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제출기간이 지난 서면은 이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공소사실의 요지
누구든지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를 판매하여서는 아니 된다. 피고인은 주류판매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부산 강서구 B에서 주류도매업을 영위하는 합자회사 C(이하 'C'라 한다)로부터 주류를 공급받아 본인이 관리하는 거래처 'D' 외 42개 업체에 576,448,649원의 주류를 판매하였다.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증거를 들어 피고인과 C 사이의 급여 지급 · 정산방식 및 그에 따른 영업비용과 미수금에 관한 책임 부담 관계, 화물배달용 차량의 소유관계, 근로계약서 작성 여부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C와 통상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는 이유로 피고인이 「조세범 처벌법」(이하 '조세범처벌법'이라 한다) 제6조가 처벌하는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판매한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의 판단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조세범처벌법 제6조가 처벌하는 '면허를 받지 아니하고 주류를 판매한 자'는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한 자를 가리킨다.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하였는지는 거래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판촉, 주문, 배달 및 정산 등 주류판매에 이르는 일련의 행위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 · 장악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하여 거래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약사법상 의약품 판매에 관한 대법원 2015. 9. 15. 선고 2014도13656 판결 등 참조).
범죄사실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이 없는 정도의 증명이 필요하고, 이러한 정도의 심증을 형성하는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조세범처벌법상 사기 기타 부정한 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대법원 2018. 6. 19. 선고 2015도3483 판결 등 참조). 다.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따라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위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까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주류판매의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 · 장악하였다거나 자기의 계산과 책임으로 주류를 판매하였다는 점이 합리적인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보기 부족하다.
피고인은 C의 주류를 C 명의로 거래처에 공급하였고, 거래처에 대한 주류대금 채권은 C에 귀속되었다. 거래처는 C에 주류대금을 지급하였고, 거래처가 C가 아닌 피고인을 거래의 상대방으로 인식하였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 따라서 거래처와 주류 공급계약의 당사자는 명의뿐 아니라 실질적으로 C라고 볼 여지가 있다.
C는 피고인으로 하여금 당일 주류를 주문한 거래처, 주문한 주류의 수량, 결제액과 방법, 수거한 공병과 용기의 수량 등이 기재된 일일판매일보를 제출하도록 하였고, 이를 기초로 거래처별 채권대장 등을 작성하여 판매대금과 수금내역 등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미수금을 관리하였다. 또한 거래처가 주류구매전용카드로 결제한 대금도 C의 법인 계좌로 입금되어 C가 이를 관리하였고, 거래처가 현금으로 결제한 주류대금도 C에 전달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C의 다른 영업사원은 거래처로부터 받은 현금을 C에 전달하지 않고 임의로 소비함으로써 이를 횡령하였다는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되어 그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기도 하였다.
다만 C는 피고인에 대한 급여 정산 과정에서 영업비용을 공제하였고, 피고인의 급여명세서에는 다른 영업사원의 급여명세서와 달리 거의 매월 '미수' 명목의 금원이 반영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영업비용을 공제한 것은 C가 거래상 우월한 지위에서 취한 조치에 불과할 여지가 있다. 급여명세서상 '미수' 부분 기재 금액 중 절반 이상은 액수가 음수(-)로 이를 그대로 미수금이라고 보기도 어렵고, 위 '미수' 명목 금원의 산출 근거도 분명하지 않다. C는 피고인 외에 다른 영업사원과 급여를 정산하는 과정에서 '미수' 명목의 금원을 고려하면서도 미수금 전부를 공제하지 않고 일정 액수 이상을 급여로 지급한 경우가 있다. 따라서 급여명세서의 일부 기재만으로 피고인이 미수금을 실질적으로 책임졌다고 단정할 수 없다.
피고인이 주류 재고, 파손 및 반품으로 인한 책임 등 주류판매로 인한 각종 위험을 부담하였다거나 주류 공급가격의 최종 결정 권한을 가지는 등 C와 별개로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있었다고 볼 만한 증거도 제출되지 않았다.
조세범처벌법 제6조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피고인과 C가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아니하였다거나 그 밖에 피고인과 C의 관계를 통상적인 근로관계로 보기 어렵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주류판매에 이르는 주요 부분을 실질적으로 지배 · 장악하였다고 평가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을 들어 피고인이 조세범처벌법 제6조의 '면허를 받지 않고 주류를 판매한 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조세범처벌법위반죄 구성요건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결론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서경환 마용주 노태악(주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