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3도4040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1.

사기의 점에 대하여

가.

이 부분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들은 대구 C구청 관할의 정화조 청소를 대행하는 주식회사 D, E 주식회사, F 주식회사의 경영 및 임금관리 등 위 회사들의 전반적인 업무를 총괄하는 자들인바, 통상적으로 정화조 청소시 청소의뢰자가 수거된 분뇨량을 정확히 확인하지 않으며 정화조를 통하여 이를 직접 확인하기도 어렵다는 점 등을 이용하여, 미리 회사 직원인 정화조 청소원에게 정화조 용량을 기재한 작업지시서를 주어 동인으로 하여금 정화조 용량만큼 분뇨를 수거하지 않았음에도 정화조 용량대로의 요금을 받게 하여 그 차액을 편취하기로 마음먹고, 위 F 주식회사의 정화조 청소원인 공소외 G과 공모하여 1999. 1.2.경 대구 H 소재 피해자 I의 집에서 G이 정화조 청소시 사실은 분뇨 600리터 수거료12,345원 상당의 분뇨를 수거하였음에도 I에게 정화조 용량인 1,500리터의 분뇨를 수거하였다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동인으로부터 수거료 21,795원을 교부받아 차액 9,450원 상당을 편취한 것을 비롯하여, 그 시경부터 같은 해 12월 13일까지 별지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G 등 정화조 청소원들과 공모하여 같은 방법으로 모두 1,718회에 걸쳐I 등 피해자들로부터 실제 3,127,350리터 수거료 43,230,900원 상당을 수거하였음에도4,542,150리터를 수거한 것처럼 수거료 58,087,350원을 교부받아 차액 14,856,450원 상당을 편취하였다.

나.

