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
피고인을 징역 6개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1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
피고인을 벌금 200만 원에 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24고단5013
판결선고
2025. 3. 18.
범죄사실
[피고인들 및 피해자 등의 지위]
피고인 주식회사 B은 2012. 4. 17. 설립되어 경북 칠곡군 C에 본점을 두고 상시 근로자 22명을 사용하여 알루미늄 합금 제조업 등을 하는 법인으로서 사업주이다.
피고인 A은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이자 소속 근로자의 안전 및 보건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총괄 관리하는 자로서 사업주인 주식회사 B을 위하여 행위하는 자이고, D(같은 날 기소유예 처분)은 주식회사 B에서 집게차(너클크레인, 일명 ‘하이카’) 운전을 담당하는 직원이다.
피해자 망 E(남, 54세)은 경남 밀양시 F에서 상시 근로자 5명을 사용하여 알루미늄 스크랩 가공업 등을 하는 주식회사 G 소속 화물차 운전원이고, 주식회사 G은 피고인 주식회사 B으로부터 알루미늄 스크랩을 매입하는 거래처이다.
[범죄사실]
피고인 A의 업무상과실치사
피고인은 D과 함께 주식회사 G에 판매하는 알루미늄 스크랩을 화물차에 상차하는 작업을 해왔는데, 그 구체적인 과정은 아래와 같았다.
먼저 피해자가 경북 칠곡군 H에 있는 주식회사 B의 창고동 마당에 (차량번호 1 생략) 25톤 엑시언트 화물차를 정차해 두면, 피고인은 지게차를 운전하여 알루미늄 스크랩을 담아 둔 철제 보관박스를 위 화물차의 적재함 뒤쪽 바닥에 올려놓은 다음 지겟발(일명 ‘포크’)로 보관박스의 아랫면을 들어서 뒤집어 놓고, D은 위 화물차 우측 옆에 나란히 정차해 둔 집게차를 조작하여, 뒤집혀 있는 보관박스를 집게(일명 ‘그래플’)로 집어 올려 알루미늄 스크랩을 쏟아 부은 후 빈 보관박스를 다시 위 화물차 옆 바닥에 내려놓으면, 피고인은 지게차로 빈 보관박스를 창고 벽면으로 옮겨 놓는 방식으로 알루미늄 스크랩 약 24~25톤을 상차하는 작업을 하였다.
다만, 마지막 상차 작업을 할 때는 알루미늄 스크랩이 적재함 밖으로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D이 집게로 보관박스를 들어올리기 전에 적재함 뒷문을 먼저 잠그고 작업을 하였는데, 그 구체적인 작업 순서는 아래와 같았다.
피고인이 지게차를 이용하여 마지막 보관박스를 적재함 뒤쪽에 올려 뒤집어 놓는다(적재함에 쌓여있는 알루미늄 스크랩으로 인해 적재함은 비스듬히 뒤집어진 상태가 됨). ② D은 집게로 비스듬히 뒤집어져 있는 보관박스를 잡은 상태로 버틴다. ③ 그 동안 피고인은 지게차로 적재함 뒷문을 들어 올려 용수철 반동에 의해 적재함 뒷문이 올라가 있는 상태(‘임시닫힘’ 상태)로 만든다. ④ 그 후 피고인은 지게차의 지겟발을 적재함 뒷문 높이 이상으로 올린 다음, 지겟발로는 비스듬히 있는 보관박스를 받치고, 지게차의 몸통으로는 적재함 뒷문을 밀어 밀착시킨다. ⑤ 그 상태에서 피해자가 적재함 뒤쪽으로 접근하여 손으로 적재함 뒷문의 걸쇠를 걸어 완전히 잠근다. ⑥ D은 집게차로 보관박스를 들어 올려 알루미늄 스크랩을 쏟아붓는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마지막 상차 작업을 하는 경우, 위 집게차 집게의 최대하중(정격하중)은 2.5톤(작업반경 4.4m 기준)에 불과한 반면, 알루미늄 스크랩을 가득 채운 보관박스의 중량은 약 3~3.5톤에 달하여 자칫 집게가 보관박스를 놓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지게로 비스듬히 있는 보관박스와 적재함 뒷문을 잘 받쳐 준 상태에서만 피해자가 적재함 뒷문에 접근하여 잠금 걸쇠를 걸어야 하고, 사전에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거나 작업지휘자 또는 유도자를 배치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4. 2. 6. 09:25경 위와 같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위 주식회사 B 창고동 마당에서 마지막 상차작업을 하던 중, 피해자가 적재함 뒷문을 잠그기 위해 적재함 뒤쪽으로 접근하였음에도 지게차로 비스듬히 있는 보관박스와 적재함 뒷문을 제대로 받치지 아니하고, 사전에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거나 작업지휘자 또는 유도자 배치 등의 조치도 취하지 아니하였고, D은 위험한 상태로 적재함 뒷문에 접근하는 피해자를 제지하지 아니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D과 공동하여, 위와 같은 업무상과실로 D이 집게로 잡고 있던 보관박스가 집게에서 이탈하면서 임시닫힘 상태로 있던 적재함 뒷문을 충격하고, 그 충격으로 적재함 뒷문이 피해자의 앞이마 부위를 가격하게 하여, 피해자를 그 자리에서 두개골절 등 외상으로 인한 두부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A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굴착, 채석, 하역, 벌목, 운송, 조작, 운반, 해체, 중량물 취급, 그 밖의 작업을 할 때 불량한 작업방법 등에 의한 위험으로 인한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4. 2. 6. 09:25경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D과 함께 차량계 하역운반기계인 집게차를 이용하여 중량물인 알루미늄 스크랩을 상차하는 작업을 하면서 ① 작업계획서를 작성하고 그 계획에 따라 작업을 하도록 하지 아니하고, ② 작업지휘자를 지정하여 작업계획서에 따라 작업을 지휘하도록 하지 아니하였으며, ③ 하역 또는 운반 중인 화물이나 그 차량계 하역운반기계등에 접촉되어 근로자가 위험해질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근로자를 출입시키지 않는 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의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위 제2항 기재와 같은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피고인을 위하여 행위하는 위 A이 위 제2항 기재와 같은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법정진술
D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I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사망진단서
변사현장 체크리스트 사본, 변사 현장 점검 목록표, 현장 및 감식 결과보고서 사본
입건전조사보고서(현장CCTV 영상분석)
재해원인조사 의견서, 지게차의 안전작업에 관한 기술지침, 양중기에 관한 일반 안전지침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와 형의 선택
피고인 A: 형법 제268조, 제30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금고형 선택), 산업안전보건법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산업재해 예방조치 위반의 점, 징역형 선택)
피고인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8조 제2항
경합범가중
피고인 A: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2항,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 A: 형법 제62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B: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불리한 정상: 피고인들은 산업안전보건법이 정한 산업재해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피해자가 사망하는 중대한 결과가 발생하였다.
유리한 정상: 피고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한다. 피고인들이 피해자의 유족과 합의하였다. 피고인 A에게는 아무런 범죄전력이 없다.
그 밖에 피고인 A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전명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