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콘크리트 타설공인 만60세의 근로자가 공사현장에서 “심실세동”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하여 업무와 상병간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2004.12.10, 대법 2004두10890)
[요 지]
비록 망인이 60세의 고령으로 고혈압이 있고 다소 쌀쌀한 날씨에 5일 연속으로 콘크리트타설 작업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일을 한 것은 7일에 불과하고, 연장근무나 야간근무가 없었으며, 동료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시간 및 업무 내용에 비추어 과도하다고는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하여보면, 망인이 콘크리트 타설작업 과정에서 비롯된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심장질환이 유발되었다거나 고혈압 등의 기존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 사 건 / 2004.12.10 선고, 대법 2004두10890 판결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이○○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처분의 경위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의 남편인 망 배○○은 2002.10.17. 소외 합자회사 ○○건설조경(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에 콘크리트공으로 고용되어 경주시 외동읍 연안리 소재 외동지구 기계화 경작로 확포장 공사현장에서 근무하던 중 2002.10.29. 11:30경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한 후 다음 콘크리트 운반차량을 기다리다가 목이 말라 물을 마시던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2:25경 ‘선행사인 및 중간선행사인 : 미상, 직접사인 : 심실세동’으로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재해라 한다).
원고는 망인의 장제를 치른 뒤 피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유족보상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이에 피고는 2003.1.18. 이 사건 재해 이전에 망인에게 급격한 작업환경의 변화로 현저한 생리적인 변화를 초래한 사실이 없고, 망인이 업무로 인해 육체적, 정신적으로 과로 및 스트레스를 받은 사실이 없어 업무와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으므로 업무상의 질병에 의한 사망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유족보상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결정을 통보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의 주장
피고가 위 처분사유와 관계법령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는 평소 고혈압외에 별다른 질병이 없고 평소 건강하던 망인이 업무의 강도가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망인의 연령에 비추어 매우 힘든 콘크리트 타설공으로 5일 연속 근무하였으며, 이 사건 재해일 무렵에는 초겨울 날씨로 바람이 심하게 불고 있어 실외에서 근무하는 망인에게 육체적 피로가 가중되어 누적되던 상황에서, 찬물을 마셔 체온의 하강으로 심실에서 혈액이 박출되지 않는 순환부전을 야기하였고 결국 심실세동이 발병함으로써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이므로, 망인의 사망은 위와 같은 업무상의 과로와 날씨 등에 기인한 것이어서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피고는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았으니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관계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아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2, 3, 5호증, 제6, 7호증의 각 1내지 4, 제8호증, 을 제1내지 11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중인 박○○ 증언, 원심법원의 대한의사협회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및 당심법원의 소외 회사 및 ○○대학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망인의 근무상황 및 업무내용
망인은 1942.4.20생으로 이 사건 재해일 당시 60세 이상으로서 이전부터 공사현장에서 일용직으로 근무하여 왔는데, 2002.10.17.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위 회사의 공사현장의 콘크리트공으로 근무하여 왔다.
당시 콘크리트공은 물과 시멘트, 모래, 자갈 등을 직접 배합하여 만든 콘크리트를 거푸집에 직접 부어 넣거나, 레미콘차에 혼합된 콘크리트를 직접 거푸집에 타설하는 방법으로 근무하였는데, 레미콘차의 1대당 작업시간은 5명 기준으로 10분 정도 소요되고, 작업량은 하루(07:00경부터 17:00경까지) 레미콘차 약 30대의 정도 분량이며, 레미콘차가 콘크리트를 부으면 작업을 빨리하여야 하므로 삽으로 이를 넓게 퍼지도록 작업을 하고, 타설하는 중에는 콘크리트 배합물이 거푸집 안에 빈공간이 없이 밀도 있게 타설될 수 있도록 막대기나 진동기로 다지는 작업을 한다.
망인은 소외 회사에 입사한 이후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공으로 2002.10.17.과 그 다음날인 같은 달 18. 작업을 하였고, 그 후 6일은 작업을 하지 않았으나, 다시 같은 달 25. 부터 이 사건 재해발생일인 같은 달 29.까지 연속하여 5일간 위와 같은 작업을 하였다.
이 사건 재해일인 2002.10.29.경 기온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인근한 포항의 경우 최저기운 섭씨 3.3도, 평균기온 섭씨 8.2도, 최고기온 섭씨 13.9도이고, 울산의 경우는 최저기온 섭씨 4.7도, 평균기온 섭씨 9.1도, 최고기온 섭씨 15도이며, 그 전날의 기온도 이와 비슷한 정도이다.
망인의 건강상태 및 사망경위
망인은 키 161cm, 체중 55kg으로 다소 왜소한 체격으로 오른쪽 팔의 어깨부위에 관절이 골곡되지 않는 지체장애 4급의 장애인이고, 2002년도 건강검진결과 혈압이 90/150mmHg으로 ‘혈압관리’가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망인의 주량은 평소 소주 1병 정도로 1주일에 2~3회 마셨고, 담배는 이 사건 재해일로부터 약 2년전까지는 피우다가 그 이후부터 평소에는 피우지 아니하였는데 술을 마시면 1~2개피 정도 피웠다.
한편 망인이 소외 회사에 입사하여 처음으로 작업을 한 2002.10.17.과 같은 달 18. 중 어느 오전에 망인이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고 휴식을 하던 중 갑자기 얼굴색이 하얗게 변하면서 주저앉았고, 이에 당시 동료 작업자들이 급히 구입해온 우황청심원을 망인에게 먹이자 약 5분이 지나서 망인의 상태가 회복되었으나, 당시 망인은 병원에 가서 이에 대한 치료를 받지는 않았다.