제1심 및 원심법원의 판단

제1심은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원심 또한, 제1심이 적법하게 증거조사하여 채택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들은 대구 C구청과정화조 청소대행계약을 체결하고 사실상 독점적으로 정화조 청소를 대행하여 왔는데, 그 청소업무처리 방식은 대개 위 각 회사에서 C구 관내 분뇨수거 대상 상가 혹은 가정집에 분뇨를 수거하라는 통지서를 발송하고 주민들로부터 정화조 청소를 의뢰받은 후 분뇨를 수거할 집의 주소 및 전화번호가 적힌 작업지시서를 청소기사들에게 교부하고, 청소기사들은 분뇨 수거차량을 이용하여 분뇨를 수거한 후 수거한 분뇨를 하수종말처리장인 J사업소에 반입 · 처리한 다음 분뇨수거 당시 주민들에게 발행한 영수증과 수거료 및 분뇨처리장 반입 당시 작성한 반입신고서를 회사에 제출하고, 위 회사 여직원들이 이를 기초로 작업일보를 작성하고 나중에 반입신고서에 기재된 분뇨 반입량을 C구청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정화조 청소업무를 대행하여 온 사실, 그런데 피고인들은 청소기사들에게 작업을 지시함에 있어 구청에 신고된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수거량이 기재된 작업지시서를 교부하여 주고, 청소기사들은 그에 따라 실제 수거한 분뇨량이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 수거량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정화조 용량대로 일괄적으로 수거료를 받고 영수증을 발행하여 온 사실, 그러나 구청에 신고된 정화조 용량이 항상 정확할 수는 없고 신고된 정화조 용량보다 실제 정화조 용량이 작거나 정화조의 파손, 누수, 노후화로 정화조의 용량이 줄어들 수 있는 점, 청소 후 분뇨 잔량이 남는다든지 분뇨를 전부 수거하지 않을 수 있는 점(예를 들어 차량 탱크용량이 4,500리터인데 먼저 4,000리터의 분뇨를 수거한 후, 더 수거할 수 있는 여유 용량이 500리터에 불과함에도 정화조 청소 의뢰자로부터 1,000리터 용량의 정화조 청소를 의뢰받아 500리터의 분뇨만을 수거하고 정화조 용량에 맞추어 1,000리터 상당의 요금을 받는 경우), 정화조는 항상 가득 차 있고 청소는 1년에 1회 의무적으로 하도록 되어 있어 일부 식당 등은 실제 정화조 청소를 하지 않았음에도 수거료를 지불하고 영수증을 발행받기도 하는 점 등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하여 실제 분뇨 수거량이 정화조 용량이나 전년도 분뇨 수거량과 항상 일치할 수는 없는 사실, 피고인들은 매일회사 여직원으로부터 영수증 및 반입신고서와 이를 기초로 작성한 작업일보를 보고받아 청소기사들이 실제 분뇨 수거량이 아닌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에 따라 요금을 받는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그 차액을 주민들에게 반환하기는커녕 오히려 실제 입금액과 분뇨처리장에서 작성한 반입신고서를 비교하여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과 달리 실제 수거한 분뇨량만큼만 수거료를 받아오면 직접 또는 회사 여직원을 통하여 그 청소기사에게 전화하여 그 이유를 확인한 후 사유서를 적어내게 하고, 다른 기사들의 작업량과 비교하여 다음날 작업지시서를 주지 않는 등 청소기사들에게 간접적으로 정화조 용량대로 분뇨 수거요금을 수금하도록 강요하여 온 사실, 더구나 피고인들은 이 사건이 방송에 보도되자 청소기사들로 하여금 실제 분뇨 수거량보다 초과하여 돈을 받은 것은 기사들이 스스로 한 것이고 회사는 전혀 몰랐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케 하였고, 피고인 B은 이 사건이 방송에 몇 차례 나간 후인 2000년 7월경1997년분과 1998년분의 영업일보 및 차량운행일지, 분뇨수거영수증과 반입신고서 원본, 회사의 자금 입출금 장부 등을 소각하였으며, 2000. 8. 20.경에는 여직원 4명으로 하여금 1999년분과 2000년 7월분까지의 반입신고서와 발부한 영수증을 각자 집에 가져가서대조하게 한 후 차이가 나는 부분의 영수증을 박스에 담아 따로 보관하여 온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러하다면, 피고인들은 오랫동안 정화조 청소업체를 운영하여 온 자들로서 주민들이 청소차량의 계측기를 확인하거나 청소 후 정화조의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용하여 실제 수거한 분뇨량이 아닌 정화조 용량대로의 분뇨 수거료를 받음으로써 그 차액을 편취하였다고 할 것이고, 또한 피고인들은 청소기사들이 관행적으로 또는 피고인들의 기대에 부응하여 불법적으로 수거료를 징수한다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여러 가지 회사경영의 편법을 동원하여 이를 조장하였다 할 것이므로 편취의 범의 역시 충분히 인정된다고 판단하는 한편, 피고인들의 다음과 같은 변소, 즉 청소차량을 경사로에 주차하고 분뇨를 수거하는 경우 등에는 청소차량 계측 기상으로 정확한 분뇨 수거량을 측정할 수 없어 통상 정화조 용량을 기준으로 분뇨수거료를 수령하게 되는 것이고, 청소차량이 실제는 그 탱크 규격용량의 10% 정도를 초과하여 분뇨를 수거할 수 있으나 그와 같은 경우에도 분뇨처리장에서는 반입신고서에 청소차량의 탱크 규격용량만큼만 기재하도록 하는 까닭에 실제 수거한 분뇨량보다 더 적게 분뇨처리장에 반입한 것으로 처리되어 피고인들이 과다한 분뇨 수거료를 징수한 것으로 오해받고 있을 뿐이라는 주장에 대하여는, 위 주장과 같은 이유로 반입신고서에 기재된 분뇨 반입량과 실제 반입량이 다소 차이날 수 있으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정화조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경우에 통상 실제 분뇨 반입량이 반입신고서상의 반입량에 비하여 약 100 내지 200리터 정도를 초과하는 정도이지 1,000리터 이상을 초과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고(검사는 제1심에서, 위와 같은 통상적인 오차 범위 내에 해당하는 편차량 200리터 이하의 경우는 모두 공소를 취소하였고, 다만, 예컨대 탱크 규격용량이 5,000리터인 청소차량인데 반입신고서상의 분뇨 반입량이 4,700리터이고 영수증상의 분뇨 수거량이 4,900리터인 경우에는 반입신고서를 차량의 탱크 규격용량에 맞추었다는 피고인들의 주장에 해당하지 아니하여 공소를 유지하였다), 분뇨처리장인 J사업소에서도 200리터 정도 차이가 나는 것은 일부 반입케 하여 주기도 하나 그 이상은 눈으로 확연히 차이가 나는 것이라서 반입을 허용하지 않거나 반입신고서를 반입량에 맞게 수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반입한 분뇨량에 따라 사후에 그 처리비용을 위 각 회사로부터 지급받는 J사업소가 실제 반입량을 줄여 반입신고서를 작성케 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점,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인 2000년 8월경부터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을 기재하여 주지 않자 수거영수증과 반입신고서상의 분뇨량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는 점, 피고인들의 경우와 달리 K동을 관할하는 L의 경우 1999. 12.1.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수거영수증과 반입신고서의 각 기재 분뇨량에 차이가 없는 등 이와 같은 차이가 다른 청소업계에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들의 변소를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판단한 끝에, 결국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다.

