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00. 1. 28. 선고 99가합9183 판결

판결요지

원고가 불가피하게 요금을 손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해 보건대, 증인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원고에게 불가피한 정황이나 동기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을 제6호증의 21 내지 2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미 1997.7.3 요금을 손으로 받은 행위가 적발되자 이를 시인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일이 없을 것이니 선처를 바란다는 경위서를 피고회사에 제출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1998.2.6과 같은 해 8.2 요금을 손으로 받다가 다시 피고회사에 적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원고의 행위가 설사 요금 횡령의 의사가 없이 운행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 사건/2000.1.28 선고, 대구지법 제13민사부 99가합9183 해고무효확인

* 원고/박대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현환,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이규일

* 피고/일선교통 주식회사 대표이사 김학송,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정한

소송복대리인 변호사 이성철

* 변론종결/1999.12.24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18 내지 38, 51 내지 56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1996.4.25 피고회사에 입사하여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하여 왔다.

나.

피고회사는 원고가 1997.7.3, 1998.2.6 및 같은 해 8.2에 승객들로부터 버스 요금을 손으로 직접 받았다(단체협약 제25조 7항, 취업규칙 제67조 9항)는 이유로, 1998.8.20 원고에게 징계위원회의 개최통지를 한 다음, 같은 달 27일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같은 달 28일자로 원고를 징계

해고(이하 `이 사건 징계해고'라고 한다)하였다.

다.

원고에 대한 위 징계해고 당시 피고회사와 피고회사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되어 시행되고 있던 단체협약 제25조 7항에는 “요금통 이외의 그릇이나 손으로 직접 요금을 수수할 시(금액과 관계없음)”를 징계해고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67조 9항에는 “회사가 지급한 요금함 이외의 용기를 비치하여 요금을 별도 관리 또는 보관 후 착복하거나 손으로 요금을 직접 수수하는 행위를 하였을 경우에는 금액의 과다, 과소를 불구하고 해고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피고회사의 포상및징계규정(양정기준) 22항에서는 “수입금 취급을 소홀히 하거나 요금통 이외의 그릇이나 손으로 직접 요금을 수수하였을 때”에는 근로자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 면직처분을, 경과실이 있는 경우는 감봉을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2.

원고의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었는지의 여부

(1)

원고는, 원고의 청구로 열렸던 1998.9.15 재심회의는 징계위원회 위원인 소외 김정호가 불참하여 정족수가 부족한 상태에서 진행되었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그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한다.

(2)

을 제3호증, 을 제4호증의 1, 2, 을 제6호증의 5, 7, 55, 56, 60의 각 기재와 증인 김정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제4호증은 위 증인의 증언에 비추어 이를 믿지 아니하고 달리 반증이 없다.

(가)

피고회사의 징계심의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한다)는 위원장 1명, 위원 4명으로 구성되고, 위원회는 이사급 이상의 중역에서, 위원은 간부직원 중에서 대표이사가 각 위촉하며, 노동조합 분회장은 당연직 위원이다(포상 및 징계규정 제3조). 위원회는 재적위원 2/3 이상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하여야 하고, 징계를 받은 피징계자는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

(같은 규정 제6조, 제14조).

(나)

원고는 1998.9.5 원고에 대한 징계해고에 대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이에 대하여 같은 달

15일 재심회의가 개최되었다.

(다)

당시 위원회는 위원장 소외 김원섭, 위원 소외 남해용, 김우환, 김정호 4명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재심 당일 위원장인 위 김원섭은 그 권한 일체를 위 남해용에게 위임한 채 불출석하였고, 노동조합 분회장인 위 김정호는 원고로부터 재심회의에 불참하겠다는 통보를 받고 재심회의장에 가서 다른 위원들에게 “원고가 출석하지 않을 것이며, 자신은 1차 위원회 때와 의견이 같다"고 말한 후 그 자리를 떠나 영업소로 돌아와, 다음 날 영업소에서 재심회의록에 날인을 하였다.