망인은 이 사건 재해일 전날인 2002.10.23. 오후 날씨가 쌀쌀해지자 콘크리트 양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로 콘크리트 타설작업 중지명령이 내려지고, 사업주 측에서 마련한 회식에 참석하기 위하여, 평소보다 앞선 15:30경 일을 마치고 회식에 참석하여 소주를 마신 후, 20:00경 잠을 잤고, 다음날인 이 사건 재해 당일날 07:00에 출근하여 작업준비를 하고 08:30경부터 박○○ 등 4인과 함께 레미콘 차량 10대 조금 넘는 정도의 콘크리트 타설작업을 하였는데, 차량 1대의 콘크리트를 모두 타설한 다음 콘크리트 차량이 오기 전까지 잠시 쉬는 시간인 11:30경에 찬물을 마시다가 의식을 잃고 쓰러져 ○○○○좋은병원으로 후송되었으나, 같은 날 12:25경 사망하였다.
이 사건 재해당일 망인을 진료한 ○○○○좋은병원의 담당의사가 피고에게 보낸 소견조회에 대한 회신(을 제2호증)에는 망인의 기존질환 여부에 대하여 망인이 ‘평소 심장이 나쁘다고 보호자가 언급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망인의 사체에 대해서는 부검을 하지 아니하였다.
심실세동의 증상 및 발병원인
심실세동은 흔히 말하는 심장마비(심장돌연사)에서 볼 수 있는 심전도기록으로, 의식소실이 있은 후 응급실에서 심전도에 기록된 심실세동은 의식소실의 원인이 될 수도 있고, 의식소실 후 사망에 이르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심장돌연사란 심장에서 기인한 여러 원인에 의해 의식소실이 발생한 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로 일반적으로 심장돌연사의 원인질환은 관동맥질환(협심증, 심근경색)이 57~78%로 가장 많이, 심근증이 8~25%, 고혈압, 판막질환이 3~7%, 부정맥이 2~21%이다.
그러나 원인으로 알려진 심장질환들에 의한 여러 증상, 즉 가슴 두근거림,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전구 증상이 있을 수 있으나 사망까지 진행하는 시간을 예측할 수는 없다.
망인의 사인에 관한 의학적 소견
피고 자문의
망인의 경우 업무수행성은 인정되나, 2002.10.17., 같은 달 18. 근무를 하고, 6일간 휴무를 하고, 다시 같은 달 25.부터 사망시까지 5일간 근무를 하였지만 연장근무나 작업환경의 변화가 없어 과로사실을 인정할 만한 근거가 없고, 기존질병인 고혈압에 의하여 자연발생적으로 심실세동이 발생하였으므로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할 수 없다.
대한의사협회
고혈압이 있는 60세의 노인으로 심한 노동을 하였다면 심장돌연사를 유발할 수는 있으며, 고혈압이나 판막질환의 경우 심장돌연사에 이르는 경우는 3~7%로 적은 빈도이고 고혈압과 심실세동과의 직접적인 연관관계는 정확히 답변할 수 없으나, 일반적으로 망인과 같은 90/150mmHg 정도의 혈압은 임상적으로 사망에 이를 정도의 합병증을 단기간에 유발하지는 않는다.
경북대학교병원
돌연사의 가장 흔한 원인은 급성심근경색이고, 돌연사 환자가 사망할 때의 직접원인은 대부분 심실세동이다. 망인이 사망할 때의 심전도 소견이 심실세동이었을 뿐 선행사인을 모르는 상황이고, 개인에게 주어지는 스트레스는 같은 작업 강도에서도 개인이 받아들이고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업무와의 관련성을 의학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판 단
비록 망인이 60세의 고령으로 고혈압이 있고 다소 쌀쌀한 날씨에 2002.10.25.부터 같은 달 29.까지 5일 연속으로 콘크리트타설 작업을 하면서 어느 정도의 과로나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위 인정사실에서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망인이 소외 회사에서 실제로 일을 한 것은 7일에 불과하고, 그 동안 연장근무나 야간근무가 없었으며, 이 사건 재해 전날 15:30경 작업을 일찍 마치는 등 망인의 업무가 같은 업종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의 통상적인 업무시간 및 업무 내용에 비추어 과도하다고는 할 수 없고, 사망 직전에 이르러 종전에 비하여 특별히 질적 또는 양적으로 업무부담이 과도하게 증가한 사실도 없는 점, 망인의 경우 나이가 많고 심장이 좋지 않았으며, 소외 회사 입사 초기에 작업을 하고 휴식을 하던 중 갑자기 얼굴색이 하얗게 변하면서 주저앉는 등 이 사건 재해와 유사한 증상이 있었음에도 이에 대하여 진료를 받는 등의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한 바가 없는 등 평소 건강관리를 소홀히 하여 육체적인 과로나 심한 스트레스 없이도 돌연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망인과 같은 90/150mmHg 정도의 고혈압은 사망에 이를 정도의 합병증을 단기간에 유발하지는 않는 점, 이 사건 재해일의 기온이 아주 춥다고 할 수 없고 그 전날의 기온도 이와 비슷한 정도 이었던 점, 그리고 앞서 본 망인이 수행한 콘크리트공으로서의 업무내용, 업무량, 근무시간, 근무환경 등을 고려하여보면, 위 인정사실 만으로는 망인이 그 동안의 콘크리트 타설작업 과정에서 비롯된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하여 심장질환이 유발되었다거나 고혈압 등의 기존질환이 자연경과 이상으로 급격히 악화되어 심장질환이 유발되었고, 그로 인하여 사망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재해와 업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재해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장윤기(재판장), 이윤직, 남근욱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