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결요지
공정거래위원회 직장협의회 회장으로 있던 피고인이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총연합(전공련)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전공련 수뇌부의 참가결정과 홍보에 따라 전공련의 가입자 또는 수석부위원장의 신분으로 다수의 전공련 가입자들과 함께‘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주최한 노동기본권쟁취 결의대회, 전공련탄압 규탄대회, 전국공무원가족한마당 등 집회에 참가하였고, 그 집회에서 공무원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결의문이 낭독되고,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단결을 촉구하는 연설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의 설립 준비내용의 발표가 이루어진 경우, 위 각 집회는 전공련 가입자들의 결속을 다지고 노동조합 준비과정을 홍보하는 등 공무원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준비행위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집회였고, 피고인이 이에 참석한 것은 전공련의 이러한 노동조합 결성 준비행위에 동참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집회 참석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 의하여 금지된 노동운동에 해당한다.
주식회사○○ 사건
* 사 건 / 2005.4.15 선고, 대법원 제3부 2003도2960 국가공무원법위반 (사) 상고기각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직무유기
국가공무원법위반
지방공무원법위반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
* 당사자 / 피고인 1. 가. 나. 다. 라. 마. A
가. 라. 마. B
상고인 피고인들
* 원심판결 / 서울지방법원 2005.5.13 선고, 2002노8046 판결, 2003노1767(병합)
[주 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피고인 A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본다.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국가공무원법 제66조1)에서 금지한‘노동운동’은 헌법과 국가공무원법과의 관계 및 우리 헌법이 근로삼권을 집회, 결사의 자유와 구분하여 보장하면서도 근로삼권에 한하여 공무원에 대한 헌법적 제한규정을 두고 있는 점에 비추어 헌법 및 노동법적 개념으로서의 근로삼권, 즉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제한되는 단결권은 종속근로자들이 사용자에 대하여 근로조건의 유지, 개선 등을 목적으로 조직한 경제적 결사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그에 가입, 활동하는 권리를 말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같은 법상의‘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는 공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 헌법상의 원리, 국가공무원법의 취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축소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2.2.14 선고, 90도2310 판결 참조).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전국공무원직장협의회 총연합(이하‘전공련’이라 한다)은 공무원직장협의회설립ㆍ운영에관한법률시행령 제2조 제2항2)을 위반하여 설립된 단체로서 산하에 노조추진기획단을 두고 있고 공무원으로 구성된 단일한 전국조직의 구축과 공무원노조로의 조직전환을 목적으로 하는 등 노동조합의 결성을 위한 조직인 사실, 피고인 A는 공정거래위원회 직장협의회 회장으로 있던 중 2001.3.23 전공련이 결성되자 전공련에 가입하여 활동하면서 전공련 수뇌부의 참가결정과 홍보에 따라 전공련의 가입자 또는 수석부위원장의 신분으로 다수의 전공련 가입자들과 함께‘공직사회개혁과 공무원 노동기본권 쟁취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이하‘공대위’라 한다)가 주최한 2001.6.9 창원 용지공원의 노동기본권쟁취 결의대회, 2001.7.28 부산역광장의 전공련탄압 규탄대회, 2001.11.4 보라매공원의 전국공무원가족한마당에 각 참석한 사실, 공대위의 주축 구성단체 중 하나가 노동조합의 결성을 목적으로 하는 전공련이고, 위 각 집회 참석자의 과반수가 전공련 소속 공무원이며, 위 각 집회의 행사장 준비를 전공련 산하의 그 지역 직장협의회가 한 사실, 위 각 집회에서 공무원 구조조정을 반대하는 결의문이 낭독되고, 참석한 공무원들에게 단결을 촉구하는 연설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의 설립 준비내용의 발표가 있었던 사실 등을 각 인정할 수 있는 바,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위 각 집회는 전공련 가입자들의 결속을 다지고 노동조합 준비과정을 홍보하는 등 공무원노동조합 결성을 위한 준비행위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는 집회였고, 피고인 A가 이에 참석한 것은 전공련의 이러한 노동조합 결성 준비행위에 동참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인 A가 위 각 집회에 참석한 것은 국가공무원법 제66조에 의하여 금지된 노동운동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위 각 집회의 주최자가 공대위이고 위 각 집회가 근무시간 이외에 이루어졌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위 각 집회 참석으로 인한 국가공무원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대학교가 교내에서의 집회를 허용하지 아니하고 집회와 관련된 외부인의 출입을 금지하였는데도 집회를 위하여 그 대학교에 들어간 것이라면 비록 대학교에 들어갈 때 구체적으로 제지를 받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대학교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에 들어간 것으로써 건조물침입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04.8.30 선고, 2004도3212판결 참조).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판시 ○○대학교 침입으로 인한 건조물침입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직무유기죄는 구체적으로 그 직무를 수행하여야 할 작위의무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러한 직무를 버린다는 인식하에 그 작위의무를 수행하지 아니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또 그 직무를 유기한 때라 함은 공무원이 법령, 내규 등에 의한 추상적인 출근의무를 태만히 하는 일체의 경우를 이르는 것이 아니고, 직장의 무단이탈, 직무의 의식적인 포기 등과 같이 그것이 국가의 기능을 저해하며 국민에게 피해를 야기시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를 말하는 것이다(대법원 1997.4.22 선고, 95도748판결 참조).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과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A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과 소속 공무원임에도 불구하고 전공노 집회 등을 이유로 2002.3.23부터 2002.4.29까지 공정거래위원회에 무단결근한 행위는 공무원이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직무를 유기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직무유기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직무유기죄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이 채용한 증거들을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 A가 2002.10.17 명동성당에서 개최된 전공노의 집회에 참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 A에 대한 판시 위 집회 참석으로 인한 지방공무원법위반죄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반 등의 위법이 없다.
