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6. 12. 21. 선고 2004다70772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기능·서무직 근로자였던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후 이를 수리하는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경우처럼 근로자의 사직서 제출이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는 등으로 무효이어서 사용자의 그 수리행위를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용자가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수락함으로써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합의해지에 의하여 종료되는 것이므로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라고 볼 수 없고,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있어서의 '진의'란 특정한 내용의 의사표시를 하고자 하는 표의자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지 표의자가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표의자가 의사표시의 내용을 진정으로 마음 속에서 바라지는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여 그 의사표시를 하였을 경우에는 이를 내심의 효과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라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0. 4. 25. 선고 99다34475 판결, 2001. 1. 19. 선고 2000다51919, 5192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의 위법한 강박행위로 말미암아 명예퇴직에 이르렀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믿기 어렵다는 이유로 배척하고, 피고가 사무지원인력이 명예퇴직에 응하지 아니할 경우 순환명령휴직 발령을 받게 되고, 그 휴직기간이 지나도 복직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무지원인력 전원에 대하여 명예퇴직을 권유한 사실은 인정되나, 이와 같은 사정만으로 위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의 협박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직원을 작성, 제출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한편, 그 채택증거들을 종합하여, 원고들이 사직원을 제출할 당시 진정으로 사직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고 할지라도 당시의 경제상황이나 동종업계의 실태에 비추어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사정, 원고들이 속한 기능·서무직 인력의 경우 정원축소로 인하여 정규직으로 계속하여 근무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정, 명예퇴직을 거부할 경우에는 순환명령 휴직발령을 받게 되고 이로 인하여 명예퇴직금을 수령할 기회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계약직이나 용역인력으로 근무할 기회마저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었던 사정 등 명예퇴직할 경우와 이를 거부할 경우의 득실 등을 모두 고려하여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는 판단 아래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원고들의 위 사직원 제출이 사직의 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도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판단하고, 따라서 그 사직 의사의 수리가 실질적으로는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일방적인 해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들의 퇴직신청을 피고가 수리함으로써 유효하게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의사표시 하자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심리미진 및 이유모순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가 사무지원인력의 정원을 매년 축소하여 계약직 또는 외부용역인력으로 전환하기로 하는 방침 아래 우선 금융점포당 1인을 초과하는 사무지원인력에 대하여는 순환명령휴직제도를 실시하기로 하였고, 이러한 계획을 문서를 공람하는 등의 방법으로 그 대상자들에게 전달한 사실이 인정되고, 또한 원고들의 주장대로 피고가 사무지원인력이 참여하는 용역회사 설립에 적극 협조하기로 한 노동조합과의 당초 합의 내용이 제대로 이행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만으로 곧바로 원고들을 기망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원고들과 같은 기능·서무직 근로자들은 순환명령휴직 대상자가 아니어서 명예퇴직 신청을 할 필요가 없었는데도 원고들도 대상자에 해당하는 것처럼 피고가 기망하였다거나, 피고가 처음부터 용역회사 설립에 협조할 의사나 사무지원인력직제를 폐지할 의사가 없었음에도 명예퇴직을 유도하기 위한 방편으로 용역회사 설립에 협조하겠다는 약속을 함으로써 원고들을 기망하였다는 주장, 나아가 위와 같은 사정으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착오로 명예퇴직신청을 하게 되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모두 배척하였는바, 관련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비록 원고들 중 대부분이 사직원을 제출한 다음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에 의하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관계는 원고들의 퇴직신청을 피고가 수리함으로써 유효하게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실질적인 근로관계의 단절이 없었다는 원고들의 주장 및 그 주장이 이유 있음을 전제로 한 나머지 주장들을 모두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사내부부직원 중 여성근로자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원심은, 원고들이 사직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피고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사직의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우며, 오히려 원고들의 퇴직경위나 그 전후의 사정들을 모두 고려해 보면, 원고들은 사직원을 제출할 당시 진정으로 사직하기를 원하지는 않았다고 할지라도 당시의 경제상황이나 동종업계의 실태에 비추어 인력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사정, 명예퇴직을 거부할 경우에는 순환명령휴직 발령을 받을 수밖에 없고 그러할 경우 명예퇴직금을 수령할 기회를 잃게 될 뿐만 아니라 계약직으로 근무할 기회마저 상실하게 될 우려가 있다는 점 등 명예퇴직할 경우와 이를 거부할 경우의 득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시의 상황에서는 그것이 최선이라는 판단 아래 사직의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위 사직원 제출이 사직의 의사표시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고, 따라서 그 사직의사의 수리가 실질적으로 사용자인 피고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일방적인 해고에 해당한다고는 볼 수 없으며, 원고들과 피고 사이의 근로계약 관계는 위 원고들의 퇴직신청을 피고가 수리함으로써 유효하게 합의해지되어 종료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제1의 가. 항에서 본 법리에 따라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의사표시 하자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이 사건 명예퇴직이 정리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당시 피고의 인원감축이 절실한 상황이었고, 피고 나름대로 기준을 세워 노동조합으로부터의 의견수렴과 동의를 얻어 명예퇴직제와 순환명령휴직제를 병행하여 시행한 점, 부부직원 중 어느 편이 퇴직할 것인가는 결국 당해 부부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이라 할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조치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하거나 헌법상의 기본권 및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제반 규정에 반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헌법과 근로기준법, 남녀고용평등법 및 민법 제103조에 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기록에 의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 AX의 사직의사 철회주장을 배척한 것은 수긍이 가고 거기에 사직 의사의 철회에 대한 법리오해나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대희(재판장) 김황식(주심) 김영란 이홍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