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에 처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3고단2265
판결선고
2024. 1. 30.
대구지방법원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21. 5. 25.경 대구 수성구 B건물 쇼룸에서 피해자 C에게 "대구 수성구 D에 있는 E 1호점 인테리어 공사를 맡아 진행하였고, 현재는 대구 달서구 F 신축빌라 공사와 대구 달성군 G에 있는 E 2호점 공사를 맡아 진행하고 있다. 대구 중구 H 상가 리모델링 공사를 내게 맡기면 E의 인테리어 느낌처럼 세련되게 공사를 해주겠다"고 거짓말 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그 당시 약 30,000,000원 상당의 금융기관 채무가 존재하였고, 피고인이 다른 현장에 고용한 인부들에 대한 임금도 체불한 상태였으며, 피해자로부터 받은 인테리어 공사비를 가상화폐 투자에 소비할 생각이었을 뿐 피해자로부터 공사비를 지급받더라도 이를 용도대로 사용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와 같이 피해자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2021. 5.27. 계약금 명목으로 35,000,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I 계좌(계좌번호 1 생략)로 교부받은 것을 비롯하여 그때부터 2021. 9. 10.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총 7회에 걸쳐 합계 412,830,000원을 교부받았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C의 법정진술
각 수사보고(피의자의 근로기준법 위반 불기소결정서 및 의견서 첨부, 피의자 I계좌거래내역서 제출, 피의자 A 계좌거래내역서 제출, 인부들 전화진술)
인테리어 공사계약서(가계약서), 인테리어 공사계약서(확정계약서), 공사대금 입금내역서, 철거 견적서, 견적서, 내역서, 신용정보조회서
공사현장영상CD
공사현장 외벽 사진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347조 제1항, 징역형 선택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은 피해자와 체결한 인테리어 공사계약에 따라 공사를 완성할 의사와 능력이 있었고,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 명목으로 돈을 편취할 고의가 없었다.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실 내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은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당시 계약에 따라 인테리어 공사를 완성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고, 피고인이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공사대금 명목으로 금전을 편취할 고의를 가진 채 기망행위를 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피고인은 2021. 5. 27. 계약금 3,500만 원을 비롯하여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합계 412,830,000원 상당의 공사대금 대부분을 지급받은 당일 또는 그 다음 날 가상화폐 투자를 위한 계좌로 이체한 후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사용하였다.
피해자는 수사기관 및 이 법정에서 '2021. 5. 27. 3,500만 원을 계약금으로 지급하고, 2021. 6. 4. 5,030만 원을 철거공사비용으로 지급하였으며, 2021. 7. 6.부터 2021. 9. 10.까지 5회에 걸쳐 327,530,000원을 자재대금 등 이 사건 공사에 소요되는 비용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공사 진행이 더뎠으나 피고인이 미리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선금을 지급해줘야 공사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다고 하여 계속 공사대금을 지급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경찰 조사 당시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착수금 1억 5,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은 철거공사, 목공사, 설비공사, 전기공사, 금속공사, 도장공사 하도급업자들에 대한 선금 지급, 자재 구매, 경비(식사, 기름값)에 사용하는 비용으로서, 실제 위 명목으로 착수금을 사용하였다. 중도금 1억 4,000만 원(부가가치세 별도)은 인부들이 다음 공정에 사용할 공사비용을 주는 것으로, 그중 4,400만 원은 실제로 인부들에게 비용으로 지급하였고, 2021. 9. 10. 수령한 1억 1,000만 원 중 일부를 가상화폐에 투자하였다가 투자 손실을 입게 되었다.'라고 진술하여, 피고인도 이 사건 공사대금은 이 사건 공사에 지출할 비용 명목으로 지급받은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피고인은 검찰 조사에서 피고인 명의 계좌의 거래내역을 통해 공사대금 대부분이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사용된 사실이 밝혀지자 '피해자가 이러한 사정을 알았더라면 피고인에게 공사를 맡기고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었을 것 같다'고 스스로 시인하기도하였다.
이렇듯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비용 명목으로 공사대금을 지급받았음에도 이를 개인적인 가상화폐 투자금 등으로 임의로 사용하였다.
피고인은 이 사건 계약 체결 당시 J저축은행에 대하여 약 1,300만 원, K회사에 대하여 약 2,300만 원 상당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었고, 2021. 8. 말경 연체에 빠지기도하였다.
또한 피고인은 2021. 4.부터 같은 해 6월경까지 다른 공사현장에서 근로하다 퇴직한 근로자들의 임금 1,035만 원을 기한 내 지급하지 못하여 근로기준법위반으로 고소를 당하였다.
