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자택에서 식사 후 귀사하던 중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하여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한다(2004.12.10, 대법 2004두10562)
[요 지]
비록 원고가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에 자신의 개인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다가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지정한 방식대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작업현장으로 복귀하는 행위는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에 수반된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ㆍ필요적 행위라고 할 것이고, 점심식사를 하도록 허용된 소외 회사의 지정 식당들이나 근로자들의 집에서 작업현장까지 다른 교통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소외 회사가 개설하여 관리하고 있는 진입도로를 이용하여 작업현장에 복귀하는 것은 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하겠다.
* 사 건 / 2004.12.10 선고, 대법 2004두10562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피상고인) / 김○○
* 피고(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 원심판결 / 서울고법 2004.8.20. 선고 2003누19809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02.8.30. 원고에 대하여 한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을 취소한다.
소송총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을 제2호증, 을 제7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다.
원고의 아들인 김○○은 2002.4.20. ○○건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가 경북 울릉군 북면 ○○리에서 시공 중인 ○○○ 건설공사의 콘크리트 생산현장에 일용직 시멘트 해포공으로 취업하여 같은 날 08:00부터 12:00경까지 노무를 제공한 후 자신 소유의 4륜 오토바이형 농기계를 운전하여 작업현장에서 약 3㎞ 떨어진 자택으로 가 점심식사를 한 다음 작업현장으로 돌아가던 중 같은 날 12:40경 같은 리 소재 ○○분교 입구 전방 약 200m 지점에서 운전미숙으로 도로 및 해안가로 추락하여 같은 날 15:50경 두개골 골절 및 대뇌 열상으로 사망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청구를 하였으나, 피고는 2002.8.30. 망인의 이동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없어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부지급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처분의 적법 여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자택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근무를 하기 위하여 작업현장으로 복귀하던 중이었고, 이 사건 사고가 난 장소는 작업현장으로 진ㆍ출입하기 위하여 소외 회사가 개설ㆍ유지ㆍ관리하고 있는, 작업현장으로 가는 유일한 도로상이므로 망인의 이동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할 것이어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함에도, 이와 다른 견지에서 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인정 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내지 6호증, 갑 제7호증의 1 내지 9, 갑 제8호증의 1 내지 4, 갑 제9호증의 1, 2, 을 제1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또는 영상과 당심 중인 안○○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인정할 수 있다.
소외 회사는 1992. 3.경 ○○○ 건설공사에 착공하여 2003. 12.경 완공하였는데, 망인은 위 건설공사에 사용되는 콘크리트를 생산하는 현장에 일용직 시멘트 해포공으로 채용되어 2002.4.20. 오전부터 근무하였다.
○○○에는 약 1㎞ 거리를 두고 동쪽의 동방파제와 서쪽의 북방파제가 건설되었는데, 그 방파제 사이를 울릉도 해안일주도로가 연결하고 있고, 이 사건 콘크리트 생산현장은 북방파제로부터 서쪽으로 약 1.25㎞ 떨어져 있으며, 울릉도 해안일주도로에서 갈라지는 진입도로로 연결되어 있다.
위 진입도로는 소외 회사가 콘크리트 생산현장의 진입도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기존의 소로를 확장하여 개설한 도로로서, 입구 쪽의 네 가구 주민들 이외에는 위 생산현장 진입도로 및 레미콘 운반도로로만 사용되고 있어 소외 회사가 비산먼지 발생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파손된 도로를 보수하는 등 도로를 유지ㆍ관리하고 있었다.
소외 회사는 콘크리트 생산현장 근로자들로 하여금 소외 회사가 지정한 식당 두 곳이나 각자의 집 중에서 선택하여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였고,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4,000원의 식대를 별도로 지급하였다.
소외 회사가 지정한 식당은 북방파제 시작 지점 부근의 해안일주도로 변에 있는 부두식당과 보성식당이고,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집도 해안일주도로 변에 있어 콘크리트 생산현장 근로자들이 지정식당들을 이용하는 경우나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나 모두 콘크리트 생산현장에서 위 진입도로를 이용하여 해안일주도로까지 나왔다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가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소외 회사는 점심식사나 출퇴근용의 교통수단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았고, 콘크리트 생산현장과 식당 사이의 거리가 멀어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각자의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이용하여 식사와 출퇴근을 하였다.
