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정보
스스로 동료 사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직장 상사들로부터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던 중, 자신이 원치 않는 부서로 전보 발령이 나자 자살을 한 사건은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2004.03.11, 대법 2004두60)
[요 지]
망인 스스로는 동료 사원들의 집단 따돌림이나 직장 상사들의 불평등한 대우를 받는다고 여겼던 것으로 보이나, 동료사원들이 고의적으로 망인을 따돌리거나 직장 상사들이 망인에 대하여 업무상 부당하게 불평등한 대우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자신이 원치 않는 부서로 또 다시 전보 발령이 나자, 자신이 집단 따돌림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오해한 나머지, 극도의 좌절감, 흥분, 우울감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난폭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다가 자살을 하기에 이른 점, 망인은 사망 전 우울증 등의 정신장해로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치료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업무상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 사 건 / 2004.3.11 선고, 대법 2004두60 판결 유족급여및장의비부지급처분취소
* 원고(상고인) / 이○○
* 피고(피상고인) / 근로복지공단
[주 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 유]
이 사건 처분의 경위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을 3 내지 6, 10, 1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원고의 딸인 소외 망 이○○(이하 ‘망인’이라 한다)는 1999.11.4. 이동통신 단말기 제조업체인 김포시 ○○동 1077-2 소재 소외 ○○텔레콤 주식회사(이하 ‘소외 회사’라 한다)의 생산2팀 사원으로 근무하던 중, 2000.9.10. 02:30경 인천 강화군 선원면 ○○리 322 소재 자택 옥상에서 그 난간에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원고는 망인의 사망이 업무상의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유족급여 및 장의비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는 2001.1.26. 망인이 업무상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자살을 하였다고 보기 어려워 망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당사자들의 주장
피고는 위 처분 사유와 관계 법령의 규정을 들어 이 사건 처분이 적법하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망인이 소외 회사에 근무하는 동안 직장 동료 및 상사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휴가 신청을 거부당하거나 부당한 전직을 당하는 등 차별적인 대우를 받았으며, 이에 대하여 소외 회사 내의 고충처리위원회에 진정을 하였으나 묵살 당하는 등의 이유로 업무상의 스트레스가 누적되었고, 이로 인하여 극도의 우울증 증세를 보이다가 자살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망인의 사망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함에도, 이와 달리 보고 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주장한다.
인정 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들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1, 갑 2의 1 내지 3, 갑 3, 갑 4의 1, 2, 갑 5, 갑 6의 1, 2, 갑 7, 갑 8의 1, 2, 갑 9의 1, 2, 7, 을 8의 1 내지 6, 을 9 내지 11, 을 12의 1, 2, 을 13, 14, 을 15의 1, 2, 을 16, 을 17의 1 내지 6, 을 18의 1 내지 5, 을 19의 1 내지 3, 을 20의 1, 2, 을 21, 을 22의 1, 2, 을 23, 을 24의 1, 2, 을 25, 26의 각 기재(다만 갑 2의 1 내지 3, 갑 3, 갑 4의 1, 2, 갑 5, 7, 갑 8의 1, 2, 갑 9, 을 1, 21, 23의 각 기재 중 아래에서 믿지 않는 각 부분 제외), 증인 이○○, 김○○의 각 증언(다만 증인 이○○의 증언 중 아래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 이 법원의 대한의사 협회장에 대한 감정촉탁결과 및 소외 회사, ○○정신요양원장에 대한 각 사실조회결과(다만 이 법원의 ○○정신요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중 아래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갑 2의 1 내지 3, 갑 3, 갑 4의 1, 2, 갑 5, 7, 갑 8의 1, 2, 갑 9, 을 1, 21, 23의 각 기재 부분, 증인 이○○의 증언 부분, 이 법원의 ○○정신요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부분은 각 믿기 어려우며, 달리 반증이 없다.
망인은 1999.11.4. 소외 회사에 생산직 사원으로 입사하여 생산1팀 시디엠에이[CDMA(Code Division Multiple Access) : 코드 분할 다중 접속] 방식 단말기 후 가공 공정에서 근무를 하였는데, 당시 망인이 같은 공정에서 근무하는 다른 사원들과 사소한 문제로 자주 큰소리를 내며 다투고, 심지어는 퇴근시간에 소외 회사의 통근버스에서 내리는 사원을 붙잡고 야단을 치기도 하였으며, 다른 사원들과 마찰이 있을 때마다 그 어머니인 소외 하○○ 등 가족이 소외 회사에 전화를 걸어 욕설을 하는 등 동료 직원들과 융화와 협조를 하지 못하자, 소외 회사에서는 2000.4.10. 망인을 생산2팀 엠피3 다운로드(MP3 Download) 공정으로 전보하였다가, 같은 달 22. 엠피3 포장 공정으로 다시 전보하였다.
