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8. 23. 선고 2022노3743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사실오인)

2020년 단체협약에 의하면 택시 운전기사가 1일 4시간 30분의 실 영업시간을 근로한 경우에 한하여 1일 5시간 40분을 소정근로시간으로 인정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비록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고 하더라도 위 실 영업시간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소정근로시간 근로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게 전제되어 있다. 설령 위 합의가 관련 법령에 위배되어 무효가 된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무효 사실을 알지 못하였던 피고인에게 고의가 있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E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에 대한 고의 또한 인정된다.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E는 2020. 3., 같은 해 8. 및 같은 해 9. 불성실 근로를 이유로 각각 504,881원, 79,816원, 154,239원이 해당 월 임금에서 공제되어 위 금액을 지급받지 못하였다(증거기록 2권 55, 60, 61면). 그런데 피고인 운영의 C 주식회사와 G노동조합 C(주) 분회 사이에 2020. 2. 6. 체결된 2020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서(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에 의하면 불성실 근로를 이유로 한 공제의 근거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②

D조합에서 작성한 설명자료(이하 ‘이 사건 설명자료’라 한다)에 의하면, 근로자가 ㉠ 월 운송수입금 400만 원 미만을 납입하고, ㉡ 월간 실 영업시간이 112.5시간(= 1일당 실 영업시간 4시간 30분 × 월간 근로일수 25일)을 미달하는 경우에 그 부족시간에 미터기 작동 시간당 운송수입금 35,555원(= 월 운송수입 4,000,000원 ÷ 월간 실 영업시간 112.5시간)을 곱한 금액(이하 ‘이 사건 공제금’이라 한다)을 임금에서 공제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E가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정한 실 영업시간을 미달하여 근로하여 그 부족분을 임금에서 공제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증거기록 2권 76면), E가 2020. 3., 같은 해 8. 및 같은 해 9. C 주식회사에 월 운송수입금으로 각각 납입한 금액이 모두 400만 원 미만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E의 임금 공제분은 이 사건 설명자료에 따른 위 공제 방식에 따라 산정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의하면 위와 같은 경우에 사용자가 이 사건 설명자료에 따른 방식으로 산정한 이 사건 공제금을 근로자의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해석할 만한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③

이 사건 설명자료에 따르면, 월간 실 영업시간이 112.5시간에 미달하는 근로자라 하더라도 월 운송수입금 400만 원 이상을 납입하는 경우 임금에서 이 사건 공제금을 공제하지 않는 반면, 월 운송수입금 400만 원 미만을 납입하는 경우에는 임금에서 실영업시간을 반영한 이 사건 공제금을 공제하게 된다. 결국 이 사건 설명자료에 따라 근로자가 월 운송수입금 400만 원 미만을 납입한 경우에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공제하는 이 사건 공제금은 그 실질이 월 운송수입금 부족분이라고 봄이 타당하고, 이때 실 영업시간은 임금에서 공제할 월 운송수입금 부족분을 산정하기 위한 도구적 개념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하면,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실 영업시간에 관한 규정이 존재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 주장과 같이 실 영업시간에 미달한 근로자가 소정근로시간 근로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것이 당연하게 전제되어 있다고 볼 수 없다.

④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가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운송종사자로부터 이를 수납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제21조 제1항 제2호), 운수종사자가 자발적으로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이를 납부하는 행위 역시 금지하고 있다(제26조 제2항 제2호). 이 사건 설명자료에 따른 임금 공제는, 월 운송수입금이 일정금액을 미달하는 경우에 택시요금 미터기 작동시간(실 영업시간)을 근거로 산정한 월 운송수입금 부족분을 근로자에게 지급할 임금에서 공제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므로, 이는 일정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하여 수수하는 행위와 그 실질이 같고, 그와 같은 내용을 노사 간 합의한다고 하더라도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위 각 규정에 위배되어 무효로 평가될 여지가 크다.

⑤

피고인은 택시업계 종사한 경력이 상당하고,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사용자 측 대표 중 한 명으로 이 사건 단체협약 체결 과정에 참여하였다. 이와 같은 피고인의 경력이나 지위를 앞서 본 사정들에 더하여 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단체협약에 이 사건 설명자료에 기재된 것과 같은 임금 공제 규정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별다른 근거 없이 E에게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봄이 타당하다(한편 대법원 2019. 5. 10. 선고 2015도676 판결은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 차액의 지급의무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어 사용자가 그 임금을 지급하지 아니한 데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면 최저임금법위반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하였는데, 이 사건은 피고인이 법령 또는 이 사건 단체협약에서 특별규정이 없는데도 임금 전액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위 대법원 판결과 그 사안이 다르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원심판결 2면 8행의 “504,801원”은 “504,881원”의 오기임이 명백하고, 이 부분을 고치더라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불이익을 초래할 염려가 없으므로,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따라 직권으로 이를 경정한다).

판사 김형한(재판장) 김수철 배종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