대법원의 판단

(1)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먼저,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미리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 수거량을 기재하는 이유에 관하여 본다.

이에 관하여 원심은, 피고인들이 청소기사들에게 간접적으로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 수거량대로 요금을 수금하도록 강요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이 하여 왔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제1심 증인으로서 위 회사 청소기사인 M는,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 수거량을 미리 기재하여 주는 주된 목적은 청소기사들에게 그날 작업할 수용가에 대한 작업순서를 정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고, 대구 N구에서 정화조 청소업체인 O을 경영하는 제1심 증인 P도정화조 청소업체에서 작업지시서에 미리 정화조 용량 등을 기재하여 주는 이유에 관하여 같은 취지로 증언하고 있으며, 제1심 증인 중 다른 증인들과는 달리 수사기관 이래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듯한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Q(피고인 A는 위 Q와 아래에서 보는 R을 부당해고하였다는 점에 대하여도 기소되었으나, 이 사건 제1심과 원심은 이 부분에 대하여는 무죄를 선고하였다)조차도'자신은 작업지시서를 통해 청소할 수용가를 지시받아 하루에 대략 10 내지 13군데 정도의 가정집을 청소하였는데,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을 보고 작업순서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된 이후인 2000년 8월경부터 회사에서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을 미리 기재하여 주지 않자 청소기사들이 작업상의 편의를 위하여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을 기재하여 줄 것을 요구하여 회사에서는 자신과 R을 제외한 나머지 청소기사들에 대하여 다시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을 기재하여 주었다. 이에 대하여 자신과 R은 그들에게만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을 기재하여 주지않는 것은 다른 청소기사들과 자신들을 차별하는 것이라면서 회사에 대하여 항의를 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점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미리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 수거량을 기재하여 주는 목적은 청소기사들에게 간접적으로 정화조 용량 또는 전년도 분뇨 수거량대로 요금을 수금하도록 강요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는 청소기사들에게 작업순서를 정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많다.