망인은 위 엠피3 다운로드 및 포장 공정에 근무하면서 같은 해 6. 5.경 동료 사원인 소외 양○○이 자신을 쳐다보았다는 이유로 위 양○○을 2층 화장실로 데려가 그곳에서 싸움을 하는 등 일주일에 한 번 꼴로 다른 사원들과 사소한 시비 끝에 말다툼을 하여 사원들과 계속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였으며, 이에 소외 회사에서는 같은 달 12. 망인을 피시에스[PCS(Personal Communication System) : 개인 휴대 통신] 단말기 조립 공정으로 전보하였다가, 같은 달 28. 피시에스 조정 공정으로 다시 전보하였다.
그러나 망인은 위 피시에스 조립 및 조정 공정에서 근무하는 동안에도 같은 달 19.경 위 양○○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며 싸움을 하고, 매일 실시되는 조회에 항상 지각을 하면서, 이를 탓하는 주부사원인 소외 이○○에게 “왜 남의 일에 참견을 하느냐?”는 등의 말을 하면서 시비를 걸기도 하였으며, 같은 생산라인에 근무하는 나이 어린 사원인 소외 이○○가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지 않고 “이○○씨”라고 호칭을 하였다는 이유로 작업 현장에서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고, 소외 회사의 옥상에서 흡연을 하다가 위 이○○를 마주치자 위 이○○에게 심한 욕설을 하여 서로 다투기도 하였으며, 동료 사원인 소외 이○○에게는 자신을 쳐다본다는 이유로 욕설을 하기도 하였다. 또한 망인은 같은 해 8. 14.경 소외 회사의 식당에서 동료 사원인 소외 김○○에게 식권을 빌려주었는데 위 김○○가 빌려간 식권을 갚지도 않았으면서 이를 갚았다고 주장한다는 이유로 위 김○○와 다툰 후 매일 밤이나 새벽에 위 김○○에게 전화를 걸어 심한 욕설을 하면서 다른 사원들과 어울리면 좋지 않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였으며, 이를 견디다 못한 위 김○○는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하고 소외 회사를 퇴직할 생각까지 하였다. 그리고 망인은 그 무렵 소외 회사의 통근버스 운전사인 소외 최○○가 교통체증이 심한 관계로 망인을 목적지 50m 전방에서 하차시켰다는 이유로 새벽에 위 최○○의 집에 전화를 걸어 심한 욕설을 하기도 하였으며, 전화를 걸었다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끊기를 반복하기도 하였다. 그밖에 망인은 근무 시간 중에 수시로 작업 현장을 이탈하여 옥상에서 흡연을 하여 제품 생산에 지장을 주는 적이 많았으며, 담뱃불로 팔뚝에 화상을 내고 이를 다른 사원들에게 보이면서 겁을 주기도 하였다
한편 망인은 같은 해 7.24.부터 같은 해 8.5.까지 하계휴가를 다녀 온 후 같은 달 18. 소외 회사의 작업반장인 소외 이○○에게 그 다음날인 같은 달 19. 운전면허 기능시험을 보기 위하여 월차휴가를 내겠다고 말을 하고 월차휴가신청서(을 22의 2)를 작성하여 정상적인 결제를 받아 월차휴가를 다녀오는 등 비교적 자유롭게 연ㆍ월차 휴가를 사용하였다. 또한 망인은 같은 달 22. 소외 회사의 고충처리위원회 앞으로 자신이 동료 직원들로부터 부당하게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직장 상사들이 월차휴가신청을 받아주지 않는 등 불평등하게 대우하고 있다는 취지의 진정서(갑 4의 1)를 제출하였으며, 이에 망인이 속한 위 생산2팀의 팀장인 소외 김○○은 소외 회사의 인사팀장인 소외 홍○○의 지시로 같은 해 9.1. 망인을 면담하고 그 고충사항을 상담하였다.
