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선박건조감리회사의 전무인 자의 “위암” 등 발병이 업무상 과로 및 스트레스로 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2004.01.28, 대법 2003두12592)
[요 지]
위암은 그 발병원인 및 악화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근본적인 예방책이 없고, 과로 및 스트레스가 그 발생이나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의학적인 근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가사 망인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과로 및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업무와 위암 또는 그로 인한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
* 사 건 / 2004.1.28 선고, 대법 2003두12592 판결 유족보상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최○○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3.9.25. 선고 2002누10164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3, 을 1, 10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주식회사 한국○○기술(이하 소외 회사라고 일컫는다)의 전무로 근무하던 김○○(1940.2.15.생. 이하 망인이라고 일컫는다)은 2000.5.9. 18:20경 사망하였는데, 그 선행사인은 위암, 간경화, 뇌경색으로, 중간선행사인은 폐렴으로, 직접사인은 호흡부전으로 진단되었다.
피고는 2001.3.5. 망인의 처인 원고에게, 망인의 업무 내용이 과중하다고 볼 객관적인 자료가 없고 또 의학적으로 기존질환인 위암이 자연적인 경과에 따라 악화되어 사망한 것이어서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고 일컫는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망인이 소외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과다한 업무 부담으로 인한 과로와 스트레스가 지속됨으로써 급성심근경색, 위암, 간경변, 뇌경색 등이 각 발병되거나 자연적인 진행경과 이상으로 악화됨으로써 또는 위 질병들의 합병증을 유발함으로써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망인의 사망과 그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고, 따라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갑 5의 1 내지 3, 갑 6의 1, 2, 갑 17의 내지 4, 갑 18의 1, 2, 갑 19의 1 내지 3, 갑 21의 1 내지 7, 갑 22의 1 내지 4, 갑 24의 2 내지 7, 갑 29, 을 2, 4, 을 6의 1 내지 5, 을 9의 각 기재, 을 7의 일부 기재, 제1심 증인 김○○, 당심 증인 박○○의 각 일부 증언, 제1심법원의 소외 회사와 해양경찰청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 ○○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 및 사실조회의 각 결과, 이 법원의 ○○대학교병원장에 대한 감정촉탁 결과 일부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망인의 업무내용 및 업무량 등
망인은 1970.4.1.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선박건조감리업무를 수행하여 왔는데, 1980.1.4.부터 1992.12.31.까지는 부산지사장으로서 25명의 직원을 총괄하며 선박설계ㆍ감리ㆍ영업 및 관리업무를, 1995.10.16.부터 1998.3.18.까지는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이하 순환고속도로라고 일컫는다) 강교감리단장으로서의 업무를 각 수행하였고,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위암 등 기존질환의 치료를 위하여 1998.3.19.부터 휴직하였다가 같은 해 8.1. 복직한 후에는 ○○중공업 마산공장에서 해양경찰청이 발주한 구난경비함의 의장 분야에 대한 감리업무를 수행하였다. 망인은 과장으로 입사하여 1977.6.1. 이사로, 1983.4.1. 상무로, 1998.4.1. 전무로 승진하였다.
망인의 담당업무였던 선박건조감리업무는 선주(船主)를 대신하여 조선소에 출장 또는 상주하면서 조선소가 계약내용 및 법령에 따라 적절히 공사를 시행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시공에 대한 문제점 해결 등 공사 전반에 대한 기술적 지도ㆍ감독을 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망인이 수행하였던 위 순환고속도로 강교감리단장으로서의 업무 내용은 공구별, 제작사별 상주감리원이 현장에 배치되어 감리하는 내용 및 공정진행상황, 문제점 발생 및 시정조치 현황 등을 파악하여 감리감독원(감리수행을 감독하기 위하여 발주처인 한국도로공사의 장이 지정한 직원)에게 보고하고, 감리감독원의 지시가 있는 경우 이를 상주감리원 등에게 전달하고 조치 여부를 감독하는 것 등이다
망인은 회사의 규정 및 발주처와의 계약에 따라 성실하게 위와 같은 그의 담당업무를 수행하여 왔다. 그런데 망인이 수행하여 온 업무내용은 소외 회사의 해당 직급 직원들이라면 누구나 수행할 수 있는 일이었다.
