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기각한다.
이유
신청이유를 판단한다.
사건의 개요 및 신청의 대상
사건의 개요
신청인은 비료의 생산․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소외 회사와 시설관리업무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여 왔다.
소외 회사 소속 근로자들은 도급계약의 실질이 근로자파견임을 이유로 신청인을 상대로 구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현재 대법원 2010다93707 사건이 계속 중이다.
신청의 대상
구 파견법 제6조 제3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고 한다)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 다만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신청인의 주장 요지
이 사건 법률조항은 파견근로자 보호를 위하여 사용사업주에게 일정한 의무를 부과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형사벌이나 행정적 제재조치를 부과하는 등의 방식을 채택하는 수준을 넘어 일정한 요건사실이 발생하면 그 자체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의 성립을 간주하고 있다.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수단의 적절성, 피해의 최소성, 과잉금지원칙(법익균형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사적자치의 원칙(계약의 자유) 및 기업의 자유를 현저하게 침해한다.
사용사업주가 근로자파견이 금지되는 업종을 영위하고 있을 경우, 즉 불법파견의 경우에까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이 확장되는지 그 범위를 확정할 수 없어 수범자의 범위를 정하기 어렵고, 직접고용이 간주될 경우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의 법률관계가 어떠한 내용으로 형성되는지 알 수 없어 수범자인 사용사업주의 입장에서는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전혀 확보할 수 없다. 따라서 이는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고 입법자가 결정할 본질적인 사항을 법 적용기관의 해석과 재량에 맡기고 있어 기본권 제한의 입법 원칙인 의회유보의 원칙에도 위배된다.
구 파견법의 적용 범위를 확장하여 종래 사내도급으로 인정되던 계약 형태를 근로자파견으로 포섭할 경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소급 적용으로 인하여 법적 안정성이 과도하게 침해될 우려가 있다.
판단
계약의 자유 및 기업의 자유 침해 여부
근로자파견 등 간접고용의 확산은 간접고용된 근로자가 직접고용된 근로자와 동일한 가치의 근로를 제공하면서도 동일한 임금을 받지 못하고 근로관계의 계속도 보장받지 못하는 등의 결과를 초래하여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사건 법률조항은 2년 이상 계속 사용할 정도로 파견근로자의 근로 제공이 상시적으로 필요한 경우라면 사용사업주가 근로관계의 실질에 맞게 그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도록 강제함으로써 사용사업주가 상용근로자를 파견근로자로 대체하여 사업상 이익을 누리는 것의 반대 효과로 근로자파견이 장기화되고 파견근로자의 고용이 불안정해지는 등의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을 차단하는 데 그 입법목적이 있다.
물론,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형사벌이나 행정적 제재조치, 차별적 처우의 금지 등도 상정할 수 있으나, 형사벌이나 행정적 제재조치만으로는 사용사업주가 이를 감수하고 근로자파견을 이용하려는 유인을 소멸시키기에 부족할 수 있고, 차별적 처우의 금지만으로는 파견근로자가 상용근로자처럼 근로를 제공함에도 근로관계의 존속을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을 개선하기 어렵다. 다시 말하여 이러한 수단만으로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지향하는 입법목적을 달성하는 데 충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위와 같은 입법목적을 추구하기 위하여 필요․적절한 수단이라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근로자파견이라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직접고용 간주의 효과를 부여하지 않고 2년 이상 사용이라는 요건을 별도로 설정하여 사용사업주가 그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의 형성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고 있으므로,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궁극적으로 상용근로자에 준하는 파견근로자의 직접고용을 증진하고 그 권익을 보장하기 위한 것으로서 이에 의하여 달성하려는 공익은 중대한 반면에, 그로 말미암아 사용사업주가 입는 불이익은 구 파견법이 정한 2년의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자신의 행위가 원인이 되어 직접고용의 부담을 떠안거나, 직접 근로관계의 설정을 피하기 위하여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계속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에 그치는 이상, 법익의 균형성 요건도 갖추었다고 할 것이다.
결국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계약의 자유 또는 기업의 자유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명확성의 원칙과 의회유보의 원칙 위반 여부
입법을 함에 있어 모든 개별적인 법률관계를 명확하게 규율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하므로, 어느 정도의 범위에서는 법원의 보충적인 해석이 필요한 방식으로 규정하는 것이 불가피하고, 이러한 해석을 통하여 그 문제되는 불충분함이 합리적으로 제거될 수 있다면 그 법률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헌이라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7다70100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법률조항의 의미는 근로자파견이 있고 그 근로자파견이 2년을 초과하여 계속되는 사실로부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형성된다는 취지로서, 이는 적법하지 아니한 근로자파견에도 당연히 적용되며,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성립하는 직접 근로관계의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고(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두22320 전 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 근로조건의 내용도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원의 판단을 통하여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어 자의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의 가능성이 있다고 하기 어려우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명확성의 원칙이나 의회유보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소급 적용으로 인한 법적 안정성 침해 여부
이 부분 관련 주장은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한 법원의 해석 자체를 다투는 것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결론
그러므로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2015. 2. 26.
대법관 이 인 복(재판장) 고 영 한(주심) 김용덕 김소영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