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판결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6다256746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2.

원심은,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비록 원고들에게 형식적인 징계절차가 존재하지 않고, 다른 근로자들과 달리 취업 또는 복무규칙이나 휴가제도 등의 적용과 기본급이나 고정급을 받지 않으며,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고, 원고 A, B의 경우 피고 K으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피고들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수 있는 것으로서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부정할 사유는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고들이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들에게 종속되어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들의 구두 제조과정은 '고객의 주문 또는 제품 기획 및 설계에 따른 작업지시서 작성 → 견본작업 → 재단작업 → 제갑작업 → 저부작업 → 마무리 및 검품'의순으로 이루어진다. 원고들은 이 중 저부작업을 담당하였는데, 위 작업은 기성작업의 경우 피고들의 개발실장 등에 의하여 작성된 작업지시서와 견본에 따라, 주문작업의 경우 작업지시서와 수정 주문내용이 담긴 계량지에 따라 기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원고들의 독자적인 구상이나 생각 등이 반영되지 않으므로 원고들은 피고들로부터 포괄적 의미의 지휘·감독을 받았고, 피고들의 공장장, 실장 등 관리자들이 당일 작업할 공정에 대한 세부적인 지시를 하거나 주문자의 요구 등의 사정으로 우선 제작이 필요한 제품이 있을 경우 해당 제품에 대한 작업을 먼저 하도록 하는 등 작업순서를 지시하기도 하였으며, 원고들의 작업현장을 돌며 현장에서 불량품에 대한 수정지시를 하기도 하였으므로 개별적인 지휘·감독도 받았다.

②

피고들의 공장장 또는 실장은 원고들에게 그날 작업량을 할당하여 분배하여 주었는데, 위 작업량은 원고들과 협의 없이 사실상 피고들에 의하여 결정되었다. 원고들은 분배받은 수량에 대한 작업을 당일 마쳐야 했으므로 일정하게 출퇴근하거나 일을 마친 후에야 퇴근하는 등 피고들이 매일매일 주는 작업량에 따라 근로시간이 사실상 통제되는 근무형태를 가졌다.

③

원고들은 피고들이 작업량을 주지 않는 시기라야 휴일을 가질 수 있었으므로 사실상 다른 근로자들과 비슷한 때에 휴일을 가졌고, 야근이나 휴일근무수당과 유급휴가가 주어지지 않은 것은 비용절감이나 효율적인 노무관리 등을 위해 피고들에 의해 사실상 일방적으로 결정된 성과급 보수체계로 인한 것에 불과하다.

④

원고들이 결근 또는 지각하거나 배당된 작업량을 모두 수행하지 못한 경우 작업량을 줄이겠다는 경고를 받거나 퇴사 권고를 받을 위험이 있었는데, 위와 같은 제재는 피고들에 의해 정해진 작업량에 따른 보수가 생계수단의 전부인 원고들에게는 다른 징계수단보다 강력한 근태관리의 수단이 될 수 있다.

⑤

원고들은 피고들의 건물에 마련된 공장에서 피고들이 제공한 작업기계와 비품, 재료를 이용하여 작업하였고, 다만 칼, 망치, 고수리, 가위, 집게 등 작업자의 손에 익어야 하는 연장의 경우에만 개인적으로 갖추어 사용하였으므로, 사실상 피고들이 제공한 근로장소에 종속되었고, 원고들이 노무 외에 자본적 수단을 가지지 못했으므로 시장을 개척하거나 이윤창출의 기회를 만드는 등 자신의 업을 위해 노무를 제공할 수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⑥

원고들은 피고들로부터 고정급이나 기본급 없이 작업량에 단가를 곱한 금액을 매달 받는 소위 객공이었다. 그러나 원고들의 작업량이 피고들에 의하여 결정되었고, 단가가 원고들과 협의 없이 피고들에 의하여 사실상 결정되었으며, 노무 외에 필요한 자본적 수단들이 모두 피고들에 의해 제공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피고들로부터 받은 보수는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갖는 임금에 해당된다.

⑦

원고들의 근무형태와 지휘감독 관계, 자본적 수단이 피고들에 의해 제공된 점으로 보아 원고들이 피고들이 제공한 장소에서 일하는 동안 다른 구두 제조회사에서 일하거나 개인적으로 구두제조업을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였다. 아울러 저부작업의 속성상 상당한 정도의 숙련이 요구되는 점을 더하여 볼 때 원고들이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것도 기대하기 어렵고, 실제로 위와 같은 일들이 발생한 사실이 없으므로, 원고들은 피고들에 대한 상당한 정도의 전속성이 인정되고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 또한 부인할 만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

⑧

피고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고들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고, 원고들이 피고들의 주장과 같은 도급관계를 맺었다고 볼 근거서류를 찾아보기 어렵다.

3.

원심판결 이유를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의 판단기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들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박정화(주심) 이기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