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3. 2. 8. 선고 2022노385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금고 1년 2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이 법원의 심판범위

원심 공동피고인 B(이하 ‘B’이라고만 한다)은 항소하지 않았고, 검사도 B에 대하여 항소하지 않았으므로, 원심판결 중 B에 대한 부분은 분리‧확정되었다.

2.

항소이유의 요지<1>

가.

사실오인

1)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취지의 B의 진술은 신빙성이 없고, 피고인은 이 사건 당시 B에게 용접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없는데 B이 임의로 용접작업을 한 것이다.

2)

피고인은 용접작업을 할 때 B에게 방화수를 준비하라고 하는 등 안전조치를 취하도록 지시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설령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 화재(이하 ‘이 사건 화재’라 한다)는 용접불꽃이 지붕 사이 틈새로 부직포에 비산되거나 지붕 강판이 과열되어 그 열로 인하여 부직포가 발화되어 발생한 것이 아니라, B이 용접봉이 장착되어 있는 용접홀더를 지붕 강판으로 떨어뜨려 지붕에 구멍이 났고 그로 인해 그 밑에 있던 부직포에 불이 붙게 되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화재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금고 1년 2개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3.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이 B에게 용접작업을 지시하였는지 여부

1)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동일한 취지의 주장을 하였다. 이에 대하여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B은 피고인의 지시로 용접작업을 한 것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하여,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①

사건 경위에 관한 증인 B의 법정진술은 매우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다.

②

일용직에 불과한 B이 피고인이 시키지도 않은 용접 작업을 피고인에게 보고도 하지 않고 자진하여 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에 반한다.

③

피고인 주장과 같이 B이 임의로 용접 작업을 하다 화재가 나게 된 것이라면, 그로 인해 막대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게 될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B을 극도로 원망할 수밖에 없을 것인데, 실제로는 당시 현장에서 B을 원망하거나 비난하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고, 오히려 화재현장 정리 후 다른 공사현장에도 B을 데리고 가서 작업을 한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

2)

당심의 판단

(가)

관련 법리

법원은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피해자 등의 진술의 신빙성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 진술 내용 자체의 합리성·논리성·모순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물증 또는 제3자의 진술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법관의 면전에서 선서한 후 공개된 법정에서 진술에 임하고 있는 증인의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증인신문조서에는 기록하기 어려운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심증까지 모두 고려하여 신빙성 유무를 평가하게 되고, 피해자를 비롯한 증인들의 진술이 대체로 일관되고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경우 객관적으로 보아 도저히 신빙성이 없다고 볼 만한 별도의 신빙성 있는 자료가 없는 한 이를 함부로 배척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2도2631 판결 등 참조).

우리 형사소송법이 공판중심주의의 한 요소로서 채택하고 있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정신에 따라 제1심과 항소심의 신빙성 평가 방법의 차이를 고려할 때, 제1심 판결 내용과 제1심에서 적법하게 증거조사를 거친 증거들에 비추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명백하게 잘못되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거나, 제1심 증거조사 결과와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추가로 이루어진 증거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현저히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항소심으로서는 제1심 증인이 한 진술의 신빙성 유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이 항소심의 판단과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이에 관한 제1심의 판단을 함부로 뒤집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2. 6. 14. 선고 2011도531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더하여 보면, B이 피고인의 지시로 용접작업을 한 것이라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B은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는 이 사건 이전에 피고인과 자신에게 공소사실 기재 시계공장(이하 ’이 사건 공장‘이라 한다)이 노후되어 화재위험이 있으니 용접작업을 하지 말라고 요청하였고, 자신도 이 사건 공장 지붕에 얇은 함석판이 깔려있고 그 밑에 오래된 부직포가 깔려있어 용접불꽃이 떨어지면 화재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피고인이 일을 빨리 마무리하기 위해서 피해자가 자리를 비울 때 용접을 하자고 하였고, 이 사건 당일 오전에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공장 앞 동에서 용접작업을 하고, 오후에 점심을 먹은 후 피고인의 지시에 따라 J동 지붕에서 용접작업을 하던 도중 지붕에 있던 함석판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것을 발견하여 “불이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지붕에서 내려와서 피고인과 함께 공장 안으로 들어가 확인하니 천장 부직포 부분에 1m 정도 불이 번져 있었고, 공장 안에서 소화기나 물을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 없어 바깥에 나와서 수돗물을 틀었으나 물이 나오지 않았다. 불길이 순식간에 번졌고 자신이 119신고를 하였다’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B의 진술은 그 내용이 구체적이고 주요 부분이 일관되며 경험칙에 비추어 비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로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B은 자신도 피해자로부터 용접작업을 하지 말라는 요청을 들었고 이 사건 공장 지붕에서 용접작업을 하면 화재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용접작업을 하였다는 등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도 숨기지 않고 진술하고 있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인정된다.

