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통상임금에 관한 법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1항은 통상임금을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하여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이라고 규정한다. 법령의 정의와 취지에 충실하게 통상임금 개념을 해석하면, 통상임금은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기로 정한 임금을 말한다.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면 그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도록 정해진 임금은 그에 부가된 조건의 존부나 성취 가능성과 관계없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임금에 부가된 조건은 해당 임금의 객관적 성질을 실질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에서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정기성, 일률성을 부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고려될 수는 있지만, 단지 조건의 성취 여부가 불확실하다는 사정만으로 통상임금성이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통상임금은 실근로와 구별되는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는 도구개념이므로, 계속적인 소정근로의 제공이 전제된 근로관계를 기초로 산정하여야 한다. 근로자가 재직하는 것은 근로계약에 따라 소정근로를 제공하기 위한 당연한 전제이다. ‘퇴직’은 정년의 도래, 사망, 해고 등과 함께 근로관계를 종료시켜 실근로의 제공을 방해하는 장애사유일 뿐, 근로자와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에 제공하기로 정한 근로의 대가와는 개념상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어떠한 임금을 지급받기 위하여 특정 시점에 재직 중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소정근로 대가성이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0다247190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어떤 임금에 일정 근무일수를 충족하여야만 지급한다는 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그와 같은 조건이 소정근로를 온전하게 제공하는 근로자라면 충족할 조건, 즉 소정근로일수 이내로 정해진 근무일수 조건인 경우에는 그러한 조건이 부가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그 임금의 통상임금성이 부정되지 않는다. 설령 근로자의 실제 근무일수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여 근로자가 근무일수 조건부 임금을 지급받지 못하더라도, 그 임금이 소정근로 대가성, 정기성, 일률성을 갖추고 있는 한 이를 통상임금에 산입하여 연장․야간․휴일근로에 대한 법정수당을 산정하여야 한다. 통상임금은 실제 근무일수나 실제 수령한 임금에 관계없이 소정근로의 가치를 반영하여 정한 기준임금이기 때문이다(대법원 2024. 12. 19. 선고 2023다30283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사실관계 및 원심의 판단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서울특별시 마포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제기한 선행 소송에서 기본급 등의 일정 배율에 해당하는 금액을 일정 주기로 지급하는 이 사건 상여금(기말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비, 명절휴가비를 말하는데, 당시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은 조건들이 부가되어 있지 않았다)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다17076 판결이 선고․확정된 사실, 위와 같은 선행 대법원 판결 선고 이후 피고를 포함한 서울특별시 각 구의 위임을 받은 서울특별시장과 원고들을 비롯한 환경미화원들이 소속된 D노동조합은 2012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 사건 상여금에 일정 출근율을 충족할 것을 요구하는 조건(출근율 50% 미만 시 미지급, 출근율 50% 이상 90% 미만 시 출근율에 따라 차등 지급)을 부가한 사실, 이후 서울특별시장과 노동조합은 2014년 단체협약을 통하여 이 사건 상여금에 ‘지급대상은 지급일 현재 재직 중인 자에 한한다’는 조건까지 추가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원심은, 출근율 조건을 부가한 합의는 성질상 통상임금에 산입되어야 할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합의와 같고 현저히 합리성을 결여하여 무효이며, 구체적 지급실태에 비추어 2014년 단체협약의 문구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상여금에 기왕에 근로를 제공한 사람이라도 특정 시점에 재직하지 않으면 임금을 지급하지 않는 내용의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출근율 조건 및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음을 전제로 고정성을 부정하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고,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을 배척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기본급 등에 연동하여 정해진 일정한 금액을 일정 주기로 분할하여 지급하는 이 사건 상여금은 소정근로일수에 미치지 못하는 근무일수의 출근을 요구하는 출근율 조건이나 재직조건이 부가되어 있더라도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통상임금에 해당한다.
재직조건의 존부, 출근율 조건 부가 합의의 효력, 소멸시효 완성 여부를 다투는 상고이유 주장은 소액사건심판법 제3조 각 호에서 정한 소액사건의 상고이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
원심이 고정성을 통상임금의 개념적 징표로 전제하여 조건의 효력에 관하여 판단한 부분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이 사건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결론은 정당하다. 원심의 판단에 통상임금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오경미(재판장) 박영재(주심) 권영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