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A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 A을 징역 8월에 처한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의 요지(2021고단1938 사건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에게 편취의사가 없다고 판시하였다.
그러나, ① 피고인 A은 스스로 주식회사 E(이하 ‘E’라 한다)의 재정 상태가 어려웠음을 시인하였고, ② E의 회생절차개시신청서에 의하더라도, 2017년부터 매출이 감소하고 유동성 부족에 시달렸음이 인정되고, ③ E의 회생개시결정문에 의하면 2019. 12. 31. 기준으로 자산이 58억 원, 부채 64억 원으로 채무초과 상태였고, 만일 위와 같은 재정 상태를 피해자 C에게 알렸더라면 피해자 C은 총 11회에 걸쳐서 100,853,500원 상당의 기계 부품을 납품하지 않았을 것이므로, 피고인의 편취의사는 인정된다.
그럼에도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피고인 A에 대한 원심의 형(징역 1년)에 대하여 피고인 A은 너무 무거워서, 검사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인 B에 대한 원심의 형(벌금 50만 원의 선고유예)는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21고단1938 부분)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 A은 대구 달서구 D에 소재한 자동화기계 제조업체인 E의 운영자이고, 피해자 C은 대구 달서구 J에 소재한 기계 부품 제조업체인 K의 운영자이다.
피고인 A은 2018. 12.경 위 K 사무실에서 마치 정상적으로 물품대금을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에게 기계 부품을 주문하였다.
그러나 사실 E는 2015.경 법인을 설립하면서 공장을 신축하느라 약 40억 원 정도의 대출을 받아 피해자 C에게 기계 부품을 주문할 당시 부채가 약 55억 원인데 반해 자동차 산업의 침체 및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L의 경영 악화로 매출이 크게 감소하였으며 이로 인하여 다른 거래처에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직원들에 대한 상여금도 체불하는 등 재정상태가 매우 열악하였기 때문에 피해자 C으로부터 기계 부품을 납품받더라도 그 대금을 정상적으로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 A은 위와 같이 피해자 C을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C으로부터 2019. 1. 8.경 7,700,000원 상당의 기계 부품을 납품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0. 1. 10.경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11회에 걸쳐 합계 100,853,500원 상당의 기계 부품을 납품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의하면, 피고인 A이 피해자 C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무렵 E의 재정상황이 악화되어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피해자에 대한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 A이 피해자 C으로부터 물품을 공급받을 무렵부터 피고인 A에게 편취할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면서 이 부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E는 2019. 12. 31. 기준 자산이 58억 1,800만 원, 부채가 64억 1,100만 원에 이르는 적지 않은 규모의 회사이다.
E는 2019. 1.경부터 2020. 1.경까지 피해자 C으로부터 임가공 기계를 납품받았는데, 그 기간에 해당하는 2019년경의 총 매출액이 6,172,349,000원에 달하고, 그 밖에 주식회사 L 미국법인, 한국법인, 인도법인과 체결한 자동차조립설비계약에 의하여 물품을 납품하는 등 조업을 하였고, 주식회사 L 중국법인과 N 주식회사와 납품계약을 체결하였으나 계약이 파기되었다.
피고인 A과 피해자 C이 기계 임가공 거래를 시작했을 때에는 구체적인 거래조건을 정한 바가 없었고, 통상 관행상 3개월 정도 거래대금의 지급이 지연되거나 6개월 정도 지연되기도 하며, 피고인 A은 피해자 C에게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
피고인 A은 피해자 C에게 2019. 4. 5. 770만 원, 2019. 8.경 1,485만 원, 그 이후 추가로 500만 원을 변제하였다.
E의 주거래처인 주식회사 L의 경영악화로 매매대금을 제때에 회수하지 못하였고, 실제로 2020. 11.경 주식회사 L로부터 3억 원의 채권을 지급받았다.
당심의 판단
사업의 수행과정에서 이루어진 거래에 있어서 그 채무불이행이 예측된 결과라고 하여 그 기업경영자에 대한 사기죄의 성부가 문제된 경우, 그 거래시점에 그 사업체가 경영부진 상태에 있었기 때문에 사정에 따라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사기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는 것은 발생한 결과에 따라 범죄의 성부를 결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설령 기업경영자가 파산에 의한 채무불이행의 가능성을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태를 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고, 계약이행을 위해 노력할 의사가 있었을 때에는 사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6도18432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원심의 이유와 판단을 검사가 제출한 증거와 대조하여 보건대, 검사가 적시한 바와 같이 피고인 A이 운영하던 E가 피해자 C과 거래를 할 때 회사의 재무상태가 적자였다는 사정만으로는 피고인 A에게 E의 사정이 어려워 파산에 이를 수 있다고 예견하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이고, 달리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피고인 A의 편취의사를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이유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A은 피해자 H과 합의를 하기는 하였으나, 실제 피해액 1억 4,560만 원 중 상당 부분이 변제되지 않았고, 피해자와의 신뢰관계를 이용하여 한 범죄로 죄질이 좋지 않다.
그러나, 피고인 A은 피해자 H에 대한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이 사건 이전에 벌금형을 넘는 처벌을 받은 적이 없으며, 피해자 H은 당심에서 2,000만 원을 추가로 변제받고 피고인 A의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다시 제출한 점, 판결이 확정된 근로기준법위반죄 등과 함께 판결을 받았을 경우 형평을 고려하여야 하는 점,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 황 등 이 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너무 가볍다기 보다는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판단된다.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B은 이 사건 범행을 자백하고 있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편취액이 소액이고, 피해자 H으로부터 고소취하가 있었던 점, 그 밖에 피고인 B의 나이, 경력,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사건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적정하다고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나, 피고인 A의 항소는 이유 있 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아래와 같이 다시 판결한다(주문에서 별도로 검사의 피고인 A에 대한 항소를 기각하지는 않는다).
[피고인 A에 대한 다시 쓰는 판결 이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