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4. 9. 13. 선고 2004도749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형법상 정당행위가 되기 위하여는 우선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하고(대법원 2001. 10. 25. 선고 99도4837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2004. 4. 9. 선고 2002도736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사용자측이 임금교섭에 대하여는 적극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M노동조합(이하 'M 노조'라 한다)은 임금협상은 포기하더라도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 및 관리, 운항규정심의 위원회구성 등에 관한 보충협약 체결에 대하여 이를 철회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하여 임금교섭의 구체적인 진전이 없었던 이상 M 노조의 단체교섭의 주된 목적은 임금교섭이 아닌 위 보충협약 부분이라 할 것인데, 위 보충협약 부분 중 가장 쟁점이 된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 및 관리에 관한 M 노조측의 제시 요구안은 외국인 조종사의 채용을 2001. 6. 30.자로 동결하고 외국인 부기장을 채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사용자의 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내용이라 할 것이어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사항이라고 할 것이므로, 그 주장의 관철을 목적으로 한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에 있어서 정당하다고 할 수 없어 목적의 정당성을 결여하였고, 판시와 같은 이유로 쟁의행위의 시기·수단·방법에 있어서도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으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정당행위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업무방해의 범죄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파업 목적의 정당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원심의 판단 중 평화의무 위반에 관한 부분은 파업 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잘못이 있을 경우를 가정하여 원심이 판단한 부분인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파업목적의 정당성에 관한 원심의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는 이상, 원심의 위와 같은 가정적 판단 부분은 판결 결과에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에 평화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45조 제2항은 "쟁의행위는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면 이를 행할 수 없다. 다만, 제54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하거나 제63조의 규정에 의한 기간 내에 중재재정이 이루어지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고, 법 제54조 제1항은 "조정은 제53조의 규정에 의한 조정의 신청이 있은 날부터 일반사업에 있어서는 10일, 공익사업에 있어서는 15일 이내에 종료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법 제91조 제1호는 법 제45조 제2항 본문의 규정을 위반한 자에 대한 벌칙을 규정하고 있는바, 노동쟁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절차에 있어 조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이지만, 노동조합이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여 조정절차가 마쳐지거나 조정이 종료되지 아니한 채 조정기간이 끝나면 노동위원회의 조정결정이 없더라도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2003. 4. 25. 선고 2003도1378 판결, 2003. 12. 26 선고 2001도186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M 노조가 2001. 5. 25. 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여 2001. 6. 8. 노동위원회로부터 "본 조정신청 사건은 법상 '쟁의상태'라고 볼 수 없어 조정대상이 아니므로 조정신청 사건 중 임금협약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는 계속적인 교섭을 통해 당사자간에 자주적인 노력으로 해결하고, 단체협약에 관한 사항은 노사협의 등을 통하여 해결할 것"을 권고 받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조정종결원인과 관계없이 조정이 종료되었다면 조정절차를 거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피고인들이 법 제5장 제2절 내지 제4절의 규정에 의한 조정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쟁의행위를 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은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것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조정전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고현철(재판장) 윤재식(주심) 변재승 강신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