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2. 1. 선고 2022노188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F의 일관된 진술, 근로계약서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면, F이 주식회사 D와의 관계에서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는 점이 인정되므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남 양산시 B, C호에 있는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의 대표로서 상시 9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승강기설치 공사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금품청산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D에 고용되어 포항시 북구 E 1층에 있는 D 포항 지점에서 2019. 9. 16.부터 2020. 8. 31.까지 근로하다 퇴직한 F의 임금 합계 1,785만 원(2020. 2.부터 같은 해 8.까지 7개월간 매달 255만 원씩 발생한 임금의 합계액임)과 차량지원금 합계 315만 원(2020. 2.부터 같은 해 8.까지 7개월간 매달 45만 원씩 발생한 차량지원금의 합계액임)을 당사자 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기준법위반(해고예고수당 미지급)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하고자 할 때에는 적어도 30일 전에 그 예고를 하여야 하며 30일 전에 예고를 하지 아니할 때에는 30일분 이상의 통상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F을 2020. 9. 1.경 해고하면서 30일 전에 해고예고를 하지 아니하였고, 통상임금의 30일분에 해당하는 해고예고수당 2,721,840원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공소사실이 전제한 바와 같이 고소인 F이 그 업무의 실질에 있어 종속적인 관계에서 D에 고용되어 근로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다.

①

F은 D의 업무를 처리함에 있어 업무처리에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비정기적으로 현장을 방문하거나 은행 대출 등을 위하여 관계인을 만나거나 금융기관 등에 출석하였을 뿐 출퇴근 일정, 시간에 별다른 제한이 없었고, 근무장소에도 특별한 제한이 없었으며, 근로계약서를 제외하고, F에 대하여 적용되는 근무관련일지,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이 존재하였다고 볼만한 자료 또한 없다.

②

F이 수행하는 업무의 방법과 내용에 대하여 피고인이 주기적인 보고를 받았다거나, 달리 F이 피고인이나 D의 직원으로부터 일상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는 점을 확인할 만한 자료도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F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금융 업무를 성사시켜 수익금이 발생하면 사무실 비용과 F 자신의 인건비를 공제한 나머지를 피고인과 나누기로 하였다는 정황이 드러나는바, F이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고 있었다는 것으로서, 이는 근로자로서의 종속적인 근로관계에 반대되는 대표적인 징표이다.

③

수사기관에서 F은 “제가 근무 당시 행정업무를 사무실 내 제가 사용할 컴퓨터가 없어 개인 노트북으로 자료를 만드는 등 업무를 수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면서 출력한 자료를 제출하였는데, 그 제목은 ‘근로계약서 및 사무실 업무 진행상황 회의 안건’이라는 자료로서, 근로자가 근로계약서 원본이 아닌 근로계약서 파일을 자신의 개인 노트북에 보유하고 있었다는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사무실 업무 진행상황에 관한 문건의 표제가 ‘보고’ 안건이 아닌 ‘회의’ 안건이라는 점 또한 회사 또는 피고인과 F 사이에 과연 종속적 상하관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④

F은 D와 사이에 근로기간을 2019. 9.부터 2020. 8.까지로 한 근로계약서를 수사기관에 제출하였으나, 직인조차 제대로 찍혀 있지 아니하고, 작성 경위, 그 금액과 지급명목의 형태(차량유지비), 상호간에 오간 논의의 경과(수수료 지급 약속), G 대표인 증인 H의 증언에 나타난 바와 같이 F이 2020. 3.경 증인 H 운영 회사가 건축하는 I 전원주택 공사의 대출업무를 수수료 약속과 함께 의뢰받아 수행하기도 하였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근로계약서는, F의 업무 수행 또는 기본적인 인건비 확보를 위한 장치였던 것으로 보이고, F이 단지 위 임금만을 목적으로 D의 사업장에서 종속적인 관계로 근무하기 위하여 작성되었던 것이라 볼 수도 없다.

⑤

한편, 수사단계에서의 피의자신문조서는 내용 부인하여 증거로 할 수 없고, 그 밖에 고소인 F이 원심 법정에서 추가로 제출한 자료들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F을 근로자로 인식한 상태에서 금품청산의무를 위반하였거나 해고예고수당을 미지급하였다는 점에 관한 공소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7. 선고 2006도777 판결 등 참조).

민사판결에 의하여 확정된 사실은 다른 민사, 형사사건 등의 판결에서 법원이 구속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유력한 증거가 된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395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더하여,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F이 D에 대하여 임금을 목적으로 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것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F이 위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와 같이 판단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은 정당한 것으로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F은 2021. 3. 17.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에 D를 상대로,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고용관계를 주장하면서 임금 등을 청구하였는데, 위 법원은 2022. 8. 24. F이 위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 전부 패소 판결을 선고하였고, 위 판결은 2022. 9. 14. 확정되었다. 위 판결의 주된 취지는 다음과 같다.

㉠ F은 D의 대표자인 피고인과의 사이에 금융대출사업을 동업으로 진행하기로 하여, 사무실 비용과 인건비 등을 공제한 수익을 50%씩 나누기로 하고, 엘리베이터 설치 영업에 성공한 경우에는 위 회사로부터 건당 1,000,000원을 지급받기로 하였다. ㉡ F은 피고인에게 금융대출사업을 함에 있어 법인 명의가 필요하다고 하여 위 회사의 포항지점을 만든 후 그 소속으로 하였고, 금융대출사업으로 인한 수익이 바로 발생하기 어려우므로, 급여 명목으로 생활비를 지원받기로 하였다. ㉢ 당초 F, 피고인과 함께 금융대출사업을 동업하기로 하였던 Q의 경우에도 위 회사의 급여대장에는 근로자로 기재되어 있다. ㉣ F은 비정기적으로 출‧퇴근하였고, 위 회사가 F에게 지급한 금원 역시 일정하지 않았다. ㉤ F이 제출한 근로계약서는 F의 노트북에 저장되어 있었던 것으로 D의 직인이 찍혀 있지 않고, 이는 F의 생활비 지원을 위하여 형식적으로 작성되었을 여지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한(재판장) 남명수 이준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