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72249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들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 3점에 대하여

처분문서는 그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처분문서에 기재되어 있는 문언의 내용에 따라 당사자의 의사표시가 있었던 것으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야 하나, 당사자 사이에 계약의 해석을 둘러싸고 이견이 있어 처분문서에 나타난 당사자의 의사해석이 문제되는 경우에는 문언의 내용, 그와 같은 약정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약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찰하여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합리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대법원 2003. 7. 11. 선고 2001다6619 판결 참조), 한편 단체협약과 같은 처분문서를 해석함에 있어서는, 단체협약이 근로자의 근로조건을 유지 개선하고 복지를 증진하여 그 경제적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킬 목적으로 노동자의 자주적 단체인 노동조합이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에 관하여 단체교섭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그 명문의 규정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형 해석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9. 20. 선고 95다20454 판결, 대법원 2005. 9. 9. 선고 2003두896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와 그 노동조합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단체협약은 정직 또는 해고가 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부당징계 또는 부당노동행위로 판명되었을 경우의 보상에 관한 규정인 제54조 제1항 나호에서, 피고는 해당 근로자에게 '임금미지급분에 대해서는 출근시 당연히 받았을 임금은 물론 평균임금의 200%를 추가 가산 보상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의 '평균임금'이란, 위 단체협약 규정의 형식, 취지, 위 '평균임금의 200%'는 회사의 부당해고 및 원직복귀 의무 해태에 대한 징벌적 배상을 의미하는 것인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단지 1개월분의 평균임금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가 위와 같은 부당해고 등으로 인하여 해고 등 당시부터 원직복귀에 이르기까지의 전 기간에 걸쳐 지급받지 못한 임금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앞서 본 법리와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위 단체협약 규정의 내용, 형식, 위 규정이 도입된 경위와 개정과정, 위 규정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목적, 위 규정에 근거한 피고 사업장의 지급관행 등을 종합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 또는 단체협약 규정의 해석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이 사건 단체협약 제54조 제1항은 해고가 노동위원회 또는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부당징계 또는 부당노동행위로 판명되었을 경우, 회사는 근로자를 즉시 원직으로 복귀시키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는 것이나,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무효가 된다고 볼 것이고(대법원 1995. 5. 9. 선고 93다51263 판결, 대법원 2006. 9. 14. 선고 2006다3353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회사가 해고된 근로자를 위와 같이 원직복귀시키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원심이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원고는 1998. 5. 7. 해고 당시 피고의 사당영업소에서 영업사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원고가 해고된 후인 1999. 4.경 위 사당영업소는 사당영업소와 사당역영업소로 나뉘어져 사당역영업소가 그 인근에 신설되었다가 2001. 12.경 그 중 사당영업소가 폐쇄되고 그 영업소의 전화번호 등을 사당역영업소가 이어받아, 원고가 복귀가 문제될 무렵에는 사당역영업소만이 존속하고 있었던 사실, 한편 피고는 위 해고가 부당해고라는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단체협약 제54조 제1항에 의하여 2003. 10. 8. 원고를 원직에 복귀시킴에 있어 위 사당영업소가 이미 폐쇄되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원고로 하여금 2003. 10. 29.부터 서울강남본부에서 근무하도록 복직조치한 사실, 그런데 서울강남본부는 영업부서가 아닌 영업지원부서였기에 원고와 같은 영업사원이 근무하기 어려운 곳이었을 뿐만 아니라, 사무실도 원고의 종전 근무지이던 서울 소재 사당영업소에서 상당히 떨어진 성남시에 있었고, 피고는 그 복직절차에서 원고의 복직 후 근무지를 서울강남본부로 하는 문제에 대하여 원고와 전혀 협의한 바도 없었던 사실, 원고는 이 사건 제1심 변론기일인 2004. 3. 5. 피고로부터 위 복직명령을 통지받게 되자, 위 복직발령이 단체협약에 규정된 원직복귀에 해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부당전직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면서 위 복직발령지에서 근무하지 아니하였고, 이에 피고는 2004. 7. 1. 원고로 하여금 같은 달 5.부터 원고가 원직이라고 주장하며 근무를 희망하던 사당역영업소에서 근무하도록 전보발령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원고를 복귀시킴에 있어 사당역영업소를 제쳐두고 서울강남본부로의 복직을 명한 것은 위 단체협약상의 원직복귀조치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사정들에 비추어 인사권의 남용에 해당하는 부당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심리미진이나 체증법칙 위배 또는 원직복귀의 의미 및 인사명령의 정당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피고가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판례들은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가.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는 그 내용이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는 없는 것이다(대법원 2002. 4. 23. 선고 2000다56976 판결, 대법원 2005. 10. 13. 선고 2005다26277 판결 등 참조).

이와 반대로, 위약벌이라도 그 액수가 과다할 때에는 손해배상예정에 관한 규정을 유추하여 그 액을 감액하여야 한다는 상고 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한편, 피고는 원고에 대한 해고가 정당한 것인지에 관하여 노동위원회와 법원의 판단이 엇갈려 원고를 곧바로 복직시킬 수 없는 상황이었고, 원고도 피고의 복직명령 이후 2달가량 다른 직장에 근무한 바 있다는 사정 등을 감안하면,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이 사건 가산보상금 전액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임에도, 원심이 이에 대하여 판단하지 아니한 것은 심리미진이나 채증법칙 위배 또는 위약벌의 일부 무효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주장하나, 이는 원심에서 주장한 바 없이 상고심에 이르러 새로이 하는 주장으로서 원심판결에 대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고현철 김지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