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노무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참조). 그리고 노무제공자가 기계·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자신의 계산과 위험 부담 하에 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0. 1. 18. 선고 99다4898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피고 회사는 평화홀딩스 주식회사, 주식회사 C, D 주식회사, 평화오일씰공업 주식회사, 평화기공 주식회사, 주식회사 평화이엔지, 주식회사 평화부품 등으로 구성된 이른바 '평화그룹'의 계열사이고, 원고는 2004. 1. 1.부터 피고 회사의 자재 팀에 소속된 버스기사로서 통근버스 운행 업무를 담당하였다.
원고를 포함한 '평화그룹' 내 버스기사 21명을 대리한 E은 2009. 7. 1. 주식회사 C와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피고 회사를 포함한 '평화그룹'의 계열사들(이하 각 개별회사를 '회사 측'이라 한다)을 대리한 F과 사이에 통근버스 운행 등과 관련한 합의를 하였는데, 그 내용은 "회사 측이 직원의 출·퇴근 및 기타 행사에 버스기사 소유의 차량을 운행하고 그 차량의 소유 명의를 회사 측으로 한다. 계약기간을 2009. 7. 1.부터 2010. 6. 30.까지로 하고, 사용료를 월 410만 원으로 한다. 통근버스는 1일 2회 왕복을 원칙으로 하되, 일요일, 법정공휴일 및 단체협약상 유·무급휴일은 특근 인원에따라 별도 배차한다. 버스기사는 운행구간 외에는 회사 측의 특별운행지시에 따라야 한다. 버스기사는 회사 측의 지시와 통제에 의하여 차량을 운행하고, 휴무일 때는 회사 측의 지시 없이 일체의 운행을 하지 못하며, 항상 차량은 회사 내에 주차하여야 하고, 아침 출근을 위한 야간주차는 예외로 한다. 버스기사가 회사 측의 출·퇴근과 회사 측의 지시에 의한 운행 외에 임의로 무단 운행할 때나 회사 측의 허락 없이 계약자를 임의로 변경할 때 또는 버스기사가 직접 운전하지 아니하고 대리운전을 시킬 때에는 회사 측이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는 등으로 되어 있다.
E은 2010. 7. 1. 다시 F과 사이에 계약기간을 2010. 7. 1.부터 2011. 6. 30.까지로 연장하고 사용료를 월 450만 원으로 인상하는 것 외에 나머지 계약 내용은 동일한 합의를 하였다.
한편 이와 같이 연이어 이루어진 합의(이하 통틀어 '이 사건 합의'라 한다)에 따라 작성된 '합의서'에 첨부된 '차량사용약관'에는 "차량의 통제는 회사 측이 하고 버스 기사는 출퇴근 노선표 및 기타 행사시 운행지시에 따라 차질 없이 운행한다. 회사 측은 항상 버스기사의 차량운행 및 정비, 청소 상태를 점검할 수 있고, 버스기사는 운행일지 및 정비점검 기록표를 작성 비치하여야 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원고를 비롯한 버스기사들은 이 사건 합의에 따라 자신들의 차량들을 회사 측에 지입한 다음 회사 측이 정한 운행구간과 시간에 따라 그 차량들을 통근버스로 운행하였다.
원고는 피고 회사 소속 근로자로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보험 등에 가입되어 있었고, 피고 회사는 원고의 근로소득세와 보험료 등을 원천징수하여 납부하였다.
이와 같은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① 원고의 지입차량 운행이 이 사건 합의와 '합의서'에 첨부된 '차량사용약관'에 따라 피고 회사가 정한 운행구간과 시간에 맞추어 피고 회사의 운행과 정비 및 청소 상태에 관한 점검 등 그 지시와 통제 하에 이루어짐으로써 피고 회사가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다고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② 원고가 지입차량을 이용하여 피고 회사를 위한 통근버스를 운행함에 있어 다른 운전기사를 지입차량의 운전기사로 대체투입할 수 없었고 나아가 피고 회사를 위한 통근버스 운행 외에 별도의 유상운송사업을 영위할 수도 없었던 상황에서 매달 일정액의 지입차량 사용료만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원고는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였다기보다는 피고 회사에 전속하여 노무제공의 대가만을 지급받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피고 회사가 원고를 그 소속 근로자로 건강보험, 고용보험, 국민연금보험 등에 가입시키고 원고의 근로소득세와 보험료 등을 원천징수하였던 점까지 함께 보태어 살펴보면, 원고가 비록 그 소유의 차량을 피고 회사에 지입하는 등 고가의 생산수단을 소유 하고 있고 그 유지·관리를 위한 비용도 부담하였다 하더라도, 결국 원고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원고가 피고 회사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소영(재판장) 이상훈(주심) 신영철 김용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