또한 원심 판단과는 달리, 기록에 의하더라도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기재되어 있는 정화조 용량에 따른 요금이 아니라 실제 수거한 분뇨량에 대한 요금만을 받아오는 청소기사들에게 사유서를 적어내게 하거나 다음날 작업지시서를 주지 않는 등 청소기사에게 간접적으로 정화조 용량대로 분뇨 수거료를 수금하도록 강요하여 왔다고 볼 증거는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오히려 피고인들이 고용한 청소기사들로서 제1심 증인인S, T, U, V, W, X, Y, Z, AA, M의 증언에 의하면, 그들이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회사로부터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 등에 비하여 실제 수거 분뇨량이 적더라도 작업지시서상의 용량분만큼 요금을 받으라는 지시를 받거나, 이를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은 사실이 없었다는 것이며, 다만 Q와 R만이 원심 판시에 부합하는 듯한 증언을 하고 있으나, 그들도 회사가 청소기사들에게 직접적으로 그와 같은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음을 인정하면서, 다만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보다 분뇨수거료를 적게 받아오면 회사 여직원 등이 그 청소기사에게 전화하여 사유를 확인하는때가 있는데, 그런 경우에 기사가 분뇨수거료 중 일부를 회사에 입금하지 않고 빼돌린것으로 의심하는 것 같아 기분이 나빴다고 진술하고 있을 뿐인바, Q, R의 이와 같은 진술만으로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대로의 수거료 수금을 강요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나)

다음으로, 원심이 인용한 제1심의 채용 증거들인, 청소기사들이 수용가에게 발행한 분뇨 수거영수증과 분뇨처리장 반입 당시 작성된 반입신고서 사본을 이 사건 공소사실 및 별지 범죄일람표와 대조하여 보면, 위 영수증상의 분뇨 수거량과 반입신고서상의 분뇨 반입량이 일치하지 않고 차이가 남이 명백한바, 수사기관은 주로 위 서류상의 분뇨 수거량과 반입량이 불일치한다는 점에 의존하여, 피고인들이 실제로는 반입신고서에 기재된 분뇨 수거량만을 수거하고도 영수증에 기재된 분뇨 수거량만큼 수거한 양 피해자들을 기망하여 그 차액 상당을 피해자들로부터 편취하였다는 혐의로 기소하였고, 제1심 및 원심도 같은 전제하에서 이 사건 사기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먼저 위 영수증상의 분뇨 수거량(이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체로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 등과 같을 것으로 보여진다)과 청소기사들이 실제로 수거한 분뇨량 사이에 차이가 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들이 운영하는 회사의 청소기사들은 대부분 위 작업지시서의 정화조 용량 등을 기준으로 수용가들로부터 요금을 수령하고 영수증을 발행하여 온 것으로 판단되는바, 청소차량은 탱크 후면부에 섣치된 투명창(계측기)에 의하여 수거하는 분뇨량을 목측으로 측정하게 되어 있으나{5,000리터 규격용량의 탱크가 적재된 청소차량의 경우, 5,000리터까지는 200리터마다 눈금이 표시되어 있으나, 5,000리터 이상부터는 눈금 표시가 되어 있지 않다(수사기록 11책 중 3책 874면 이하의 사진영상 참조)}, 차량의 주차 위치에 따라 탱크가 수평이 아닌 상태에서 분뇨를 수거하는 경우에는 위 계측기를 통하여 분뇨 수거량을 정확하게 측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임은 충분히 예상된다 할 것이고, 위 S,T, U, V, W, X, Y, Z, AA, M는 모두 '실제 분뇨수거량은 영수증에 기재된 수거량과 대체로 일치한다. 드물게 정화조가 파손된 경우 등에는 정화조 용량보다 수거량이 적은 경우가 있으나, 자신들이 수용가를 속여서 요금을 더 받지는 않았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고, 위 Q, R의 증언에 의하면, 정화조는 1년에 한번씩 청소하도록 되어 있으나, 실제로는 청소 후 한 달 정도 지나면 정화조가 가득 차기 마련이고, 회사에서 적어주는 정화조 용량은 전년도 분뇨 수거량이기는 하지만 정화조 설치업자가 구청에 신고한정화조 용량과 일치하고, 만약 그 용량이 실제 수거량과 차이가 날 경우에는 다시 용량을 수정하기도 한다는 것인데, 이와 같은 점들을 감안하면, 위 회사 소속 청소기사들이 실제로 수거한 분뇨량이 대체로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영수증상의 수거분뇨량)을 밑돈다고 인정하기는 쉽지 않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작업지시서에 기재된 정화조 용량 등을 기준으로 요금을 징수한 행위에 반드시 기망행위가 수반되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고 판단된다.

