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원고 F에 대한 본안전 항변에 관하여
민법 제104조에 규정된 불공정한 법률행위는 객관적으로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고 주관적으로 그와 같이 균형을 잃은 거래가 피해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하여 이루어진 경우에 성립하는 것으로서 약자적 지위에 있는 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을 이용한 폭리행위를 규제하려는 데에 그 목적이 었다 할 것인바, 불공정한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궁박, 경솔, 무경험은 모두 구비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중 일부만 갖추어져도 충분하고, 여기에서 '궁박'이라함은 '급박한곤궁'을 의미하는 것으로 경제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고 정신적 또는 심리적 원인에 기인할 수도 있으며, 당사자가 궁박의 상태에 있었는지 여부는 그의 신분과 재산상태 및 그가 처한 상황의 절박성의 정도 등 제반 상황을 종합하여 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1999. 5. 28. 선고 98다58825 판결 등 참조).
원고 F의 이 사건 청구에 대한 피고의 본안전 항변, 즉, 위 원고가 이 사건 소제기 후 피고와의 사이에 소를 취하하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위 원고의 청구는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항변에 대하여, 원심은 그 채용증거를 종합하여 위 원고가 피고 회사를 퇴직한 후 개인택시를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2,300만 원을 지급한 상태에서 피고에게 개인택시 사업자등록에 반드시 필요한 운전경력증명서의 발급을 요구하였으나 피고가 이 사건 소제기를 이유로 매매잔금 지급일까지도 그 발급을 미루자 위 원고로서는 단지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받기 위해 피고가 요구하는 대로 '이 사건 소를 취하하고 퇴직금과 관련된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겠다.'라는내용의 합의각서를 작성해 주고 그 즉시 피고로부터 위 증명서를 발급받은 사실 등을 인정한 다음, 위 원고로서는 매매계약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이미 지급한 계약금을 몰취당하거나 손해를 배상해주어야 할지도 모르고 그 이후에라도 피고가 운전경력증명서를 발급해줄 것인지를 확신할 수 없는 상태에서 계약대로 이행할 경우 매매대금만 전부 지급하고 개인택시를 운행하지 못하는 손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었던 점 등을 참작해 보면, 위와 같은 소취하 합의는 피고가 위 '원고의 궁박을 이용하여 체결한 것으로서 그 급부와 반대급부와의 사이에 현저한 불균형이 존재하므로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판단하였는바, 앞서 본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고, 거가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이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본안에 관하여
운송회사가 그 소속 운전사들에게 매월 실제 근로일수에 따른 일정액을 지급하는 이외에 그 근로형태의 특수성과 계산의 편의 등을 고려하여 하루의 운송수입금 중 회사에 납입하는 일정액의 사납금을 공제한 잔액을 그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하여 자유로운 처분에 맡겨 왔다면 위와 같은 운전사 개인의 수입으로 되는 부분 또한 그 성격으로 보아 근로의 대가인 임금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특히 운전사들이 총운송수입금을 전부 운송회사에 납부하는 경우에는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개인 자신에게 직접 귀속시킨 경우와 달리 운송회사로서는 그 수입금의 발생 여부와 금액 범위를 명확히 확인·특정할 수 있어 이를 관리하고 지배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하고, 운송회사가 운전사들로부터 납부받은 사납금 초과 수입금 쌍당의 돈을 추후에 운전사들에게 지급하였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므로, 그 사납금 초과 수입금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된다(대법원2002. 8. 23. 선고 2002다439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퇴직금 급여에 관한 구 근로기풀법(2005. 1. 27. 법률 제7379 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제34조는 사용자가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액의 하한을 규정한 것이므로, 노사간에 급여의 성질상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는 급여를 퇴직금 산정의 기초로 하지 아니하기로 하는 별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 그 합의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구 근로기준법이 보장한 하한을 상회하는 금액이라면 그 합의가 위 규정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수 없는 것이지만(대법원2003. 12. 11. 선고 2003다40538 판결 등 참조), 만약 그 합의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구 근로기준법에 의하여 보장되는 하한에 미달한다면 그 합의는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1993. 5. 27. 선고 92다24509 판결, 대법원 2007. 7. 12. 선고 2005다25113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 D(아래의 합의가 있기 전에 퇴직하였다)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소속되어 있던 I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에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으나 그 합의에 따라 산정한 퇴직금액이 구 근로기준법 제34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퇴직금액의 하한에 미달함을 알 수 있으므로, 원심이 위와 같은 노동조합과 피고 사이의 합의는 설령 정상적으로 체결된 단체협약이라고 하더라도 강행법규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판단한 것은 위 법리에 따른 것으로서 정당하고, 거기에 구 근로기준법의 해석 및 단체협약의 효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또 원심은 피고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 의한 상계 주장에 관하여, 피고와 I 노동조합은 2001. 12. 31. 부산지방노동위원회의 조정안에 따라 근로자들이 운송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입금한 후 사납금 초과 수입금 중 60%를 성과수당으로 지급받기로 하는 내용의 임금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나, I 노동조합이 같은 날 피고에게 이면합의를 요구하여 피고와의 사이에 '사납금초과 수입금 전액을 근로자들에게 환급하되 이 부분은 평균임금 산정에 포함하지 않고 이에 대한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내용으로 위 임금협약을 변경하기로 합의하였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퇴직금에 관한 위와 같은 내용의 변경합의가 무효로 되었다고 하여 사납금 초과 수입금의 60%만을 성과수당으로 지급한다는 임금협약이 당연히 다시 유효하게 되는 것은 아니며, 또한 원고들은 임금협약 체결 전부터 실질적인 의미의 임금으로서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전액 수령하여 왔으므로 그 수령금액 중 40% 에 해당하는 금액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 역시 기록에 비추어 충분히 수긍할 수 있다.
한편, 강행법규에 위반한 자가 스스로 그 약정의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반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그 주장을 배척한다면 이는 오히려 강행법규에 의하여 배제하려는 결과를 실현시키는 셈이 되어 입법취지를 완전히 몰각하게 되므로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주장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그 권리의 행사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에게 신의를 공여하였다거나 객관적으로 보아 상대방이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있어야 하며, 이러한 상대방의 신의에 반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의 상태에 이르러야 할 것인바(대법원 2004. 6. 11. 선고 2003다1601 판결, 대법원 2004. 10. 28. 선고 2004다5556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 D를 제외한 나머지 원고들이 사납금 초과 수입금을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의 무효를 주장하면서 그 부분에 대한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청구가 금반언의 원칙 또는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와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도 정당하고, 거기에 신의칙 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결론
그러므로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정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황식(재판장) 안대희(주심) 김영란 이홍훈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