(3)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위 재심회의는 재적의원 4명 중 소외 남해용, 김우환 2명만이 참석하여 이루어진 점은 있으나, 재심을 청구한 원고가 재심회의에 출석하지 않을 것이라서 그의 의견을 들을 수 없는 사정이었다면 위 김정호가 재심회의장에 와서 자신의 재심회의에서 표시할 의견을 미리 다른 의원들에게 제시하였으므로, 직접 재심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징계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징계해고 사유의 인식 여부

원고는, 원고로서는 버스 요금을 손으로 받는 행위가 징계해고의 사유가 되는지 알지 못하였으므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을 제6호증의 20, 39 내지 42, 52, 54, 60의 각 기재와 위 증인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는 1981년부터 이 사건 징계해고 당시까지 약 15년간 버스 운전기사로서 근무하여 온 사실, 피고회사와 피고회사의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단체협약은 1998.6.1부터 적용되는 것이나,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은 1990.12.10부터 적용되어 온 사실, 단체협약서와 취업규칙은 피고회사의 노동조합 사무실에 항상 비치되어 있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는 사실, 피고회사는 근로자들을 상대로 1년에 1회 이상 교양교육을 실시하는데, 이때 피고회사는 수시로 요금을 손으로 받으면 해고된다는 내용의 교육을 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원고의 버스 운전기사 경력과 피고회사의 교양교육 등에 비추어 원고가 버스 요금을 손으로 받는 경우 해고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다.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의 효력

(1)

원고는, 운전기사가 손으로 요금을 받는 행위를 징계해고의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피고회사의 단체협약 제25조 7항과 취업규칙 제67조 9항은 ① 시내버스의 특성상 정확한 시간에 운행을 하기 위해서는 운전기사가 직접 승객으로부터 요금을 받고 거스름돈을 줄 수밖에 없는 현실을 도외시하고, ② 버스 요금을 손으로 받는 것만으로 모든 버스 운전기사들을 횡령죄의 예비범으로 간주하는 것으로써 사회통념상 정당성이 인정되지 않는 규정이므로, 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근거한 이 사건 징계해고는 무효라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징계의 사유와 그에 대한 징계 종류를 규정하고 있는 이상 그 규정 자체가 신의칙에 위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규칙에 정하는 바에 따라야 한다고 보아야 할 것인 바, 이 사건의 경우 피고회사는 버스 운송업을 하는 회사로 승객들이 내는 버스 요금이 주된 수입원이므로 운전기사에게는 운송수입금에 관련하여 고도의 성실성이 요구되는 점을 감안하여 볼 때 요금을 손으로 받는 행위는 중대한 부정행위로 보지 않을 수 없고, 피고회사의 경우는 각 버스마다 요금통을 설치하고, 운전기사가 거스름돈을 쉽게 내어줄 수 있도록 운전석과 가까운 위치에 거스름돈을 내어 주기 위한 환전기를 설

치하고 있고 이는 운전기사가 작동하기도 간편하므로 손으로 요금을 받는 행위는 일응 이를 횡령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며, 달리 위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의 규정 자체가 신의칙에 위반한다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사정이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라.

징계권의 남용 여부

(1)

원고는, 손으로 요금을 받기는 하였지만 이는 한꺼번에 30여명의 학생들이 버스에 타는 바람에 빨리 승객을 태우기 위하여 직접 손으로 요금을 받고 거스름돈을 주거나, 짐을 들고 탄 승객이 짐을 놓은 후 와서 주는 돈을 손으로 받은 것이거나, 뒤의 승객에 밀려 요금을 내지 못한 승객이 와서 주는 요금을 손으로 받은 것에 불과하여 운행의 편의를 위한 행위였을 뿐이므로, 이를 이유로 원고를 징계해고 하는 것은 징계권의 남용이라고 주장한다.

(2)

살피건대, 근로자가 단체협약 등의 징계해고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 이에 따라 이루어진 해고처분이 당연히 정당한 것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 행하여져야 정당성이 인정되는 것이고, 사회통념상 당해 근로자와의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인지의 여부는 당해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의 여건, 당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직무의 내용,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이로 인하여 기업의 위계질서가 문란하게 될 위험성 등 기업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의 근무 태도 등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3)

이 사건의 경우, 원고가 불가피하게 요금을 손으로 받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증인 김정호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원고에게 불가피한 정황이나 동기가 있었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을 제6호증의 21 내지 23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이미 1997.7.3 요금을 손으로 받은 행위가 적발되자 이를 시인하고 앞으로는 그러한 일이 없을 것이니 선처를 바란다는 경위서를 피고회사에 제출한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후 1998.2.6과 같은 해 8.2 요금을 손으로 받다가 다시 피고회사에 적발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원고의 행위가 설사 요금 횡령의 의사가 없이 운행의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득환(재판장), 김해붕, 진철 ♧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