다음으로 위 반입신고서의 작성 경위에 관하여 보건대, J사업소 위생처리과에 근무하면서 이 사건 당시 분뇨 반입신고서상의 반입량을 확인하였던 AB은 '정화조 오니와 분뇨를 실은 차량이 사업소에 들어오면 육안으로 차량탱크에 설치된 계측기의 분뇨량을 확인한 후 청소기사가 가져온 반입신고서상의 반입량을 확인하는 업무를 담당하였는데, 차량의 정차 위치에 따라 계측상의 오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5,000리터 규격용량탱크의 청소차량인 경우 약 100리터 정도까지는 초과반입을 허용하나, 200 내지 300리터 정도 초과되는 경우에는 기사로 하여금 실제로 수거된 용량에 맞게 반입신고서상의 반입량을 고치게 한다'고 증언하고 있고, 수사기관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여 왔는바, 그렇다면 이 사건 범죄일람표와 같이 영수증상의 분뇨 수거량과 반입신고서상의 분뇨 반입량이 200리터 이상 차이가 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검사는 최초의 공소사실의 범죄일람표 중 편차량 200리터 이하의 경우는 모두 공소를 취소하였다), 이하에서는 이와 같은 현상을 피고인들의 변소와 관련하여 살피기로 한다.

먼저 위 AB은 위 증언시 피고인들 변호인의 반대신문에 대하여 '청소차량의 탱크에 분뇨를 눈금이 없는 부분까지 가득 채워 오는 기사도 있었으나, 양이 얼마나 되는지는 모르겠다. 이 사건 수사 시작 전까지만 하더라도 탱크 규격용량을 초과한 분뇨를 반입하려는 차량에 대하여는 그 양이 얼마가 되든지 되돌려보낸 경우는 전혀 없었다. 지금까지 관례적으로 탱크의 규격용량을 초과한 반입을 허용하는 경우에도 반입신고서에는 실제 분뇨 반입량이 아닌 탱크의 규격용량을 반입량으로 기재하게 하여 왔고, 자신도같은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여 왔다'고 증언하여 분뇨 반입량의 통제를 엄격하게 하였다는 취지의 종전 진술을 번복하고 있고, 기록에 편철된 경찰 수사보고에 의하면 탱크의 규격용량이 5,000리터인 청소차량의 탱크에 실제로는 5,800리터까지 분뇨를 채워넣을 수가 있다는 것이며(수사기록 11책 중 3책 1235면 참조), 위 S, T, U, V, W, X, Y, Z, AA, M는 '2000년 7월에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되기 전까지 분뇨처리장인 J사업소에서는 탱크의 규격용량을 초과하여 분뇨를 반입하는 것에 대하여는 전혀 문제삼은 적이 없고, 탱크의 규격용량이 5,000리터인 청소차량의 경우 6,000리터 정도를 수거하여 반입하는 경우에도 반입신고서의 반입량만 청소차량 탱크의 규격용량에 맞추어 적당하게 줄여서 작성하면 모두 반입하여 주었고, 용량 초과로 차량을 돌려보낸 적은 없으며, 그렇게 분뇨 반입량을 줄이다 보니 반입신고서상의 반입량과 영수증상의 수거량에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진술하고 있고, '반입신고서와 영수증의 양이 1,000리터 이상 차이 나는 경우는 한 대의 차량으로 여러 곳의 분뇨를 수거하면서 영수증을 부정확하게 작성하거나, 여러 대가 함께 작업하고 그 중 한 대의 차량 운전자가 영수증을 발행하여 주는 때에 발생한다'는 취지로 증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록에 편철된 영수증과 반입신고서 사본을 대조하여 보면, 청소기사는 대부분 여러 곳에서 수거한 분뇨 등을 모아 반입하면서 1장의 반입신고서에 각 수거시마다 발행한 각 영수증상의 수거량을 순번을 붙여 각각 기재하되, 마지막 순번으로 기재하게 되는 수거량을 영수증상의 수거량보다 줄여 기재하는 방법으로 그 합계 수거량(반입량)이 청소차량의 탱크 규격 용량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여 온 것으로 판단되는바(이 사건 범죄일람표상의 범죄사실은 각 반입신고서 중 대부분 위와 같이 줄여 신고한 마지막 수거량과 관련된 것인바, 위 수거량 기재가 그와 같은 편법에 의한 것이라면 위 수거량에 기초한 범죄일람표상의 피해자 및 피해액 특정도 잘못된 것이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위 청소기사 증인들의 증언 및 위 영수증과 반입신고서의 대조 결과 등에 비추어 보면, AB의 증언 중 자신이 분뇨 반입의 통제를 엄격히 하여 실제 반입량이 신고 반입량보다 200 내지 300리터 정도 초과되는 경우에는 청소기사로 하여금 실제 반입량에 맞게 반입신고서상에 기재된 반입량을 고치게 하였다는 취지의 증언은 쉽게 믿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고, 오히려 동인은 형식상 반입신고서상으로는 청소차량의 탱크 규격용량만큼만을 반입량으로 신고하게 하되, 운전기사들이 수거하여 반입하려는 분뇨량이 탱크의 규격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경우에도 이를 그대로 반입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이 실제로 수거한 분뇨량은 영수증상의 분뇨 수거량이 아니라 반입신고서상의 반입량이라는 이 사건 공소사실의 전제는 성립될 수 없다 할 것이다.

