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4. 10. 23. 선고 2023나329909 판결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원고는 D을 상대로 울산지방법원 2017가단51572호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2017. 5. 31. ‘D은 원고에게 72,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6. 4. 28.부터 2017. 2. 16.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7. 6. 17. 확정되었다.

나.

원고는 집행력 있는 위 판결 정본에 기하여 2018. 9. 10. 창원지방법원 통영지원 2018타채3718호로 채무자를 D, 제3채무자를 피고, 청구금액을 91,502,300원으로 하여 D의 피고에 대한 급여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이하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이라 한다)을 받았고,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은 2018. 9. 13.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압류 및 추심할 채권’은 아래와 같다.

다.

한편 D은 2021. 10. 7. 울산지방법원 2021고단12호 강제집행면탈 사건에서 아래와 같은 범죄사실에 대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22. 7. 8.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

면탈하기로 마음먹고, C(주)에서 지급할 급여를 F(주) 명의의 계좌로 이체시킨 후 다시 피고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 6 내지 1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추심금청구에 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1)

원고의 주장

D은 2017. 4. 24.경 피고에게 고용되어 2019. 9. 30.까지 계속 피고의 전무로 근무하였으므로,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추심금으로 D의 2018. 9.분부터 2019. 9.분까지의 급여 중 22,226,15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D은 피고가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을 송달받기 전인 2018. 8. 31. 피고를 퇴사하고 2018. 9. 1. 주식회사 F(이하 ‘F’이라 한다)으로 이직하여 D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종료되었다.

3)

판단

민사재판에서는 형사재판의 사실인정에 구속을 받는 것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동일한 사실관계에 관하여 이미 확정된 형사판결이 유죄로 인정한 사실은 유력한 증거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민사재판에서 제출된 다른 증거들에 비추어 형사재판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2다297632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관련 형사사건에서 ‘D이 사실은 피고에 계속 재직하고 있어 매달 피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치 2018. 9. 1.경부터 피고의 자회사인 F으로 이직한 것처럼 가장하는 방법으로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강제집행을 면탈하기로 마음먹고, 피고에서 지급할 급여를 F 명의의 계좌로 이체시킨 후 다시 D 명의의 산업은행 계좌를 통해 교부받는 방법으로 2018. 9.분부터 2019. 9.분까지의 급여 중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압류 및 추심할 채권에 해당하는 22,226,155원을 은닉하여 원고를 해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 유죄 판결을 받고 위 판결이 확정되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7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만으로는 ’D이 2018. 9. 1. 이후에도 피고에 계속 재직하고 있다‘는 관련 형사사건의 사실판단을 채용하기 어렵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반대되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 결국 D은 2017. 4. 24.경부터 2019. 10. 21.경까지 계속 피고의 전무로 근무하였다고 할 것이고, 원고가 D에 대한 채권자로서 D의 피고에 대한 급여채권에 관하여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이 2018. 9. 13.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D의 피고에 대한 2018. 9.분부터 2019. 9.분까지의 급여채권 중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압류 및 추심할 채권에 해당하는 금액이 22,226,155원인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추심금으로 22,226,155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1)

피고의 항변

피고는 D에게 2017. 6. 5. 2,000,000원, 2017. 8. 9. 1,500,000원, 2017. 8. 23. 25,000,000원 합계 28,500,000원을 대여하였는데, 그중 17,000,000원을 변제받지 못하였으므로, 피고의 D에 대한 대여금채권 17,000,000원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이 사건 압류 및 추심명령의 피압류채권인 D의 임금채권 22,226,155원과 대등액에서 상계한다.

2)

판단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서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이른바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을 선언한 취지는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임금을 공제하는 것을 금지하여 근로자에게 임금 전액을 확실하게 지급받게 함으로써 근로자의 경제생활을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그 보호를 도모하려는 데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가 D에 대하여 대여금채권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의 위 대여금채권과 D의 임금채권을 대등액에서 상계하는 것에 대하여 D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은 동의가 있었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결국 피고가 위 대여금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D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항변은 이유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추심금으로 22,226,155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 다음 날인 2022. 12.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이와 같이 추심금청구를 받아들이는 이상 나머지 선택적 청구에 대하여는 나아가 판단하지 않는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추심금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한다.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조세진(재판장) 김래니 정세영

각주1) 병합의 형태가 선택적 병합인지 예비적 병합인지 여부는 당사자의 의사가 아닌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항소심에서 심판 범위도 그러한 병합청구의 성질을 기준으로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3다96868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는 주위적으로 추심금청구를, 예비적으로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또는 상법 제389조, 제210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였는데, 위 각 청구는 양립 가능하므로 성질상 선택적 병합관계에 있다. 제1심 법원은 추심금청구를 인용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가 항소하였는바, 추심금청구와 선택적으로 병합된 사용자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 또는 상법 제389조, 제210조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도 항소심으로 이심되고, 위 선택적 청구 전부가 항소심의 심판 범위가 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다12580 판결 참조). 다만 성질상 선택적 병합관계에 있는 두 개의 청구를 당사자가 주위적, 예비적 청구 병합의 형태로 제소함으로써 그 심판의 순위와 범위를 한정하여 청구하는 부진정 예비적 병합 청구의 소도 허용되므로 원고의 각 청구를 심판의 순위를 붙여 청구한 것으로 보고 원고가 붙인 순위에 따라 판단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