망인은 통상 09:00부터 18:00까지 근무하였고, 시간외 근무나 휴일 근무는 거의 하지 않았으며, 그의 업무량이 갑자기 증가한 경우는 없었다.
다만, 종래 선박건조감리업무를 담당하여 왔을 뿐 고속도로 강교감리업무는 담당한 적이 없다가 위 순환고속도로 강교감리단장으로서의 업무를 수행하느라 초기에는 다소 심리적 부담감이 있었다(소외 회사로서도 선박건조감리만을 수주받아 오다가 고속도로 강교제작도 선박건조와 마찬가지로 철로 제작된다는 공통점으로 인하여 그에 대한 감리가 선박건조감리와 별로 다르지 않다는 점이 감안되어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위 순환고속도로 강교감리를 수주받았다).
한편, 망인은 휴직 후 복직하여 마산에서 해양경찰청 구난경비함의 의장 분야 감리업무를 수행할 때 소외 회사로부터 체재비를 받아 마산 현장 부근에서 출퇴근을 할 수도 있었으나 부산에 있는 집에서 출퇴근을 하였다. 위와 같이 집에서 출퇴근을 한 이유는 부산 ○○대학교병원에서 위암 등 망인의 기존질환에 대한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데에 있어서나 집에서의 휴식을 취하는 데에 있어서 더 편리하였기 때문이다.
망인의 기존질환, 치료 경과 등
망인은 건강진단 결과 1990.12.8.에는 고혈압을, 1992.9.15.에는 당뇨를, 1994.5.7.에는 간장질환의심의 각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망인은 1994.7.7. 급성심근경색, 협심증, 고혈압, 당뇨병의 진단을 받았는데, 그 당시 급성심근경색은 그로 인하여 심장좌심실 구혈률이 감소되어 있고 관상동맥조영술상 좌측 전하행 관상동맥 및 우측 우회 관상동맥의 각 75%~90% 협착 소견이 있어 관상동맥풍선성형술을 받았다. 한편, 당뇨는 그 합병증으로 인하여 말초신경증들이 발현되어 있었다.
망인은 1997.12.24. 및 1998.3.6. 위 악성궤양이라는 진단을 받게 되자 1998.3.19. 휴직을 하였고, 1998.5.15.에는 위암 3기, 간경변증, 당뇨, 심근경색증의 진단 아래 1998.5.25.까지 입원하여 위암, 간경변에 대한 각 보존적 치료를 받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망인은 위암에 대한 수술 또는 항암 화학요법은 받지 않았는데 이는 망인의 의사에 따른 것이었다.
위와 같이 위암 3기 진단 이후 망인은 위암이 진행되어 위장관 폐색이 나타나게 되자 1999.12.28. 폐색 부위에 스탠드 삽입술이 시행되었고, 2000.2.10. 경 우측 측두엽, 후두엽 부위에 뇌경색 증상이 나타났으며, 그 무렵부터 사망시까지 입원치료를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하고 사망에 이르렀다.
위암은 그 발병원인 및 악화원인이 밝혀져 있지 아니하고, 간경변은 간염 바이러스의 감염이나 알코올 과다 섭취 등 다양한 발병원인이 있다. 뇌경색은 흡연,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나 당뇨병, 고혈압도 그 발병원인이고, 당뇨 등으로 인한 동맥경화증이 있을 경우 심근경색증이 호발되기 쉬운데 이 경우에도 뇌경색이 발병될 수 있다. 그리고 위암, 간경화, 뇌경색의 상호 연관성을 인정할 문헌상의 보고는 나타나 있지 않다.
한편, 과로와 스트레스는 고혈압이나 당뇨, 간경화나 뇌경색에 대하여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망인은 흡연은 하지 않았으나, 소외 회사의 부산지사장으로 근무할 당시 까지는 음주를 많이 하는 편이었다.