(다)

원심 판시와 같이, 피고인들이 청소기사들로부터 경위서를 징구하고, 분뇨수거영수증 등을 폐기 또는 은닉한 것이 이 사건 사기의 점을 뒷받침하는 간접사실이 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보기로 한다.

원심은, 피고인들이 이 사건이 방송에 보도되자 청소기사들로 하여금 실제 분뇨 수거량보다 초과하여 수거료를 받은 것은 청소기사들이 스스로 한 것일 뿐, 회사는 이를 전혀 몰랐다는 취지의 경위서를 작성케 하였고, 피고인 B은 2000년 7월경 1997년분과 1998년분의 영업일보 및 차량운행일지, 분뇨수거영수증과 반입신고서 원본, 회사의 자금 입출금 장부 등을 소각하였으며, 2000. 8. 20.경에는 여직원 4명으로 하여금 1999년분과 2000년 7월분까지의 반입신고서와 영수증을 각자 집에 가져가서 대조하게 한 후 차이가 나는 부분은 영수증을 박스에 담아 따로 보관하여 온 사실도 이 사건 사기의 유죄 정황 중 하나로 들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들로서는 언론기관이 피고인들 회사의 업무처리 방식을 문제삼아 피고인들이 수용가들로부터 분뇨수거비를 편취하여 온 양 보도를 하였다면 그와 같은 오해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관련 서류를 은닉하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도 있다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사정을 굳이 이 사건 사기 공소사실과 관련지어 유죄의 정황으로 볼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고, 기사들의 경위서 작성 또한 같은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라)

끝으로, 피고인들의 변소에 대한 원심의 배척이유가 정당한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1)

우선 원심은, 분뇨처리장인 J사업소는 정화조 청소업체로부터 반입된 분뇨량에 따라 그 처리비용을 지급받으므로, 피고인들의 주장처럼 실제 반입된 분뇨량보다 반입량을 줄여 반입신고서를 제출하는 것을 용인하였을 리가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으나, J사업소에서는 반입된 분뇨량이 청소차량 탱크의 규격용량을 초과하더라도 이를 반입시키면서 위 규격용량만큼만 반입받는 것처럼 반입신고서를 작성케 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그와 같은 업무 실태상 J사업소에서 분뇨처리비용을 피고인들의 회사로부터 제대로 지급받지 못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는 J사업소의 관리부실 또는 AB의 업무태만에 기인할 것일 뿐, 이를 피고인들의 변소를 배척할 사정으로 삼을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2)

