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81조 제4호 소정의 사용자인지에 관하여
법 제1조는 "헌법에 의한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고, 노동관계를 공정하게 조정하여 노동쟁의를 예방·해결함으로써 산업평화의 유지와 국민경제의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법 제81조는 '사용자는 그 각 호에서 정하는 부당노동행위를 할 수 없다'고 하고, 제82조 제1항은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로 인하여 그 권리를 침해당한 근로자 또는 노동조합은 노동위원회에 그 구제를 신청할 수 있다"고 하며, 제84조 제1항은 "노동위원회는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여야 하며,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하지 아니한다고 판정한 때에는 그 구제신청을 기각하는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 등, 법 제81조 내지 제86조는 헌법이 규정하는 근로3권을 구체적으로 확보하고 집단적 노사관계의 질서를 파괴하는 사용자의 행위를 예방·제거함으로써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확보하여 노사관계의 질서를 신속하게 정상화하기 위하여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구제제도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다(대법원 1993. 12. 21. 선고 93다11463 판결, 대법원 1998. 5. 8. 선고 97누7448 판결 등 참조). 이에 의하면 부당노동행위의 예방·제거는 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통해서 이루어지는 것이므로, 구제명령을 이행할 수 있는 법률적 또는 사실적인 권한이나 능력을 가지는 지위에 있는 한 그 한도 내에서는 부당노동행위의 주체로서 구제명령의 대상자인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법 제81조 제4호는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 등을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하고 있고, 이는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서 배제·시정하여 정상적인 노사관계를 회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그 지배·개입 주체로서의 사용자인지 여부도 당해 구제신청의 내용, 그 사용자가 근로관계에 관여하고 있는 구체적 형태, 근로관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력 내지 지배력의 유무 및 행사의 정도 등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근로자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그 근로자를 고용한 사업주로서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고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등으로 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면, 그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하여야 할 사용자에 해당한다.
원심은, ① 원고 회사가 공정의 원활한 수행 및 품질관리 등을 위해서 사내 하청업체 중 하나인 E 주식회사(이하, 'E'이라 한다) 소속의 피고보조참가인 B, C(이하, '참가인들'이라 한다)을 포함한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해야 할 작업내용 전반에 관하여 직접 관리하고 있었고, 또 개별도급계약을 통하여 작업 일시, 작업 시간, 작업 장소, 작업 내용 등에 관하여 실질적·구체적으로 결정하는 등 원고 회사가 작업시간과 작업 일정을 관리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노동조합의 총회나 대의원대회 등 회의를 개최하기 위하여 필요한 노조활동 시간 보장, 노조간부의 유급 노조활동 시간 보장 등에 대하여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게 되는 지위에 있는 점, ② 작업의 진행방법, 작업시간 및 연장, 휴식, 야간근로 등에 관하여서도 위 근로자들이 실질적으로 원고 회사 공정관리자(직영반장이나 팀장)의 지휘·감독 하에 놓여 있었던 점, ③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는 원고 회사가 제공한 도구 및 자재를 사용하여 원고 회사의 사업장 내에서 작업함으로써 원고 회사가 계획한 작업 질서에 편입되고 원고 회사 직영근로자와 함께 선박건조업무에 종사하고 있었던 점, ④ 사내 하청업체는 위와 같은 작업 일시, 장소, 내용 등이 개별도급계약에 의해 확정되기 때문에 사실상 이미 확정되어 있는 업무에 어느 근로자를 종사시킬지 여부에 관해서만 결정하고 있던 것에 지나지 않았던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 회사가 참가인들을 포함한 사내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기본적인 노동조건 등에 관하여 고용사업주인 사내 하청업체의 권한과 책임을 일정 부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정도로 실질적이면서 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고 보고, 사내 하청업체의 사업폐지를 유도하는 행위 및 그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하는 지배·개입 행위를 한 원고 회사를 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의 시정을 명하는 구제명령을 이행할 주체로서의 사용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위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지적하는 바와 같은 법 제81조 제4호가 정하는 사용자 개념 등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은 없으며,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대법원 판결들은 사안을 달리 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될 것은 아니다.