망인의 사망원인
망인은 사망원인으로 된 흡인성 폐렴은 위암으로 인한 위장관 폐색에 의한 흡입과 뇌경색으로 인한 의식장애 및 간경화 등의 복합적인 원인에 의하여 발생 할 가능성이 있으나, 그 주된 원인은 진행성 위암과 이에 의한 합병증으로 추정된다는 것이 의학적 견해이다. 그리고 과로나 스트레스가 있었다면 뇌경색이나 간경변을 악화시켜 사망원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있다.
위암, 간경화, 뇌경색은 그 하나하나가 합병증이 생긴다든지 환자 자신의 전반적인 신체상태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위중한 질병이다.
망인이 위 악성궤양 진단 후 약 3개월간 치료를 지연하였는데, 그와 같은 치료지연이 망인의 위암 악화에 영향을 미쳤는지는 이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의학적 견해이다. 또 망인의 당뇨, 간질환 등 역시 조절 중에 있었으므로 이런 기존질환이 그와 같은 치료지연으로 다른 질환을 악화시켰는지도 확진할 수 없다.
위암 3기에 있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9~15% 정도이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그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하는데 그 입증의 정도는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기존질병의 유무, 종사한 업무의 성질 및 근무환경, 같은 작업장에서 근무한 다른 근무자의 동종 질병에의 이환 여부 등의 간접사실에 의하여 공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족하지만, 이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막연히 과로나 스트레스가 일반적으로 질병의 발생ㆍ악화에 한 원인이 될 수 있고 업무수행과정에서 과로를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여 현대의학상 그 발병 및 악화의 원인 등이 밝혀지지 아니한 질병에까지 곧바로 그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는 어렵다(대법원 1998.5.22. 선고 98두4740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위암은 그 발병원인 및 악화원인이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근본적인 예방책이 없고, 과로 및 스트레스가 그 발생이나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의학적인 근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가사 망인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과로 및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망인의 업무와 위암 또는 그로 인한 사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추단하기 어렵다.
그리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은 고혈압, 당뇨, 간경변 등의 기초 질환이 있었으나, 원고 제출의 전 증거에 의하여도 위 질환들이 망인의 업무상 과로 또는 스트레스에 의하여 발병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한편, 앞서 본 의학적 견해에 의하면, 과로 및 스트레스가 간경변 또는 뇌경색의 악화 원인이 될 수 있고 또 망인의 사망원인인 흡인성 폐렴의 주된 원인은 위암으로 인한 위장관 폐색에 의한 흡인이고 이와 함께 뇌경색으로 인한 의식장애 및 간경변 등의 복합적인 원인에 의하여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므로, 과연 망인의 간경변 또는 뇌경색이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악화되고 이로 인하여 흡인성 폐렴의 발병 내지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담당한 업무가 소외 회사에 해당 직급에 해당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수행할 수 있는 것인데다가 업무량의 갑작스런 증가나 작업환경의 변화 또는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한편 당뇨병은 뇌경색이나 간경변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인데 1994.7.7. 당시 이미 말초신경증들의 합병증이 발현되고 있었으므로 그로 인하여 뇌경색이나 간경변의 악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점, 위암과 간경화 및 뇌경색은 그 하나하나가 합병증이 생긴다든지 환자 자신의 전반적인 신체상태에 따라서는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위중한 질병인데 망인은 1997.12.24. 및 1998.3.6. 위 악성궤양의 진단을, 1998.5.15.에는 위암 3기의 진단을 각 받고 보존적 치료만을 받던 중 위암이 진행되어 위장관 폐색이 나타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의 간경변이나 뇌경색을 악화시키고 나아가 흡인성 폐렴을 발병 내지 악화시킨 원인은 기존질환인 당뇨와 그 합병증 또는 전반적인 신체상태의 악화에 의한 것으로 볼 수 있을 뿐 망인의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망인이 1995.10.16.경 기존의 선박건조감리업무와는 다른 고속도로 강교감리업무를 수행하는 초기에 다소 스트레스가 있었다고 하나, 그 무렵 간경변이 특히 악화되었다는 자료가 없고, 한편 뇌경색은 그 후 4년 후에야 발병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스트레스와 뇌경색의 발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과 그 업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므로, 이와 같은 전제 아래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할 것이다. 이와 결론이 같은 제1심판결은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정인진(재판장), 김성곤, 임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