339 판결 등 참조),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망인의 중간정산퇴직금 청구(순번 6) 역시 각 중간정산일인 2016. 6. 30.으로부터 3년의 시효가 지나 소멸하였다.

⑵ 이에 대하여 원고는, 이 사건 제2 관련 소송이 법원에 계속 중이었고, 위 소송은 2020년 하반기에서야 확정되었는데, 관련 소송의 확정 전에 청구를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피고의 소멸시효 항변은 신의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으로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관련 소송이 아직 확정되지 않고 법원에 계류 중이었다는 사유만으로 시효 완성 전에 권리행사가 불가능 또는 현저히 곤란하였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⑶ 원고는 다시, 피고가 2020. 7. 16. 추가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내용증명을 받고도 이에 대한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음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소멸시효의 이익을 원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하였고, 2021. 3. 4. 피고에게 중간정산퇴직금 차액 중 경영평가성과금 누락 부분을 반영한 돈을 지급하기도 하였으므로, 이는 채무의 승인 내지 시효이익의 포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원고의 최고장에 대하여 곧바로 반박하는 내용의 답변을 하지 않았다는 사유만으로 시효중단사유로서 채무의 승인을 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가 경영평가성과급 누락부분을 명시적으로 특정하여 이를 반영한 중간정산퇴직금 차액만을 소송 중 지급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나머지 청구에 대하여서까지 시효완성으로 인한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마.

순번 5, 7 청구의 인정 범위

피고는 망인의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이 545,353원인 점,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퇴직금이 77,274원인 점에 대해서는 명시적으로 다투지 아니하므로 위 금원을 피크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 및 퇴직금으로 인정한다.

바.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선정자 C에게 266,840원[= (545,353원 + 77,274원) × 상속지분 3/7], 원고, 선정자 D에게 각 177,893원[= (545,353원 + 77,274원) × 상속지분 2/7]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망인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19. 7. 15.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나 범위에 관하여 다툼이 타당한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22. 8. 24.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임금 등을 지급하지 않은 것이 불법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는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 인용되지 아니한 범위 내에서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도 판단해 달라는 취지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가 드는 사정과 원고가 제출한 증거를 모아 보아도 관련 노사합의 및 임금피크제 운영규정에 따른 임금 등의 미지급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예비적 청구는 나아가 살필 것도 없이 이유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와 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김태천(재판장) 김정섭 박소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