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5. 10. 선고 2023나31832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구미시 C건물 2층에 있는 'D'라는 상호의 음식점(이하 '이 사건 음식점'이라 한다)을 운영한 사람이다.

나.

원고는 2018. 5. 8.부터 2021. 3. 31.까지 이 사건 음식점에서 근무하다 퇴직하였다.

다.

피고는 원고에 대한 '휴게시간 미부여' 등의 사유로 별지와 같이 합계 7,730,352원의 임금을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2023. 6. 8.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근로기준법위반죄로 벌금 100만 원을 선고받았고(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22고정176), 항소기간이 도과하여 그 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이 판결을 '이 사건 형사 확정판결'이라 한다).

라.

피고는 2022. 2. 22.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중 200,000원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미지급 임금 지급의무

가.

민사재판에서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되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1. 10. 14. 선고 2021다24343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원고에게 나머지 미지급임금 7,530,352원(= 7,730,352원 - 2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날인 2021. 4.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피고의 주장 및 판단

1)

피고의 주장

원고는 주방장이었기에 당시 피고로서는 원고의 자발적 휴식에 관여할 수 없었던 점, 원고의 동료들이 작성한 사실확인서에도 피고가 원고에게 휴게시간을 충분히 부여하였다고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는 원고에게 그 근로기간 동안 충분한 휴게시간을 부여하였다.

2)

판단

가)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 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등 참조).

나)

앞서 든 증거들 및 을 제1 내지 19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피고는 이 사건 음식점에서 손님이 방문하여 음식을 주문할 때마다 이를 조리하는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손님이 없을 때 스스로 휴게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② 피고의 자녀가 피고에게 원고의 휴게 및 근무 태도를 직접 목격하고 휴대전화 문자로 알린 점, ③ 이 사건 음식점 안에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이 자유롭게 쉴 수 있는 별도의 휴게 장소가 구비되어 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점, ④ 동료들의 사실확인서에는 휴게 시간이나 휴게 장소, 휴식 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 내용 없이 막연하게 피고가 원고에게 휴게 시간을 충분히 지켜주었다고 기재되어 있어 이것만으로는 원고의 휴게가 피고의 간섭이나 감독에서 벗어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한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시간을 보장받았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들과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사건 형사확정 판결의 사실인정을 채용하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다)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규철(재판장) 김준철 김아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