직권 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피고인 B가 2002.5.11. 10:10경부터 10:50경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로 77 소재 파나마 대사관 옆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개최된 전공노 주최의 집회에 참석하여 구호를 외치는 방법으로 옥외집회 및 시위가 금지된 장소에서 열린 집회 및 시위에 참가하였다’는 부분에 대하여 구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2004.1.29 법률 제7123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제20조 제3호3), 제11조 제1호4)를 적용하여 피고인 B에게 유죄를 선고하였다. 그런데 원심이 이 부분 범죄사실에 대하여 적용한 구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1조 제1호는 원심 판결 선고 후인 2003.10.30 헌법재판소로부터 헌법에 위반된다는 위헌결정(2000헌바67, 83)5)을 받음으로써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였는 바,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형벌에 관한 법률 또는 법률조항이 소급하여 그 효력을 상실한 경우에는 당해 법조를 적용하여 기소한 피고 사건은 범죄로 되지 아니한 때에 해당하므로(대법원 1992.5.8 선고, 91도2825판결 참조),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위 유죄부분은 그대로 유지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위 유죄부분은 파기되어야 할 것인 바, 원심은 이 부분을 피고인 B에 대한 나머지 죄와 형법 제37조 전단6)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피고인 B에게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 전부는 파기되어야 할 것이다.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B에 대한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는 한편, 피고인 A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이용우, 이규홍(주심), 박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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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공무원법[일부개정 2005.3.24 법률 7407호]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 ① 공무원은 노동운동 기타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적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다만,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은 예외로 한다<개정 1963.12.16, 1964.5.26, 1973.2.5>.
제1항 단서의 사실상 노무에 종사하는 공무원의 범위는 국회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한다<신설 1973.2.5, 1981.4.20, 1994.12.22>.
제1항 단서에 규정된 공무원으로 노동조합에 가입된 자가 조합업무에 전임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소속장관의 허가를 얻어야 한다<신설 1973.2.5>.
제3항의 규정에 의한 허가에는 필요한 조건을 붙일 수 있다<신설 1973.2.5, 1981.4.20>.
공무원직장협의회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시행령 [제정 1998.12.31 대통령령 15955호] 제2조(설립기관의 범위) ① 공무원직장협의회의설립·운영에관한법률(이하‘법’이라 한다) 제2조 제2항의 규정에 의하여 직장협의회(이하‘협의회’라 한다)를 설립할 수 있는 기관단위는 기관장이 4급 이상 공무원 또는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인 기관이 된다. 다만, 기관장이 5급 이하 공무원 또는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인 기관의 경우에는 소속공무원의 수, 지리적 특성 등을 고려하여 중앙행정기관의 장이 정하는 바에 따라 기관장이 5급 이상 공무원 또는 이에 상당하는 공무원인 상급기관에 통합하여 설립한다.
제1항의 규정에 의한 2 이상의 기관단위에 걸쳐 하나의 협의회를 설립하거나, 협의회간 연합협의회를 설립할 수 없다.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일부개정 1999.5.24 법률 제5985호) 제20조(벌칙) 제10조 본문 또는 제11조의 규정에 위반한 자, 제12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금지를 위반한 자는 다음 구분에 의하여 처벌한다. 3. 그 정을 알면서 참가한 자는 50만원 이하의 벌금·구류 또는 과료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일부개정 1999.5.24 법률 제5985호) 제11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금지장소) 누구든지 다음 각호에 규정된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백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개정 1991.11.30>.
