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회사의 조기출근 지시를 받고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근하던 중 사망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2004.02.26, 대법 2003두13588)
[요 지]
비상소집을 위한 회사의 조기출근 지시를 받고, 그 지시에 따라 평상시보다 이른 시각에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근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사망한 과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경우에 준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관하여는 출근 중의 부상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연금의 경우는 공무원이 상당한 액의 기여금을 불입하게 되는데 비하여 산업재해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근로자의 부담이 없는 점 등 그 성질을 같이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재해 기준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하여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3.14. 선고 94누15523 판결 참조).
* 사 건 / 2004.2.26 선고, 대법 2003두13588 판결 유족보상일시금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김○○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3.10.9. 선고 2002누1266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된다.
[이 유]
상고이유 제1주장에 관하여
산업재해보상보험법(다음부터 ‘법’이라고만 한다) 제4조 제1호의 소정의 업무상의 재해라 함은 근로자가 사업주와의 근로계약에 기하여 사업주의 지배ㆍ관리하에서 당해 근로업무의 수행 또는 그에 수반되는 통상적인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데, 근로자의 출퇴근시에 발생한 재해는 비록 출퇴근이 노무의 제공이라는 업무와 밀접ㆍ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하더라도, 일반적으로 출퇴근 방법과 경로의 선택이 근로자에게 유보되어 있어 통상 사업주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출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가 업무상의 재해가 되기 위하여는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을 근로자가 이용하거나 또는 사업주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하는 등 근로자의 출퇴근과정이 사업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여야 한다(대법원 2002.7.9. 선고 2002두3256 판결, 1999.12.24 선고 99두9025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전화국에 근무하던 전○○이 폭설예보에 따른 제설작업 및 통신시설고장수리를 위한 비상소집을 위한 조기출근 지시를 받고, 그 지시에 따라 평상시보다 이른 시각에 자신의 승용차를 운전하여 출근하던 도중 교통사고를 야기하고 사망한 사실 및 전화국에서는 비상소집을 위한 조기출근명령을 발령할 당시 직원들을 위하여 별도로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았으나 전○○이 거주하는 속초와 양양구간에는 노선버스가 운행되고 있었고, 전○○의 교통사고 당일에도 노선버스가 05:30부터 운행되고 있었던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사고 당일 전○○이 자가용을 이용하여 출근한 과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제공한 차량 등 교통수단을 이용하거나 사용자가 이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도록 한 경우에 준하는 것으로서 사용자의 지배, 관리하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하여 전○○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서는 원심의 그 판단은 위의 법리에 따른 것으로 정당하고, 거기에 업무상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 제2주장에 관하여
원심은, 그의 판시와 같은 인정사실을 토대로 전○○이 전화국 비상소집에 응하기 위하여 출근하는 것 자체를 출장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전○○이 출근 중에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하여 전○○이 출근 중 교통사고로 사망한 것이 법시행규칙 제36조 제2항 소정의 ‘근로자가 사업주의 지시를 받아 출ㆍ퇴근중에 업무를 수행하고 있을 때 발생한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에 해당하여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에서는 원심의 그 판단도 정당하고, 사용자의 조기출근 지시에 따른 출근은 사용자의 지배, 관리가 미치는 출장 중의 재해와 마찬가지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볼 아무런 근거가 없으며, 거기에 출장 중의 재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상고이유 제3주장에 관하여
공무원연금법상의 공무상 재해에 관하여는 출근 중의 부상을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연금의 경우는 공무원이 상당한 액의 기여금을 불입하게 되는데 비하여 산업재해의 경우에는 그와 같은 근로자의 부담이 없는 점 등 그 성질을 같이하는 것이 아니므로, 그 재해 기준을 같이 하지 않는다고 하여 헌법상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5.3.14. 선고 94누15523 판결 참조).
원심이 법시행규칙 제35조 제4항의 규정이 공무원연금법시행규칙 제14조와 달리 근로자의 통근 중 재해를 공무원의 통근 중 재해보다 제한적으로 인정하여 공무원인 근로자와 부당히 차별을 야기한다는 점에서 헌법상의 평등원칙에도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 것은 위의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평등의 원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위임입법에 있어서 위임의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 정도는 규제대상의 종류와 성격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으로서, 급부행정 영역에서는 기본권침해 영역보다는 구체성의 요구가 다소 약화되어도 무방하다고 해석되며, 다양한 사실관계를 규율하거나 사실관계가 수시로 변화될 것이 예상될 때에는 위임의 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되고, 뿐만 아니라 위임조항에서 위임의 구체적 범위를 명확히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당해 법률의 전반적 체계와 관련규정에 비추어 위임조항의 내재적인 위임의 범위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분명히 확정할 수 있다면 이를 일반적이고 포괄적인 백지위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1997.12.24. 95헌마390 결정 참조).
원심은, 법은 산업재해보상보험사업을 행하여 근로자의 업무상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여 근로자의 보호에 이바지함을 그 이상으로 하고 있으나(법 제1조), 보험사업에 소요되는 재원이 주로 보험가입자인 사업주가 납부하는 보험료로 조달되지만 국가도 일부 지원하는 점(법 제3조) 등에 비추어 이와 같은 한정된 재원으로 최적의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를 하기 위하여서는 사업주의 부담수준, 국가의 재정수준이라는 한계 하에서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하여 보험급여의 우선순위를 정하게 되고, 사회적ㆍ경제적 여건에 따라 적절히 대처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요양급여나 유족급여 등의 범위ㆍ상한기준 등은 물론 근로자의 부상ㆍ질병ㆍ신체장해 또는 사망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기 위하여 어느 정도 업무관련성이 있어야 하는지 등의 기준 등을 미리 법률에 상세히 규정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매우 어렵다고 할 것인 점, 법 제4조 제1호 제1문에서 업무상 재해를 ‘업무상의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ㆍ질병ㆍ신체장해 또는 사망’이라고 규정함으로써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어 법에 따라 보상을 받기 위하여는 업무기인성이 필요함을 명시하여 재해의 인정기준을 노동부령에 위임하였으므로 그 노동부령에서 정해질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성격, 사회경제적 상황의 변화 및 근로자보호의 필요성 및 보험재정의 건전한 운영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 내용이 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업무상 재해의 인정기준을 노동부령에 위임한 법 제4조 제1호 제2문의 규정은 포괄위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그 판단은 위의 법리에 다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위임입법금지의 원칙을 위배하였다는 위법사유가 없다.
나아가, 법시행규칙 제35조 제4항이 근로자의 통근 중의 재해를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성격, 재원의 충당방식, 한정된 재원으로 적절한 보험급여를 실시할 필요성 등을 어느 정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사고로 인하여 사상한 경우만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함으로써 통근 중의 재해를 매우 제한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법시행규칙의 규정이 법의 위임취지에 반한다는 원고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 원심의 그 판단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된다.
결 론
상고이유의 주장들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을 원고가 부담하게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조무제(주심), 이용우, 박재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