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 사실
원고는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2018. 4. 14.부터 2021. 3. 22.까지 피고가 운영하는 'C주유소'(이하 '이 사건 주유소'라고 한다)에서 근로를 제공하다가 2021. 3.22. 퇴직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 중 2019. 5.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임금2,696,540원, 2020년 1, 2월분 임금 각 120,260원, 5, 6, 9월분 임금 각 51,540원, 12월분 임금 62,879원, 합계 3,154,559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은 5,522,926원이다.
피고는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합의 없이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위임금 및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의 범죄사실로 2023. 9. 14. 대구지방법원에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대구지방법원 2022노4687 사건), 같은 해 11. 20.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고 한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제4호증의 2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3,154,559원 및 퇴직금 5,522,926원과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 요지
원고의 임금채권 중 2019. 5.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임금 2,696,540원,2020년 1, 2월분 임금 각 120,260원, 5, 6, 9월분 임금 각 51,540원, 합계 3,091,680원의 임금채권은 3년간 권리를 행사하지 않아 시효로 소멸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할 임금을 계산하면서 착오로 매일 1시간의 휴게시간을 근로시간에 포함하였다. 그 결과 원고에게 합계 5,902,035원의 임금이 초과 지급되었다. 초과 지급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하면 지급할 임금이 남아 있지 않다.
판단
시효소멸 주장에 관하여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2018. 4. 14.부터 2020. 12. 31.까지 근로에 대한 임금 지급일은 '익월 1일'을 원칙으로 하되, 그 지급일이 휴일인 경우 그 다음 날 지급하는 것으로 정하였다(갑 제4호증의 2).
앞서 인정한 원고의 임금채권 중 2019. 5. 1.부터 같은 해 12. 31.까지 임금 2,696,540원, 2020년 1, 2월분 임금 각 120,260원, 5, 6, 9월분 임금 각 51,540원, 합계 3,091,680원의 임금채권은 그 각 지급일로부터 3년이 지났음이 분명하다. 이 부분임금채권은 시효로 소멸하였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있다<1>.
상계 주장에 관하여
관련 법리
근로시간이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으면서 근로계약에 따른 근로를 제공하는 시간 즉 실근로시간을 말하고, 휴게시간이란 근로시간 도중에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근로자가 자유로이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말한다. 따라서 근로자가 작업시간 도중에 실제로 작업에 종사하지 않은 대기시간이나 휴식·수면시간이라 하더라도 근로자에게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있는 시간이라면 근로시간에 포함된다고 보아야 한다.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식시간이나 수면시간이 근로시간에 속하는지 휴게시간에 속하는지는 특정업종이나 업무의 종류에 따라 일률적으로 판단할 것이 아니다. 이는 근로계약의 내용이나 해당 사업장에 적용되는 취업규칙과 단체협약의 규정, 근로자가 제공하는 업무의 내용과 해당 사업장에서의 구체적 업무 방식, 휴게 중인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간섭이나 감독 여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휴게 장소의 구비 여부, 그 밖에 근로자의 실질적 휴식을 방해하거나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인정할 만한 사정이 있는지와 그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개별 사안에 따라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4다74254 판결, 대법원 2020. 8. 20. 선고 2019다14110, 14127,14134, 14141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의하면,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에서 매 근무일중 1시간을 휴게시간으로 정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런데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주유소 영업 특성상 종업원의 식사 시간을 불문하고 고객들이 수시로 이 사건 주유소를 방문하였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이 사건 주유소에서 근무하였던 D는 관련 형사사건 제1심에서 증인으로 출석하여 "주유소라는 특성상 바쁠 때도 있고 조용할 때도 있다. 보통 식사를 할 때 차들이 많이 들어왔다. 그러면 식사를 하다가도 복잡하면 나가서 일을 하고, 한가하면 다시 들어와서 식사를 했다. 바쁜데도 식사시간을 정확하게 정해서 혼자서 식사만 하고 있을 수는 없었다. 정확히 보장된 휴게시간은 없었고, 틈틈이 고객이 없을 때 요령껏 휴식을 취해야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이 사건 주유소에 사용자의 간섭 없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별도의 휴게 장소가 구비되어 있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으로부터 해방되어 휴게시간을 온전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기 어려우므로, 위 근로계약에서 정한 휴게시간도 원고의 근로시간에 포함된다.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시효로 소멸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임금 62,879원(= 3,154,559 -3,091,680원), 퇴직금 5,522,926원, 합계 5,585,805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지난 다음 날인 2021. 4. 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없어 기각한다.
판사 이규철(재판장) 강현재 김승섭
각주1) 2020년 9월분 임금 51,540원의 지급일은 2020. 10. 5.이므로(2020. 10. 1.부터 4.까지는 휴일이다), 그로부터 3년 이 지나기 전인 2023. 10. 4.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함으로써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원고가 시 효 중단의 재항변을 하지 않았고, 피고만 항소한 이 사건에서 제1심판결을 피고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할 수 없으¦
각주2) 므로, 이 부분에 대하여도 피고의 시효소멸 주장을 받아들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