피고인이 투자 실패를 비관하여 자살 시도에까지 이른 2021. 9.경 이후인 2021. 10.12. 피고인의 아버지가 소유 농지를 담보로 1억 2,000만 원의 대출을 받은 다음 피고인의 채무에 대한 대위변제에 나섰고, 위 미지급 임금은 물론, 이 사건 공사의 가장 초기단계인 철거공사 비용(2,000만 원~3,000만 원)과 자재비용,<1> 이 사건 공사 중 도장공
사비용, 금속공사비용 등도 결국 피고인의 아버지가 이를 대신 변제하였다.
이와 같이 피고인이 피해자로부터 지급받은 공사대금을 가상화폐 투자금 등 다른 목적으로 임의 사용하더라도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의 완성에 필요한 비용 내지 자금을 별다른 문제없이 조달할 수 있을 만한 상황이었다고 보이지 않는다.
피고인의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대금 중 계약금 3,500만 원부터 가상화폐에 투자하였다가 투자금 전액에 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것인데,<2> 그러한 높은 투자 위험을 무릅쓰고 이후 수령한 이 사건 공사대금의 대부분을 곧바로 가상화폐에 투자한 것은 자금 부족으로 인한 이 사건 공사의 시공 불능을 감수한 행위로밖에 볼 수 없다.
이 사건 공사기간 동안 피고인과 피해자가 주고받은 메시지 내용에 의하면 피고인이 제대로 공사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피해자가 계속하여 피고인에게 공사 진행을 재촉하는 정황이 확인되고(피해자는 2021. 8. 4. 피고인에게 공사 지연을 이유로 계약 해지 및 공사대금 일부 반환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이 사건 약정 공사기한인 2021. 9.30. 당시의 건물 내·외부 현황에 의하면 피고인이 약정한 인테리어 공사의 상당 부분을 이행하지 못한 사실은 충분히 인정된다. 피고인이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 데 자금 부족 외에는 달리 계약 이후 변경된 사정이나 외부적 요인은 발견하기 어렵다(외벽 금속판 설치로 인한 대수선 허가 여부는 2021. 9. 초경 비로소 문제된 사안으로, 더욱이 이는 내부 인테리어 공사와는 무관하다).
이 사건 공사대금은 4억 1,000만 원을 상회하고, 이 사건 공사 견적서 상 재료비는 206,090,000원, 노임은 118,850,000원에 이른다. 그런데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위하여 구체적으로 얼마의 비용을 지출했는지 확인할 만한 자료가 없다.
2022. 4. 15. 경찰 전화조사에서, 이 사건 공사 중 목공사를 수행한 L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2021. 8.경부터 일을 하여 2021. 9. 11.경 900만 원 정도의 임금을 지급받았다'고 진술하였고, 전기공사를 수행한 M는 '피고인으로부터 400만 원을 미리 지급받고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일을 한 후 50만 원 정도를 지급받지 못한 상태로 자재는 전부 현장에 들어갔고 조명공사만 남았다'고 진술하였으며, 도장공사를 수행한 N는 '2021. 9. 초순경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도장공사를 하고 600만 원의 인건비를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참고인들 진술에서 확인되는 비용 내역은 이 사건 공사 규모에 비하여 상당히 미미한 수준에 불과하다.
피고인은 가상화폐 계좌에서 약 1억 5,000만 원 상당의 돈을 출금한 후 이를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비용 등 명목으로 사용하였다고도 주장하나, 업비트 출금 후 순차이체된 내역(O은행-I은행)까지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비용으로 지출된내역은 찾아보기 어렵고, 오히려 재입금하여 다시 가상화폐 투자금으로 사용한 내역(2021. 6. 23. 2,000만 원, 2021. 6. 29. 850만 원, 2021. 8. 2. 1,000만 원, 2021. 8. 7.1,600만 원 등) 등 피고인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정황이 확인될 뿐이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공사대금을 받게 되면 이를 즉시 가상화폐에 투자하는 등 개인적 용도로 소비할 생각이었고, 사실상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공사 진행을 위해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공사대금을 수령하더라도 계약대로 인테리어 공사를 완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한 채 공사대금을 받았던 것 으로, 이 사건 당시 피고인에게 적어도 미필적으로나마 편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할 수 있다.
양형의 이유
이 사건 범행은 리모델링 공사를 명목으로 피해자를 기망하여 4억 1,000여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범행의 내용과 수법, 편취금액의 규모 등에 비추어 죄책이 무겁다. 피고인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3,000만 원을 형사공탁하였을 뿐 실질적인 피해회복을 위한 노력도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한편으로, 피고인에게 이종 범죄로 1회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것 외에는 형사처벌전력이 없는 점, 철거공사 등 일부 공사는 이루어진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양형조건을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다만, 피고인에게 피해 변제 기회를 주기 위하여 법정구속은 하지 않는다).
판사 김미란
별지
각주1) 증거기록 2권 209쪽
각주2) 2023. 11. 28.자 변론요지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