국회의사당, 각급법원, 헌법재판소, 국내주재 외국의 외교기관
대통령관저, 국회의장공관, 대법원장공관, 헌법재판소장공관
국무총리공관, 국내주재 외국의 외교사절의 숙소. 다만, 행진의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
<참고>로 개정된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2004.1.29 법률 제7123호) 제11조(옥외집회 및 시위의 금지장소) 누구든지 다음 각호에 규정된 청사 또는 저택의 경계지점으로부터 1백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개정 1991.11.30, 2004.1.29>.
국회의사당, 각급법원, 헌법재판소
대통령관저, 국회의장공관, 대법원장공관, 헌법재판소장공관
국무총리공관. 다만, 행진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국내주재 외국의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 다만, 다음 각목의 1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당해 외교기관이나 외교사절의 숙소를 대상으로 하지 아니하는 경우
대규모 집회 또는 시위로 확산될 우려가 없는 경우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경우
헌법재판소 2003.10.30 2000헌바67·83(병합) 전원재판부 결정에서는‘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1조 제1호 중 국내주재 외국의 외교기관 부분 위헌소원,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 제11조 위헌소원’에 대하여, <결정요지>는 다음과 같다.
집회의 자유는 개인의 인격발현의 요소이자 민주주의를 구성하는 요소라는 이중적 헌법적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로운 인격발현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우리 헌법질서 내에서 집회의 자유도 다른 모든 기본권과 마찬가지로 일차적으로는 개인의 자기결정과 인격발현에 기여하는 기본권이다. 뿐만 아니라, 집회를 통하여 국민들이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집단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여론의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더불어 민주적 공동체가 기능하기 위하여 불가결한 근본요소에 속한다.
집회의 자유에 의하여 보호되는 것은 단지‘평화적’또는‘비폭력적’집회이다. 집회의 자유는 민주국가에서 정신적 대립과 논의의 수단으로서, 평화적 수단을 이용한 의견의 표명은 헌법적으로 보호되지만, 폭력을 사용한 의견의 강요는 헌법적으로 보호되지 않는다. 헌법은 집회의 자유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보장함으로써, 평화적 집회 그 자체는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이나 침해로서 평가되어서는 아니되며, 개인이 집회의 자유를 집단적으로 행사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일반대중에 대한 불편함이나 법익에 대한 위험은 보호법익과 조화를 이루는 범위 내에서 국가와 제3자에 의하여 수인되어야 한다는 것을 헌법 스스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집회의 자유는 집회의 시간, 장소, 방법과 목적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보장한다. 집회의 자유에 의하여 구체적으로 보호되는 주요행위는 집회의 준비 및 조직, 지휘, 참가, 집회장소·시간의 선택이다. 따라서 집회의 자유는 개인이 집회에 참가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또는 집회에 참가할 것을 강요하는 국가행위를 금지할 뿐만 아니라, 예컨대 집회장소로의 여행을 방해하거나, 집회장소로부터 귀가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집회참가자에 대한 검문의 방법으로 시간을 지연시킴으로써 집회장소에 접근하는 것을 방해하는 등 집회의 자유행사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조치를 금지한다.
집회의 목적·내용과 집회의 장소는 일반적으로 밀접한 내적인 연관관계에 있기 때문에, 집회의 장소에 대한 선택이 집회의 성과를 결정짓는 경우가 적지 않다. 집회장소가 바로 집회의 목적과 효과에 대하여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에, 누구나‘어떤 장소에서’자신이 계획한 집회를 할 것인가를 원칙적으로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만 집회의 자유가 비로소 효과적으로 보장되는 것이다. 따라서 집회의 자유는 다른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정당화되지 않는 한, 집회장소를 항의의 대상으로부터 분리시키는 것을 금지한다.
집시법이 옥외집회와 옥내집회를 구분하는 이유는 옥외집회의 경우 외부세계, 즉 다른 기본권의 주체와 직접적으로 접촉할 가능성으로 인하여 옥내집회와 비교할 때 법익충돌의 위험성이 크다는 점에서 집회의 자유의 행사방법과 절차에 관하여 보다 자세하게 규율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한편으로는 집회의 자유의 행사를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집회의 자유와 충돌하는 제3자의 법익을 충분히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집회의 자유를 제한하는 대표적인 공권력의 행위는 집시법에서 규정하는 집회의 금지, 해산과 조건부 허용이다. 집회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다른 중요한 법익의 보호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정당화되는 것이며, 특히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원칙적으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명백하게 존재하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다. 집회의 금지와 해산은 집회의 자유를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다른 수단, 즉 조건을 붙여 집회를 허용하는 가능성을 모두 소진한 후에 비로소 고려될 수 있는 최종적인 수단이다.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는 일반적으로 다른 장소와 비교할 때 중요한 보호법익과의 충돌상황을 야기할 수 있고, 이로써 법익에 대한 침해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와 같은 고도의 법익충돌상황을 사전에 효과적으로 방지하기 위하여 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이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으로는 국내주재 외교기관에의 자유로운 출입 및 원활한 업무의 보장, 외교관의 신체적 안전이 고려된다.