②

피고인 스스로도 2020. 12. 8.자 경찰 피의자신문 시 ‘공장 J동 지붕 위에서 태양광 설치를 위해 지지대 보강을 목적으로 전기용접기를 이용하여 지지대 설치 작업을 하다 불꽃으로 인해 화재가 발생하였다. B은 결과적으로는 고용자인 자신의 지시에 따라 설치작업을 한 것이다. 지붕 위에 방화수를 준비하였고 B에게 불꽃이 튈 수 있어 화재 위험성이 있으니 조심해서 하라고 이야기하였다’고 진술하였다.

③

B은 원심 법정에서 ‘자신이 경찰에서 조사를 받기 전 피고인이 “불이 지붕에서 처음 발생한 게 아니라 용접불꽃이 근처 야산으로 튀어서 야산에서 불이 발생했다고 진술해 달라”고 부탁하여, 자신은 사실대로 진술하겠다면서 이를 거절한 사실이 있다’고 진술하였고, 실제 피고인은 2020. 12. 8.자 경찰 피의자신문 시 ‘용접작업을 하다가 불꽃이 처마 밑으로 떨어지면서 그곳에서 발화가 되어 바람에 의해 공장 전체로 번진 것으로 생각이 된다’고 진술하였으며, 원청업체인 주식회사 O(이하 ‘O’이라 한다)의 실제 대표자인 F도 경찰에서 ‘피고인으로부터 태양광 지지대 보강 작업 시 용접을 하다가 공장 처마 밖 산쪽의 마른 풀에 불꽃이 튀어 발화되었고 그 불이 다시 공장으로 옮겨 붙었다고 이야기를 들었다’고 진술하였다.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은 용적작업에 의하여 직접적으로 이 사건 공장에 화재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간접적으로 산불이 발생하고 그 후에 불이 이 사건 공장으로 번진 것이라고 주장하다가, B이 수사기관에서 화재경위에 관하여 사실대로 진술하겠다고 하자, 진술을 변경하여 B에게 용적작업을 지시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기 시작한 것으로 추단되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주장은 믿을 수 없다.

④

피고인은, B이 피고인으로부터 칭찬받고 기능공 대우를 받고 싶었기 때문에 피고인이 용적작업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음에도 그 지시에 반하여 임의로 용접작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인 스스로도 원심 법원에서 ‘B의 일당으로 18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고 작업기간이 4일에 불과하여 일당을 새로 조정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이미 일당으로 18만 원을 받기로 정해진 상태에서 B이 단순히 피고인으로부터 칭찬을 받거나 자신의 용접실력을 증명하기 위하여 피해자의 요청 및 피고인의 지시에 반하면서까지 굳이 화재위험이 높은 이 사건 공장 지붕에서 용접작업을 하였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

나.

피고인이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

원심 및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B에게 용접작업을 지시하면서 그에 필요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의하면, 사업주는 가연성물질이 있는 장소에서 화재위험작업(용접·용단 및 금속의 가열 등 화기를 사용하는 작업 등 불꽃이 발생될 우려가 있는 작업)을 하는 경우, 화기작업에 따른 인근 가연성물질에 대한 방호조치 및 소화기구 비치, 용접불티 비산방지덮개, 용접방화포 등 불꽃, 불티 등 비산방지조치,작업근로자에 대한 화재예방 및 피난 교육 등 화재예방에 필요한 사항을 준수하고, 작업시작 전에 위와 같은 사항을 확인하고 불꽃ㆍ불티 등의 비산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 등 안전조치를 이행한 후 근로자에게 화재위험작업을 하도록 해야 하며(제236조 제2항, 제241조 제2항, 제3항), 사업주는 작업반경 11미터 이내에 건물구조 자체나 내부(개구부 등으로 개방된 부분을 포함한다)에 가연성물질이 있는 장소, 가연성물질이 금속으로 된 칸막이·벽·천장 또는 지붕의 반대쪽 면에 인접해 있어 열전도나 열복사에 의해 발화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근로자에게 용접·용단 작업을 하도록 하는 경우에는 화재감시자를 지정하여 용접·용단 작업 장소에 배치해야 한다(제241조의2 제1항 제1호, 제3호).

