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2도13173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보충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I, J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인 E, G, H, L, R, S, U, V, W, X에 대한 점거 파업 이전 부분 파업으로 인한 업무방해 부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은 근로자가 사용자에게 압력을 가하여 그 주장을 관철하고자 집단적으로 노무제공을 중단하는 실력행사여서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으로 볼 만한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렇지만, 근로자에게는 원칙적으로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으로서 근로조건 향상을 위한 자주적인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이 있으므로, 이러한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할 것은 아니며,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추어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져 사용자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그 집단적 노무제공의 거부가 위력에 해당하여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대법원 2011. 3. 17. 선고 2007도482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한편 정리해고나 사업조직의 통폐합 등 기업의 구조조정 실시 여부는 경영주체의 고도의 경영상 결단에 속하는 사항으로서 원칙적으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므로, 그것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노동조합이 실질적으로 그 실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하여 쟁의행위로 나아간다면, 비록 그러한 구조조정의 실시로 근로자들의 지위나 근로조건이 변경될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 쟁의행위는 목적이 정당하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쟁의행위가 추구하는 목적이 여러 가지로서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이나 진정한 목적을 기준으로 쟁의행위 목적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여야 하며, 만일 부당한 요구사항을 뺐더라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될 때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가지지 못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범죄사실의 인정은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에 이르러야 하나(형사소송법 제307조 제2항), 사실 인정의 전제로 행하여지는 증거의 취사 선택 및 증거의 증명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한다(형사소송법 제308조).

(2)

(가) ① 제1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쟁의행위는 주식회사 AT(이하 ‘AT’라고 한다) 노동조합(이하 ‘노조’라 한다)이 당시 AT가 추진하던 정리해고에 반대하여 총파업을 결의한 후 각 쟁의행위 개시일부터 불과 1 내지 3일 전에 중앙쟁의대책위원회(이하 ‘중앙쟁대위’라고 한다) 또는 대의원대회에서 일정을 결정하여 시작된 것으로서, 이에 관한 중앙쟁대위 또는 대의원대회의 결정이 사용자에게 통보되지 않았고 사용자 측과 사전협의를 거치지도 아니하였으므로, 업무지침까지 공고한 AT로서는 소속 근로자들이 통상적인 업무 진행방식에 반하여 집단적으로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고, 각 파업행위의 진행과정, 파업진행 상황과 파업의 내용, 파업 전후의 교섭진행경과 등 제반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결국 이 사건 쟁의행위는 AT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루어졌고, 그로 인하여 AT의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고, ②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러한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인정하여,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나)

그리고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에 의하면 AT 노조가 이 사건 쟁의행위 당시 내세운 임금교섭 등에 관한 주장은 쟁의행위를 합법화하기 위하여 내세운 형식적인 주장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정리해고 자체를 전혀 수용할 수 없다는 AT 노조 측의 입장을 관철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다음, AT 노조의 이러한 주장은 사용자의 정리해고에 관한 권한 자체를 전면적으로 부정하는 것으로서 경영권의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는 내용이어서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으며, AT가 심각한 재정상의 어려움으로 인하여 기업의 회생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었던 사정을 감안할 때 AT의 구조조정 방침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순한 의도로 추진된 것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하고, 결국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될 수 없으며, AT 노조가 이 사건 쟁의행위에 이르기 전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에서 정한 조정절차를 거쳤다거나 쟁의행위의 수단과 방법에 관하여 위법이 없었다 하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에 정당성이 부여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이러한 제1심 및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업무방해죄의 구성요건인 ‘위력’, 부진정부작위범 및 쟁의행위의 정당성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피고인 E, G, H, P에 대한 점거 파업 이전의 개별 폭력행위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위 피고인들이 각 공동재물손괴 또는 위험한 물건인 쇠파이프를 휴대한 공동재물손괴 등의 범행을 저질렀다고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각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라고 판단한 제1심판결이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고,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모공동정범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다.

피고인 E, G, H, L, R, U, V, W, X에 대한 점거 파업시기 폭력행위 부분에 관한 법리오해 및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1)

형법 제30조의 공동정범은 공동가공의 의사와 그 공동의사에 기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통한 범죄 실행이라는 주관적․객관적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성립한다. 공모자 중 구성요건 행위 일부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않은 자라고 하더라도,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지위, 역할이나 범죄 경과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지 아니하고 범죄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다른 공모자에 의하여 실행된 범행에 대하여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진다. 그리고 이 경우에 범죄의 수단과 태양, 가담하는 인원과 그 성향, 범행 시간과 장소의 특성, 범행과정에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과 예상되는 반응 등 제반상황에 비추어, 공모자들이 그 공모한 범행을 수행하거나 목적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도중에 부수적인 다른 범죄가 파생되리라고 예상하거나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그러한 가능성을 외면한 채 이를 방지하기에 충분한 합리적인 조처를 취하지 아니하고 공모한 범행에 나아갔다가 결국 그와 같이 예상되던 범행들이 발생하였다면, 비록 그 파생적인 범행 하나하나에 대하여 개별적인 의사의 연락이 없었다고 하더라도 당초의 공모자들 사이에 그 범행 전부에 대하여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에 대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1. 27. 선고 2010도11030 판결 등 참조).