소외 회사에서는 망인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시에스 조립 및 조정 공정에서도 종전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원들과 계속적으로 마찰을 일으키고 자주 작업현장을 이탈하여 제품 생산에 지장을 주는 일이 잦게 되자 같은 달 4. 망인을 같은 달 6.자로 소외 회사 생산2팀 피시에스 포장 공정으로 전보하는 발령을 내었다. 이에 망인은 같은 날 10:30경 위 생산2팀의 팀장인 위 김○○에게 위 발령에 대하여 항의를 한 후 그 다음날인 같은 달 5. 출근을 하지 아니하고 자택의 자기 방에서 문을 걸어 잠근 채 식사도 하지 아니하고 책상을 치면서 소리를 지르거나 통곡을 하는 등의 행동을 하다가, 같은 달 6. 소외 회사에 들러 위 김○○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피시에스 포장공정으로 전보 발령을 내었으므로 사직을 하겠다는 내용의 사직서를 제출하는 한편, 동료 사원들이 자신을 집단적으로 따돌리고, 직장 상사들이 휴가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불평등한 대우를 하며, 자신이 낸 진정서도 제때에 처리하여 주지 않고, 부당하게 전보 발령을 내었다는 내용의 진정서(갑 4의 2)를 작성하기도 하였다. 그 후 망인은 계속 출근을 하지 아니하다가, 같은 달 8. 아버지인 원고 등의 권유로 출근을 하여 위 김○○에게 피시에스 포장 공정 이외의 다른 부서로 옮겨달라고 부탁을 하였다가 거절을 당하자, 귀가하여 자택의 자기 방에서 식음을 전폐한 채 소리를 지르거나 통곡을 하고 방안에 대ㆍ소변을 그대로 배설하는 등 이상 행동을 보이다가, 앞서 본 바와 같이 같은 달 10. 02:30경 자택 옥상에서 그 난간에 목을 매어 자살하였다.
망인은 사망할 때까지 우울증 등의 정신장해로 인하여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치료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다.
판 단
원고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소정의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지급 받기 위하여는 망인의 자살이 업무상 질병의 악화로 말미암은 심신상실 내지 정신착란의 상태에서 이루어졌다거나, 과중한 업무의 수행으로 누적된 과로 또는 업무상의 스트레스로 우울증이 심화되어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이루어져서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어야 하고, 이 경우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측에서 입증하여야 한다(대법원 1993.12.14. 선고 93누9392판결, 2001.4.13. 선고 2001두915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에 있어서, 망인이 비록 스스로 동료 사원들로부터 집단 따돌림을 당하고, 직장 상사들로부터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생각을 하며 지내던 중, 자신이 원치 않는 부서로 전보 발령이 나자, 앞서 본 바와 같은 이상 행동을 보이다가 목을 매어 자살을 하기는 하였으나, 망인은 소외 회사에 입사한 후 끊임없이 동료 사원들과 사소한 문제로 마찰을 일으키고 작업 현장을 자주 이탈하는 등 불성실하게 근무를 하여 여러 차례 그 근무 부서가 변경되었으며, 이에 따라 동료 사원들이나 직장 상사들과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소원하여졌는데, 망인 스스로는 그것을 동료 사원들의 집단 따돌림이나 직장 상사들의 불평등한 대우 탓이라고 여겼던 것으로 보이는 점, 그러나 소외 회사의 사원들이 고의적으로 망인을 따돌렸다거나, 직장 상사들이 망인에 대하여 업무상 부당하게 불평등한 대우를 하였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그런데 망인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부서로 또 다시 전보 발령이 나자, 그 원인이 된 자신의 잘못을 인식하지 못한 채, 자신이 집단 따돌림이나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오해한 나머지, 극도의 좌절감, 흥분, 우울감 등의 증세를 보이면서 난폭하고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다가 자살을 하기에 이른 점, 망인은 사망 전 우울증 등의 정신장해로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치료약을 복용한 적이 없었던 점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망인이 업무상의 스트레스로 인하여 우울증이 발병하거나 심화되어 정신병적 증상이 발현됨으로써 정상적인 인식능력이나 행위선택능력 또는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는 점에 관하여, 이에 부합하는 갑 2의 1 내지 3, 갑 3, 갑 4의 1, 2, 갑 5, 7, 갑 8의 1, 2, 갑 9, 을 1, 21, 23의 각 기재 부분, 증인 이○○의 증언 부분 및 이 법원의 강화정신요양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부분은 각 믿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망인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은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결 론
그렇다면, 이 사건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서기석(재판장), 이선애, 강경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