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9도1347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1.

직권으로 각 공무상표시무효의 점에 관하여 본다.

형법 제140조 제1항의 공무상표시무효죄는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봉인, 동산의 압류, 부동산의 점유 등과 같은 구체적인 강제처분을 하였다는 표시를 손상 또는 은닉하거나 기타 방법으로 그 효용을 해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이다. 따라서 집행관이 법원으로부터 피신청인에 대하여 부작위를 명하는 가처분이 발령되었음을 고시하는 데 그치고 나아가 봉인 또는 물건을 자기의 점유로 옮기는 등의 구체적인 집행행위를 하지 아니하였다면, 단순히 피신청인이 위 가처분의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것만으로는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대법원 2008. 12. 24. 선고 2006도1819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원심은, I 주식회사가 J노동조합 K지회 및 그 간부들을 상대로 불법단체행동금지가처분 신청을 하여 2004. 11. 24. "피신청인들은 신청인 회사의 동의나 승낙 없이 노동조합 방송차량 등의 확성기를 사용하여 신청인 회사 내에서 80dB 이상의 소음으로 업무를 방해하거나 직원들의 휴식을 방해하여서는 안 된다."라는 취지의 가처분결정을 받아 집행관으로 하여금 위 가처분결정 고시문을 위 회사 출입문 등 10개 장소에 게시하게 하였고, 그 후 위 가처분이의 사건인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04카합118 사건에서 2005. 5. 25. 위 가처분결정을 "피신청인(K지회)은 신청인 회사가 정한 출입절차를 거치지 아니하고 노동조합 방송차량을 신청인 회사 내로 출입하게 하여서는 아니 되고, 신청인 회사의 동의나 승낙 없이 신청인 회사 내에서 노동조합 방송차량의 확성기나 다른 확성기를 사용하여 80dB 이상의 소음으로 업무를 방해하거나 직원들의 휴식을 방해하여서는 안 된다."라는 등의 내용으로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의 조정이 성립되어, 집행관이 2005. 6. 14. 가처분변경 고시문을 위 회사 출입문 등 10개 장소에 게시하였음에도, 노동조합 간부들인 피고인들이 확성기 등을 이용하여 80dB 이상의 소음을 발생시킴으로써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실시한 강제처분의 효용을 각 해하였다는 이 사건 각 공무상표시무효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집행관이 80dB 이상의 소음을 내는 행위 등을 금지하는 부작위명령을 고시하였을 뿐인 이 사건에서 노동조합 간부들인 피고인들이 위 가처분결정 및 가처분변경결정에 의하여 부과된 부작위명령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공무상 표시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를 하였다고 할 수 없다.

그렇다면, 공무상표시무효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 주장에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원심판결에는 공무상표시무효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부분 원심판결은 파기를 면할 수 없다.

2.

각 업무방해의 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를 본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업무방해의 공소사실 및 피고인 A에 대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원심의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을 위배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 또는 업무방해죄, 쟁의행위와 노조활동의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 등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앞서 본 바와 같이, 원심판결 중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무상표시무효죄 부분은 모두 파기되어야 할 것이고, 한편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피고인들에 대한 각 공무상표시무효죄를 각 업무방해죄와 상상적 경합관계에 있는 것으로 인정하여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원심판결은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으로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전수안(재판장) 양승태(주심) 김지형 양창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