②

원청업체인 O의 대표자인 F도 경찰에서 ‘태양광 설치 작업을 할 때 기본적으로 용접작업은 하지 않고 너트를 이용하여 고정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다만 현장에 따라 부득이하게 용접이 필요한 경우 시공사에 보고를 하고 시공사의 안전관리 하에 용접작업을 하여야 하는데, 그 경우 방화수를 준비하고 보조인력을 배치하는 등 화재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③

피해자는 경찰에서 ‘피고인과 B에게 이 사건 공장 지붕에 부직포가 깔려있기 때문에 용접을 하면 화재 발생 위험이 있어 용접을 하지 말고 볼트로 작업을 하라고 하였다’고 진술하였고, B도 원심 법정에서 ‘피해자가 피고인과 자신에게 용접작업을 하지 말라고 요청하였고, 자신도 피고인에게 화재 위험이 있으니 스크류볼트로 작업하자고 하였다. 피고인에게 천장 지붕 밑에 부직포가 깔려있어 화재위험이 있으니 석면포라도 깔자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이를 무시하였고, 피고인이 방화수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사실도 없다. 실제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한 후 소화기나 물을 찾아보았으나 없었고, 수돗물도 나오지 않았다. 용접작업 당시 화재를 예방할 수 있는 안전장치 같은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 스스로도 경찰에서 ‘불꽃이 튀는 것을 막거나 불꽃이 주변으로 튀어 발화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한 안전조치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원심 법정에서 ’B이 피고인에게 스크류볼트로 작업을 하자고 말한 사실이 있다. 이 사건 이틀 전 용접작업을 할 때 B에게 방화수를 준비하라고 말한 적은 있으나, 방화수가 준비되었는지 아닌지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였다.

④

위와 같은 진술내용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장 지붕에서 용접작업을 하면 화재의 위험이 있으므로 스크류볼트로 작업을 하거나 용접작업을 하더라도 화재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취하여야 하는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B에게 용접작업을 지시하고 방화수나 소화기 등 소화기구를 비치하고 불꽃받이나 방염시트 등을 깔아 용접불꽃의 비산을 방지하는 등 용접작업에 필요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B이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을 받았으므로 용접작업시 화재예방을 위한 안전조치를 하는 것은 근로자인 B의 주의의무일 뿐 사업주인 피고인의 의무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근로자인 B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와는 별개로 피고인은 사업주로서 산업안전보건법 및 같은 법 시행규칙, 이에 근거한「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서 정한 안전조치의무를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다.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화재 발생 사이의 인과관계 인정 여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앞서 본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화재 발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인정되므로, 피고인에게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지적하는 사실오인의 위법은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충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의 현장감식결과보고서(증거기록 제3권 제9쪽)는, ㉠ 현장상황에 관하여, 용접을 하다 중지한 곳의 지붕은 철제판으로 덧대어져 덮여 있는 상태로 태양광 판넬의 무게로 한쪽의 철제판이 눌려 구부러져 틈이 일부 생겼고 틈 사이로 그을음이 나와 묻어있는 상태 등으로 확인하고, ㉡ 화재현장 상황 및 연소형상, 관련자 진술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경우, 발화부위는 J동 유리재단실의 지붕 위 태양광판넬 설치 작업 중 용접작업에 의해 생긴 불똥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였으며, ㉢ 위 보고서에 첨부된 화재현장 사진에서는 C형관에 눌리면서 철제 지붕의 이음새가 벌어진 모습이 확인되었다.

