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각 노무제공거부로 인한 업무방해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해서
업무방해죄는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경우에 성립한다(형법 제314조 제1항). 위력이라 함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일체의 세력을 말한다.
근로자가 그 주장을 관철할 목적으로 근로의 제공을 거부하여 업무의 정상적인 운영을 저해하는 쟁의행위로서의 파업도, 단순히 근로계약에 따른 노무의 제공을 거부하는 부작위에 그치지 아니하고 이를 넘어서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근로자의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이므로, 업무방해죄에서 말하는 위력에 해당하는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런데 근로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의하여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 등의 공익상의 이유로 제한될 수 있고 그 권리의 행사가 정당한 것이어야 한다는 내재적 한계가 있어 절대적인 권리는 아니지만, 원칙적으로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가진다(헌법 제33조 제1항). 그러므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고,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봄이 상당하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G 주식회사(이하 '이 사건 회사'라고 한다)는 2010. 2. 4. 회사 경비업무의 외주용역화를 시행하면서 기존 경비원 15명을 희망에 따라 공장 근로자들로 전환배치하기로 결정한 사실, H 노조 지회장인 피고인 A는 이에 반발하여 제1심 판결문 범죄사실 3의 가 (2)항 기재와 같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 정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조정전치 절차도 준수하지 않은 채 노조원들과 공모하여 같은 날 17:30경부터 19:30경까지 통상 실시되던 연장근로 2시간을 집단적으로 거부하는 등 제1심 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2010. 2. 4.부터 그 다음날까지 3회에 걸쳐 연장근로와 야간근무를 집단적으로 거부한 사실, 이후 위 노조 지회는 생산량 30% 정도 감소시키는 태업을 실시한 사실, 이 사건 회사는 위와 같은 집단적 노무제공거부와 태업행위로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하고 18억 원의 상당의 매출손실을 입자 2010.2. 16. 직장폐쇄를 한 사실, 피고인 A는 직장폐쇄일 다음날부터 직장폐쇄의 철회를 요구하며 이 사건 회사 정문 앞에서 계속하여 폭행, 손괴 등의 행위를 수반한 항의시위를 주도하다가 2010. 3. 2. I노조 경주지부에 연대파업 등 투쟁을 요청하였고, I노조 경주지부 지부장인 피고인 B, 수석지부장인 피고인 C 등은 2010. 3. 3. I노조 경주지부 비상운영위원회를 열어 경주지부 연대파업을 결의한 사실, 피고인들은 개별 사업장 노조가 조합원투표나 조정신청 등 법정절차를 거치지 않았는데도 제1심 판결문 범죄사실 3의 다항 기재와 같이 상급단체인 I노조 경주지부 11개 회사의 각 지회 노조원들과 공모하여, 2010. 3. 5.부터 같은 달 9.까지 제1심 판결문 별지 범죄일람표(4) 기재와 같이 5회에 걸쳐 통상 실시되던 잔업, 특근, 연장근무 등을 집단적으로 거부하게 하여 연대파업을 주도함으로써 합계 4,164,991,182원 상당의 손실을 입게 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면, 피고인 A가 주도한 제1심 판결문 범죄사실 가의 (2)항 기재 파업과 피고인들이 주도한 다.항 기재 연대파업은 각각 쟁의행위 찬반투표와 쟁의행위 조정전치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이루어진 것으로서 각 파업의 경위와 손실 규모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회사 및 11개 회사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각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음이 분명하다.
이러한 사정들을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들이 주도한 위와 같은 파업은 사용자인 이 사건 회사 및 11개 회사의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케 할 만한 세력으로서 형법 제314조 제1항에서 정한 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업무방해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조치는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업무방해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건조물침입의 점에 관한 상고이유에 대해서
건조물침입죄는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그 보호법익으로 하는 것이므로 건조물 관리자의 의사에 반하여 건조물에 침입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일반적으로 개방되어 있는 장소라 하더라도 관리자가 필요에 따라 그 출입을 제한할 수 있는 것이므로 관리자의 출입제지에도 불구하고 다중이 고함이나 소란을 피우면서 건조물에 출입하는 것은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해하는 것으로서 건조물침입죄를 구성한다(대법원 1996. 5.10. 선고 96도419 판결, 대법원 2009. 9. 10. 선고 2009도29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들에 대한 건조물침입의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들을 포함한 노조원들이 이 사건 회사의 경비원들에 의하여 출입이 통제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사건 회사의 공장 정문을 잡아당겨 파손한 후 공장에 진입한 것은 사실상의 주거의 평온을 해하는 것이라고 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건조물침입의 점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한편, 피고인들을 포함한 노조원들이 위와 같이 폭력적 방법에 의하여 위 공장에 침입한 이 사건의 경우에는 이 사건 회사의 직장폐쇄의 적법 여부는 건조물침입죄의 성부를 가르는 전제가 될 수 없다고 할 것이므로 그에 관한 원심판단의 당부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원심판단에 직장폐쇄의 적법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인복(재판장) 김능환(주심) 박병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