특정 장소가 그 기능수행의 중요성 때문에 특별히 보호되어야 하고 중요한 기관에 대한 효과적인 보호가 그 장소에서의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함으로써 이루어질 수 있다고 입법자가 판단하였다면, 이러한 입법자의 판단이 현저하게 잘못되었다고 할 수 없다. 입법자는 야간의 옥외집회나 특정 장소에서의 옥외집회의 경우와 같이 법익침해의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 특수한 상황에 대해서는 집회가 공공의 안녕질서에 미칠 영향이나 법익충돌의 위험성의 정도에 따라 그에 상응하는 규제를 할 수 있다.
특정장소에서의 집회가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보호되는 법익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을 초래한다는 일반적 추정이 구체적인 상황에 의하여 부인될 수 있다면, 입법자는‘최소침해의 원칙’의 관점에서 금지에 대한 예외적인 허가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해야 한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전제된 추상적 위험성에 대한 입법자의 예측판단은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경우에 부인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첫째, 외교기관에 대한 집회가 아니라 우연히 금지장소 내에 위치한 다른 항의대상에 대한 집회의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전제된 법익충돌의 위험성이 작다고 판단된다. 이 사건 법률조항의 문제점은 집회금지구역 내에서 외교기관이나 당해 국가를 항의의 대상으로 삼지 않고 다른 목적의 집회가 함께 금지된다는데 있다.
둘째, 소규모 집회의 경우, 일반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의 보호법익이 침해될 위험성이 작다. 예컨대 외국의 대사관 앞에서 소수의 참가자가 소음의 발생을 유발하지 않는 평화적인 피켓시위를 하고자 하는 경우, 일반 대중의 합세로 인하여 대규모 시위로 확대될 우려나 폭력시위로 변질될 위험이 없는 이상, 이러한 소규모의 평화적 집회의 금지를 정당화할 수 있는 근거를 발견하기 어렵다.
셋째, 예정된 집회가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행해지는 경우, 외교기관에의 자유로운 출입 및 원활한 업무의 보장 등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의 위험이 일반적으로 작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입법자가‘외교기관 인근에서의 집회의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고도의 법익충돌위험이 있다’는 예측판단을 전제로 하여 이 장소에서의 집회를 원칙적으로 금지할 수는 있으나, 일반·추상적인 법규정으로부터 발생하는 과도한 기본권 제한의 가능성이 완화될 수 있도록 일반적 금지에 대한 예외조항을 두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전제된 위험상황이 구체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도 이를 함께 예외 없이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조치의 범위를 넘는 과도한 제한인 것이다. 그러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최소침해의 원칙에 위반되어 집회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재판관 김영일의 헌법불합치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 중‘외교기관에 대한 집회가 아니라, 우연히 금지장소 내에 위치한 다른 항의대상에 대한 집회의 경우’와‘소규모집회의 경우’에 대하여는 위에서 설시한 바와 같은 위헌성이 있다고 판단되나, 그 합헌과 위헌의 경계가 모호하여 다수의견과 같이 단순위헌결정을 할 것이 아니라, 그 부분을 지적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야 하고, 그에 따라 광범위한 입법형성권을 가진 국회가 그 위헌성을 제거하는 구체적인 개선입법조치를 하여 합헌적인 헌법질서를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
집시법 제5조의 일반적 집회금지사유의 규정만으로는‘외교기관의 기능보장’과‘외교공관의 안녕보호’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는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효력상실로 인한 법적 공백이나 혼란을 막고 조화로운 헌법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입법자가 개선할 때까지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잠정 적용하도록 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이 타당하다.
<재판관 권성의 합헌의견>
비폭력집회를 담보하기 위하여 어느 정도의 장소 이격(離隔)이 필요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법과 질서에 대한 존중의 정도, 체제경쟁에 집회가 이용되는 빈도, 군중심리의 속성, 사회의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궁극적으로 의회가 입법재량으로 결정할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법률조항이 정하고 있는 100m의 장소이격은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작은 불씨가 요원(遠)의 불로 번질 수 있는 것에 비유할 만한 집회의 가변성이나 의외성에 비추어, 시작단계에서의 집회규모의 소규모성이라든지, 집회금지대상에 인접한 다른 시설이 집회의 대상이라든지 하는 정황은 계쟁조항의 합헌 여부를 좌우할 만한 요소가 될 수 없는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헌이 아니다.
형법 제37조(경합범) 판결이 확정되지 아니한 수개의 죄 또는 금고 이상의 형에 처한 판결이 확정된 죄와 그 판결확정 전에 범한 죄를 경합범으로 한다<개정 2004.1.2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