(2)

(가) 제1심은 그 판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점거파업 과정에서의 위 피고인들의 지위, 주도적인 역할, 점거파업 과정에서 위 피고인들이 독려하고 감행하여 벌어진 집단행동들의 성격과 경위, 그 규모와 형태, 구체적인 방법과 진행 과정, 쟁의행위 중인 노동조합이라는 조직화된 단체에서 지휘계통을 통한 실행행위에 대한 지배 내지 장악력이라는 관점 등과 같은 제1심 판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위 피고인들은 이 사건 점거파업 과정에서 벌어진 제1심 판시 폭행, 상해 등의 범죄행위들 중 일부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모의하거나 이를 직접 분담하여 실행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각 범행에 대한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 범행들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한 자에 해당한다고 보아, 위 피고인들에 대하여 조합원들이 행한 각 범행에 대한 공모공동정범으로서의 죄책을 면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나) 원심은 위 피고인들이 위원으로 참가한 중앙쟁대위의 구체적인 구성, 역할, 의사결정, 지시, 전술훈련 등에 관한 원심 판시 사실들을 인정한 다음, 이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이러한 제1심 및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라.

피고인 E, G, H, L, R, U, V, W, X에 대한 화염병 사용 등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부분에 관한 사실오인 주장에 대하여

①

제1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위 피고인들이 제1심 판시와 같이 화염병을 제조, 보관, 사용한 이 사건 각 범행에 대한 암묵적인 공모는 물론 그 범행들에 대한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가 존재하는 자들로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고, ②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위와 같은 제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러한 제1심 및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고, 제1심판결 이유 및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보아도 원심의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마.

피고인 L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공모공동정범의 경우에 공모자 중의 1인이 다른 공모자가 실행행위에 이르기 전에 그 공모관계에서 이탈한 때에는 그 이후의 다른 공모자의 행위에 관하여는 공동정범으로서의 책임은 지지 않는다 할 것이나, 공모관계에서의 이탈은 공모자가 공모에 의하여 담당한 기능적 행위 지배를 해소하는 것이 필요하므로 공모자가 공모에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미친 때에는 범행을 저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등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하지 아니하는 한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4. 10. 선고 2008도1274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 L은 이 사건 점거파업 기간 중 AT 평택 공장에서 발생한 각 폭력행위에 관하여 단순한 공모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점거파업의 계획․공모에 가담하는 등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본질적 기여를 통한 기능적 행위지배를 행사하여 다른 공모자의 실행에 영향을 미쳤다고 봄이 타당하고, 그 이후 다른 공모자의 위 각 폭력행위를 저지하기 위하여 노력하는 등 자신이 실행에 미친 영향력을 제거하였다는 사정에 관한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피고인이 위 각 폭력행위가 있기 직전인 2009. 6. 25.에 현장을 벗어났다 하더라도, 그것만으로는 공모관계에서 이탈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3)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공모공동정범의 성립요건, 공모관계의 이탈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바.

피고인 O의 상고에 대하여

피고인 O은 형사소송법 제379조 제1항이 정한 기간 내에 적법한 상고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고, 상고장에도 불복이유의 기재가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건조물침입죄에서 침입행위의 객체인 건조물은 주위 벽 또는 기둥과 지붕 또는 천정으로 구성된 구조물로서 사람이 기거하거나 출입할 수 있는 장소를 말한다(대법원 2005. 10. 7. 선고 2005도5351 판결 참조).

나.

(1) 피고인 I, J에 대한 굴뚝점거농성으로 인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의 공소사실은 위 피고인들이 “BB와 공동하여 피해자 AT가 관리하는 건조물인 평택공장 굴뚝에 침입하였다”는 것으로서, (2) 제1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굴뚝은 가스, 연기의 배출 등 공장가동의 효용을 높이기 위해 설치되어 있는 공작물에 불과하고, 이를 건조물침입죄의 객체인 건조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이유로, 이 부분 공소사실에 관하여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고, (3) 원심은, 제1심에서 제출된 증거를 종합하여 보아도 이 사건 굴뚝이 주거침입죄에서 정한 건조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고 원심에서 이를 인정할 증거가 추가로 제출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위와 같은 제1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판단하고, 이를 다투는 항소이유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다.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 부분은 실질적으로 사실심 법원의 자유판단에 속하는 원심의 증거 선택 및 증명력에 관한 판단을 탓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리고 원심판결 이유를 위 법리와 원심까지 제출되어 적법하게 채택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아도,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칙에 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김용덕(주심) 이인복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