망인도 2002.4.20. 오전 근무를 마치고 망인 소유의 4륜 오토바이형 농기계를 운전하여 같은 날 12:10경 자택으로 가 점심식사를 한 후 작업현장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같은 날 12:40경 위 해안일주도로에서 진입도로로 진입하여 약 80m 지난 지점에서 운전미숙으로 방향을 잃고 지그재그 형태로 진행하다가 바위들이 즐비한 3~4m 아래 해안가로 추락하여 같은 날 15:50경 두개골 골절 및 대외 열상으로 사망하였다.
망인이 사고 당시 운전하던 농기계(LT-160)는 오토바이형 몸체를 가진 배기량 158cc의 4륜 중고 농기계로서, 원고가 2002. 2.경 자동차운전면허가 없는 망인에게 출퇴근용으로 사 준 것이었다.
판 단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라 함은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재해를 말하는 것인바, 휴게시간 중에는 근로자에게 자유행동이 허용되고 있으므로 휴게 중인 근로자는 통상적으로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근로자가 휴게시간 중 부상을 입은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업무상 재해라고 할 수 없으나, 한편 휴게시간 중의 근로자의 행위는 휴게시간 종료 후의 노무제공과 관련되어 있으므로 근로자의 휴게시간 중의 행위가 당해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 또는 그 업무의 준비행위 내지 정리행위, 사회통념상 그에 수반되는 것으로 인정되는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ㆍ필요적 행위라는 등 그 행위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여야 하고(대법원 2000.4.25. 선고 2000다2023 판결 참조). 출ㆍ퇴근 중의 근로자는 일반적으로 그 방법과 경로를 선택 할 수 있어 사업주의 지배 또는 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없으나, 근로자의 출ㆍ퇴근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출ㆍ퇴근 중에 발생한 재해라 하더라도 업무상의 재해 해당된다 하겠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집에서 점심식사를 마치고 오후 작업을 하기 위하여 현장으로 복귀하는 과정이 사업주인 소외 회사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라 하겠으므로 이에 관하여 살피건대, 비록 망인이 운전한 위 오토바이형 농기계가 망인의 아버지인 원고가 망인의 출퇴근용으로 사 준 것이고 소외 회사와는 무관한 것이기는 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망인이 근무하던 콘크리트 생산현장은 울릉도 해안일주도로에서 갈라지는 진입도로에서 약 1㎞ 이상 떨어져 있으며, 위 진입도로는 소외 회사가 콘크리트 생산현장의 진입도로로 사용하기 위하여 기존의 소로를 확장하여 개설하였고, 비산먼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하여 살수차로 물을 뿌리고, 파손 부위를 보수하는 등 소외 회사가 유지ㆍ관리하고 있던 점, 소외 회사는 콘크리트 생산현장 근로자들로 하여금 소외 회사가 지정한 식당들이나 각자의 집 중에서 선택하여 점심식사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였고, 집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오는 경우에는 4,000원의 식대를 별도로 지급한 점, 위 지정식당들과 원고의 집이 모두 해안일주도로 변에 있어 원고로서는 지정식당들을 이용하는 경우나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나 모두 콘크리트 생산현장에서 위 진입도로를 이용하여 해안일주도로까지 나왔다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점, 소외 회사는 콘크리트 생산현장 근로자들의 점심식사나 출퇴근을 위하여 별도의 교통수단을 제공하지 않아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각자의 오토바이나 승용차를 이용하여 식사와 출퇴근을 하였으며, 사업주인 소외 회사도 이를 묵인한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도 이 사건 사고 당일 오전 근무를 마치고 망인 소유의 4륜 오토바이형 농기계를 운전하여 집으로 가 점심식사를 한 후 콘크리트 생산현장으로 복귀하기 위하여 해안일주도로에서 진입도로로 진입한 후 약 80m 진행하다가 운전미숙으로 해안가로 추락하고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게 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가 휴게시간인 점심시간에 자신의 개인적인 교통수단을 이용하다가 이 사건 재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사업주인 소외 회사가 지정한 방식대로 점심식사를 마치고 작업현장으로 복귀하는 행위는 근로자의 본래의 업무행위에 수반된 생리적 행위 또는 합리적ㆍ필요적 행위라고 할 것이고, 점심식사를 하도록 허용된 소외 회사의 지정 식당들이나 근로자들의 집에서 작업현장까지 다른 교통수단이 없는 상태에서 소외 회사가 개설하여 관리하고 있는 진입도로를 이용하여 작업현장에 복귀하는 것은 그 과정이 사업주의 지배ㆍ관리 하에 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재해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 하겠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할 것인바, 원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취소하고,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을 취소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손기식(재판장), 염원섭, 조일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