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5. 11. 20. 선고 2025나302497 판결

임금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는 2024. 1. 11.경 인천 영종도 소재 C 아파트 준공도면(기계설비 및 소방설비) 작성 업무에 관하여 구두로 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피고는 원고에게 위 도면 작성의 대가로 총 1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고, 2024. 2. 15., 2024. 3. 22. 두 차례에 걸쳐 원고에게 총 7,500,000원을 지급하였다.

다.

원고는 2024. 1. 중순경부터 2024. 3. 9.까지 피고의 현장 사무실 등에서 준공도면 작성 업무를 수행하였고, 2024. 3. 9. 이후에는 재택근무 방식으로 피고 측 직원과 수차례 준공도면 수정본을 이메일로 주고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7호증,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계약은 근로계약에 해당하고, 원고는 피고에게 ① 당초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임금 10,000,000원 중 7,500,000원만 지급받았으므로 미지급 임금 2,500,000원(=10,000,000원 - 7,500,000원)을 지급받아야 하고, ② 2024. 3. 11.부터 2024. 3. 23. 사이에 10일 동안 재택근무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일당 250,000원을 기준으로 2,500,000원(= 250,000원 × 10일)을 추가로 지급받아야 하고, ③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2,500,000원을 지급받아야 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총 7,500,000원(= 미지급 보수 2,500,000원 + 재택근무 보수 2,500,000원 + 손해배상금 2,5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판단

가.

이 사건 계약의 성격

1)

도급은 당사자 일방이 어느 일을 완성할 것을 약정하고 상대방이 그 일의 결과에 대하여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함으로써 그 효력이 생긴다(민법 제664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보다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이 근로 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인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근로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근로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고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그리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서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22. 8. 19. 선고 2020다296819 판결 등 참조).

2)

앞서 든 증거, 을 제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서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계약이라기보다는 원고가 독립적인 지위에서 준공도면의 작성이라는 일을 완성하고 그 결과에 대한 보수를 지급받기로 약정한 도급계약으로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계약은 그 내용이나 체결 경위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단순히 피고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하는 관계를 설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준공도면의 작성 및 완성이라는 구체적인 결과물을 도출하기 위해 체결되었다.

②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하면서 원고와 피고는 근로기간이나 근로시간, 일급이나 월급 등을 따로 정하지 아니한 채 원고가 준공도면을 완성하면 그 대가로 피고가1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는바, 이는 전형적인 도급계약 형태의 계약 체결방식이다.

③

피고가 원고의 구체적인 근무시간이나 근무장소를 특정하였다거나, 업무 수행과정에서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볼 만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 원고가 2024. 3. 9.경 피고 측 현장 사무실에서 철수한 후 재택근무 방식으로 이메일을 통해 준공도면 수정본을 주고받은 사정은 원고가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업무를 수행하였음을 보여준다.

④

피고 측 직원이 준공도면 작성 과정에서 수정을 요구하고, 이에 따라 원고가 수정본을 수차례 발송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는 준공도면 작성에 관한 전문적인 경험 및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도면 작성의 구체적 내용 및 방법을 스스로 결정하여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인다. 도급인인 피고가 준공도면 작성 과정에서 요구사항을 원고에게 전달하거나 수정이나 보완을 요구하는 것은 도급계약에서 통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관리·조정의 범위에 속하는 행위에 불과하며, 이러한 사실만으로 피고가 원고의 업무 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내용이나 방법까지 일일이 지정하여 원고를 지휘·감독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⑤

피고는 원고로부터 완성된 준공도면을 인도받지 못하자 제3자인 D, E에게 별도로 준공도면 작성을 도급 형태로 의뢰하여 이를 완성하였다. 피고가 제3자에게 같은 업무를 도급 형태로 재차 발주한 사정은 이 사건 계약 역시 도급계약이었음을 시사한다.

나.

원고의 미지급 보수 청구에 관한 판단(일의 완성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계약은 도급계약이므로, 도급계약에 있어서 일의 완성에 관한 주장·증명책임은 일의 결과에 대한 보수의 지급을 청구하는 수급인에게 있다. 그러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이 사건 계약에 따른 준공도면을 완성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없다.

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가 주장하는 재택근무를 통한 추가 업무 수행 역시 당초 도급계약인 이 사건 계약의 연장선상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일 뿐, 별도의 근로 제공이나 새로운 계약관계에 기초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나아가 피고의 귀책사유로 인해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도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 역시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김정일(재판장) 손윤경 박형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