②

충북보은소방서의 화재현장조사서(증거기록 제1권 제41쪽)도, ㉠ 작업자가 지붕에서 용접하다가 지붕에 불티가 착화하였다고 진술한 점, ㉡ 지붕 속에 부직포(단열재)가 설치되어 용접 불티가 착화하기에 최적인 상태였던 점, ㉢ J동 지붕 표면에 용접불티가 다수 식별되고 지붕 사이 틈새가 식별되는 점, ㉣ 용접 작업 시 불티 비산 방지 덮개 및 방화포 등 안전장치가 미비치된 점, ㉤ 화재 당일 작업자 외 공장에 상주인원 없었던 점을 종합하여, 화재원인을 ‘용접 불티 비산’으로 추정하였다.

③

대검찰청 법과학분석과 화재수사팀의 화재사건감정서(증거기록 제1권 제119쪽) 역시 ㉠ 전기 용접시 용접부 최고 온도는 약 6,000℃, 보통은 약 3,500~5,000℃이고 강판은 전도성이 좋은데 이 사건 공장 지붕 강판의 두께는 약 0.5㎜에 불과하므로, 전기용접에 의해 지붕 강판이 가열될 수 있고 열전도에 의해 부직포가 발화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 용접 작업 중 비산되는 불티는 약 3,000℃ 이상의 고온체로서, 이 사건 공장의 태양광 구조물 무게로 인해 발생한 지붕의 틈 사이로 비산된 용접 불티가 부직포에 접촉되면 발화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였다.

④

위와 같은 수사기관 및 소방서의 각 보고서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 사건 화재는 B이 용접작업을 하던 중 태양광 구조물의 무게로 인하여 발생한 지붕의 틈 사이로 용접불티가 비산되어 그 아래에 있던 부직포에 직접 착화하거나, 용접작업으로 인하여 지붕 강판이 가열되고 그에 접한 부직포에 열이 전도되어 부직포에 발화가 일어남으로써 발생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⑤

이에 대하여 피고인은, B이 용접봉이 장착되어 있는 용접홀더를 지붕 강판으로 떨어뜨려 지붕에 구멍이 났고 이로 인해 그 밑에 있던 부직포에 불이 붙게 되어 이 사건 화재가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현장감식결과보고서, 화재 현장조사서, 화재 이후 이 사건 공장 지붕을 촬영한 사진에 의하면, 태양광 판넬의 무게로 인하여 이 사건 공장 지붕에 틈새가 있는 것이 확인되었을 뿐 피고인이 주장하는 것과 같은 구멍은 발견되지 않았고, 달리 위와 같은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나아가 설령 피고인 주장과 같은 경로로 용접작업 중 부직포에 발화가 되었다고 가정하더라도, 피고인의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과 이 사건 화재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부정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은 화재 위험이 매우 높은 현장에서 화재에 대한 아무런 대비 없이 근로자 B에게 용접 작업을 지시하여 그 과실이 가볍지 않은 점, 피해자가 화재 위험이 있으니 용접 작업을 하지 말아달라고 특히 당부하였음에도 작업속도를 높이려는 욕심에 피해자가 자리를 비운 날 용접작업을 진행하였다가 이 사건 화재를 초래한 점, 피해자에게 약 3억 원 이상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거듭하여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반면, 피고인이 B과 함께 화재현장을 정리하고 원청업체인 O과 함께 이 사건 공장 중 일부를 재건축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이 당심에서 피해자를 위하여 5,000만 원을 형사공탁하고 피해자의 동의가 없으면 무죄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공탁금에 대한 회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회수제한신고를 한 점, 피해자와 원청업체들인 O, 주식회사 P 사이에 현재 민사소송이 진행 중이어서(서울남부지방법원 2021가합106211) 그 결과에 따라 피해자의 손해가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유죄판결이 확정될 경우 피고인이 피해자 또는 위 원청업체들에 대하여 손해배상채무 내지 구상금채무를 부담할 가능성이 높은 점, 피고인에게 동종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구속되어 약 4개월 이상 구금생활을 하면서 충분한 반성의 기회를 가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양형의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원심의 양형은 너무 무겁다고 판단된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피고인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