또한 원심은,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후인 2000년 8월경부터 피고인들이 작업지시서에 정화조 용량을 기재하여 주지 않자 영수증상의 분뇨수거량과 반입신고서상의 분뇨반입량이 완전히 일치하고 있다는 점을 피고인들의 변소를 배척하는 이유 중 하나로 적시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이와 같은 사정은 위 언론보도 후 피고인들의 회사 및 J사업소가 종전의 업무실태를 유지할 경우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여 새로운 방법으로 업무를 수행한 결과로 보여질 뿐, 이와 같은 업무처리 방법의 변경 및 그 결과에 의하여 피고인들의 사기 여부가 판가름 나는 것은 아니다.

3)

그리고 원심은, 피고인들의 경우와 달리 K동을 관할하는 L의 경우 1999. 12. 1.부터 같은 달 10일까지 수거영수증과 반입신고서의 분뇨 수거 및 반입용량에 차이가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영수증과 반입신고서상의 분뇨량에 차이가 나는 것은 이례적이므로 피고인들의 변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피고인들 회사와 같이 대구 C구 관내에서 정화조 청소업을 하고 있는 L의 영수증 및 반입신고서 중 1999. 12. 1.부터 12월 10일까지의 것이 기록에 편철되어 있는바, 이를 면밀히 대조하여 보면, 위 회사는 AC에게 수거량이 2,000리터로 된 영수증을 발행하면서 반입신고서에는 이를 1,300리터로 축소기재하여 총반입량을 4.5톤으로 줄여서 신고하고(위 청소차량의 탱크 규격용량이 4.5톤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AD에게 수거량을 3,500리터로 된 영수증을 발행하면서 반입신고서에는 이를 2,200리터로 축소 기재하여 총반입량을 5톤으로 신고하는 등,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 10여 명이 넘는 수용가들의 영수증과 반입신고서의 분뇨 수거량을 불일치하게 작성하여 온 것으로 보이고(수사기록 11책 중 3책 970면 이하 참조), 한편 또다른 정화조 청소업체인 AE 주식회사의 경우에는 매일 분뇨 수거 후 영수증과 반입신고서를 사본하여 구청에 보고하는 관계로 영수증과 반입신고서가 일치한다고 하나{AF의 경찰 진술조서(수사기록 11책중 3책 1151면 이하) 참조}, 위 회사는 그 관할구청이 대구 AG구로서, 매달 1회씩 반입신고서에 의하여 대구 C구청에 신고하는 피고인들의 회사와는 관할구청과 신고방법 등이 달라 그 업무 집행방법에 있어 피고인들의 회사와 직접적인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보여지는 등, 피고인들의 회사만이 대구 지역 정화조 청소업체 중 유일하게 영수증의 분뇨 수거량과 반입신고서의 분뇨 반입량을 다르게 작성하여 왔다고 볼 수는 없다.

(2)

형사재판에서 공소제기된 범죄사실에 대한 입증책임은 검사에게 있는 것이고,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하므로, 그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 2. 11. 선고 2002도611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사기의 점에 있어서는 이를 유죄로 인정하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의심스런 정황들이 너무 많고, 원심 채용의 모든 증거들을 살펴보더라도 위 증거들이그와 같은 의문을 해소시키고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위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정도의 증명력을 가진다고 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위 사기의 공소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보아 이 부분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업무상배임의 점에 대하여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사기의 점과 나머지 죄를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으로 처단하여 각 하나의 형을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판결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변재승 강신욱 윤재식(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