법 제81조 제4호 소정의 부당노동행위 성립 여부에 관하여
원심은, ① 원고 회사 사내 하청업체 소속 일부 근로자들은 2003. 3.경부터 비밀리에 노동조합준비위원회를 결성하고 비밀조합원제도를 유지하여 오다가 일부 조합원의 신분이 노출되자 같은 해 8. 24. 참가인 D노동조합(이하, '참가인 조합'이라고 한다) 창립 총회를 거쳐 같은 달 30. 노동조합설립신고증을 교부받게 되었는데, 원고 회사는 2003. 8. 26. 사내 하청업체 F 대표 G으로 하여금 참가인 조합의 조합원으로 드러난 H을 사업장에서 근무하지 못하도록 요청하여 근무대기를 하도록 하였고, 같은 달 29. G에게 H이 참가인 조합 임원인 사실을 알려준 점, ② 원고 회사의 사내 하청업체는 대부분 원고 회사의 업무만 수행하고 있고, 원고 회사는 사내 하청업체에 대한 개별도급계약의 체결 여부 및 물량을 그 계획에 따라 주도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데다가 그 외에도 도급계약의 해지, 사내 하청업체 등록해지 권한을 가지고 있는 등 사내 하청업체에 대하여 우월적 지위에 있었던 점, ③ 원고 회사가 사내 하청업체에게 소속 근로자가 원고 회사에서 유인물을 배포하는 등 회사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면서 계약해지 등의 경고를 한 점, ④ 참가인 조합 회계감사인 I이 소속된 J는 2003. 8. 30.에, 참가인 조합 위원장인 K이 소속된 주식회사 L(이하, 'L'이라 한다)은 2003. 10. 8.에 각 폐업하였고, 조 합원 M이 소속된 N 주식회사(이하, 'N'이라 한다)는 2003. 9. 5. 폐업결정을, 참가인 조합 사무국장 H이 소속된 F은 2003. 8. 30. 의장부분 폐지결정을 각 하였으며, 위 E은 2003. 11. 19. 참가인들을 해고하면서 폐업일을 2003. 12. 19.로 한 폐업공고를 한 후 2004. 1. 26. 폐업신고를 하는 등 사내 하청업체들이 경영상 폐업할 별다른 사정이 없음에도 참가인 조합 설립 직후에 참가인 조합의 임원들이나 조합원들의 신분이 공개된 사내 하청업체는 모두 폐업결정을 하거나 소속 조합원을 해고한 것을 볼 때, 사내 하청업체들의 폐업이나 해고는 참가인 조합의 설립 이외에 다른 이유가 없다고 보이는 점, ⑤ 위 사내 하청업체들은 1997년경부터 설립되어 위 폐업시까지 아무런 문제없이 운영되어 온 회사들로서 전에 노사분규를 경험하여 본 적이 없고, 수십 명의 소속 근로자를 두고 있으며, 위 폐업시기가 본격적인 단체교섭이나 노동쟁의를 하기 전이라는 점과 사내 하청업체의 경영진 대부분이 원고 회사로부터 수주받은 계약을 이행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사업방안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데다가, 예정에 없는 폐업을 할 경우 개별도급계약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부담하여야 할 입장에 있는 참가인들 소속의 E을 비롯한 사내 하청업체가 그 손해를 감수할 여지가 있음에도 참가인 조합의 설립 후 단기간 내에 폐업 결정을 한 것은 사내 하청업체만의 독자적인 결정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⑥ 위 L의 폐업결정 직후에 O이 설립되었고 L 소속 근로자 상당수가 O에 고용되어 종전 L이 맡은 원고 회사의 도장5부의 작업을 하고 있으며, N의 경우 폐업공고 직후 P 주식회사에서 근로자를 모집하여 N이 종전에 하던 패널 조립작업을 그대로 이어받았고, 원고 회사는 당초 Q에 대하여 등록해지를 할 예정이었던 반면 참가인 조합의 임원이 소속된 F 의장부분은 2003. 8. 20. 이후까지 신규 근로자를 채용하였음에도 갑자기 F 의장부분이 폐지되고 F 의장부분 소속 근로자가 대부분 등록폐지 예정이던 Q에 입사하였는데, 영세하고 정보력이 부족한 사내 하청업체들의 독자적인 능력만으로 폐업 및 직원모집, 회사설립, 업무인계 등의 복잡한 업무를 원고 회사의 운영에 아무런 차질이 없도록 위와 같이 신속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는 보이지 아니하는 점 등을 종합하여, 원고 회사가 사업폐지를 유도하는 행위와 이로 인하여 참가인 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하는 지배·개입 행위를 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법 제81조 제4호가 정하는 지배·개입의 부당노동행위 성립에 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으며, 그 밖에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것에 귀착하는 주장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아니다.
구제명령의 내용에 관하여
현실적으로 발생하는 부당노동행위의 유형은 다양하고, 노사관계의 변화에 따라 그 영향도 다각적이어서 그에 대응하는 부당노동행위 구제의 방법과 내용도 유연하고 탄력적일 필요가 있는바, 사용자의 지배·개입 행위가 사실행위로 이루어진 경우 그 행위 자체를 제거 내지 취소하여 원상회복하는 것이 곤란하며 또한 사용자의 행위가 장래에 걸쳐 계속 반복하여 행하여질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사용자의 지배·개입에 해당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부작위명령은 적절한 구제방법이 될 수 있다. 법 제8조의 규정 또한 노동위원회가 전문적·합목적적 판단에 따라 개개 사건에 적절한 구제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가 성립한다고 판정한 때에 사용자에게 구제명령을 발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구제명령의 유형 및 내용에 관하여는 특별히 정하고 있지 아니하다.
위와 같은 취지에서 보면,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지배·개입을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한 후 원고 회사에 대하여 발한, "실질적인 영향력과 지배력을 행사하여 사업폐지를 유도하는 행위와 이로 인하여 노동조합의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침해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구제명령이 위법하다고 볼 것은 아니므로, 이를 다투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승태(재판장) 전수안(주심) 김지형 양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