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8. 30. 선고 2022노2730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으나,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D은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의 근로자에 해당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할 증거가 충분하므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가.

D은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서 조사받을 당시 “피고인이 C를 운영할 때부터는 피고인이 명의ㆍ실질 대표였으며, 저 D과 E는 근로자로 일을 하였습니다.”, “C에서 일을 할 때부터는 급여를 매달 지급받았습니다.”라고 진술하였다.

나.

D은 원심 법정에서도 ‘피고인이 C의 사장, D, E는 이사로 근무하였고, 피고인이 C를 전반적으로 운영하였으며, D은 회계관리 등 정해진 업무를 담당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다.

피고인도 대구지방고용노동청 대구서부지청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하고, 퇴직금 대신 D의 생명보험 보험료를 일정 금액 납부하였다고 진술하였다. 이에 따르면, 피고인도 자신이 사용자로서 D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C의 자금을 피고인이 전적으로 관리하면서 사업주로서의 판단으로 D의 생명보험 보험료를 납부한 것으로 보인다.

라.

또한, C에서 근무한 E는 원심 법정에 출석하여 ‘피고인이 C의 사장이었고, D과 E는 피고인에게 업무를 보고하고 피고인의 지시로 업무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마.

피고인도 D, E와 마찬가지로 월 30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다고는 하나 이는 적자가 나더라도 월 300만 원의 급여를 보장받기 위한 것이었을 뿐이고 C의 계좌는 피고인이 관리하였다.

2.

판단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대구 달서구 B에 있는 ‘C’ 대표로서 상시 근로자 8명을 고용하여 섬유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01. 11. 20.경 위 업체에 고용되어 2018. 12. 23.경까지 근무하다가 퇴직한 근로자 D에 대한 퇴직금 50,330,098원을 당사자 사이의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그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법리 및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및 사정을 종합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근로기준법상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의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과 D, E, F은 1995년경 G이라는 상호로 개인사업체 형태로 섬유제조업체를 동업으로 운영하였다. 사업자 명의는 피고인 앞으로 되어 있었다. 이후 2001년경 피고인과 D, E 등은 G을 폐업하고, 피고인 명의의 개인사업체 형식으로 C라는 상호로 동일한 영업을 영위하였다. 이 과정에서 피고인과 D을 포함한 위 동업자들의 업무가 변경되었다거나 종전 동업관계를 정산하는 활동은 없었다.

②

D은 G 및 C에 근무하면서 회계 등 사무와 현장관리 업무를 담당하였다. 이 과정에서 D과 피고인 사이에 근로계약서를 체결한 것은 없었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D이 피고인으로부터 지시를 받는다거나 D이 수행한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에게 보고하는 등의 조치가 있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여, 피고인과 D 사이에 종속적 관계가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

③

G 근무 당시 D과 피고인 등은 G 운영 과정에서 발생한 이익에 따라 급여를 지급받는 구조였고, 이후 C로 전환된 이후에는 D은 월 300만 원씩을 지급받는 구조로 변경되었다. 그런데 피고인 또한 C에서 D, E와 동일하게 300만 원을 지급받는 체제였으므로, 단지 D의 급여 지급 체제가 월급제로 변경되었다는 사정만으로 D의 지위가 종전 동업관계에서 피고인의 근로자로 바뀌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④

D은 원심 법정에서 G에서 C로 상호가 변경될 당시 피고인에게 3,000만 원을 투자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이 점 또한 D을 피고인의 근로자로 평가하기 어려운 사정이다.

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보면, 피고인과 D의 관계는 고용주와 근로자라기보다는 C를 공동으로 운영하는 동업관계로 봄이 자연스럽다.

다.

당심의 판단

1)

관련 법리

가)

형사재판에서 공소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도2823 판결 등 참조).

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아닌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는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ㆍ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당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ㆍ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의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의 근로자 지위 인정 여부 등의 경제적ㆍ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마음대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44276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인 판단

가)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을 보태어 보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D이 피고인이 운영하는 C의 근로자라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⑴ D이 2001. 11. 20.경부터 2018. 12. 23.경까지 C에 근무하면서 근무내용에 관하여 피고인의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오히려 D은 원심 법정에서 ‘피고인으로부터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지시받는 식으로는 하지 않았다<1>.’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E도 원심 법정에서 ‘G에서 C로 바뀌는 데 명칭만 바뀌었고 운영 형태는 바뀐 것이 없었다. C에 근무하면서 피고인, D, E는 출퇴근시간을 거의 지켰지만 다소 자유롭게 하였다<2>. 위 3명을 제외한 나머지 직원들은 퇴직할 경우 퇴직금을 정산해서 주었다<3>.’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이 사장 직함을 가지고 D에게 업무지시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거나 D이 피고인에게 업무에 관한 보고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는 C 내에서의 지위와 역할, 업무의 처리 절차 또는 방식에 따른 것일 뿐 위와 같은 진술 내용에 비추어 보면 그러한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D의 근무 내용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휘ㆍ감독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⑵ 또한, D이 피고인으로부터 고정적인 급여만을 지급받았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 D은 원심 법정에서 ‘영업이 잘 되어 수익이 나면 술값 정도 인센티브를 받기도 하였다<4>. 월급 말고도 돈을 받은 적이 있는데 C의 모든 근로자들이 받은 것은 아니고, D, E만 받았다<5>.’라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E도 원심 법정에서 ‘C에 수익이 났을 때 다른 종업원들을 제외하고 피고인, D, E 3명이 수익을 나눠가졌다<6>.’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⑶ 아울러, D이 2018. 12. 23. 피고인과의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하면서도 그로부터 약 2년 3개월이나 경과한 후인 2021. 3. 30.에서야 퇴직금 미지급을 이유로 피고인을 노동청에 고소한 점도 피고인과 D 사이에 근로관계가 있었다는 사실과는 쉽게 양립하기 어려운 이례적인 모습이다.

나)

따라서 위와 같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검사의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최종한(재판장) 김경민 전제균

각주1) 공판기록 제52쪽 참조

각주2) 공판기록 제100, 101쪽 참조

각주3) 공판기록 제104쪽 참조

각주4) 공판기록 제65, 66쪽 참조

각주5) 공판기록 제66, 67쪽 참조

각주6) 공판기록 제106 내지 109쪽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